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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을 기네스 <63> 함양 선비문화 탐방로

자연 벗삼아 걸으니 '선비 정신' 오롯이

  • 김인수 기자 iskim@kookje.co.kr
  •  |   입력 : 2012-11-01 18:48:26
  •  |   본지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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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의 멋과 풍류가 있는 함양군 서하면 거연정에서 군자정~농월정터~동호정을 잇는 선비문화탐방로.
- 군내 곳곳 100여개 정자·누각
- 군, 16억 원 들여 6.2㎞구간 조성
- 거연정~군자정~농월정터 등
- 다양하고 오목조목한 볼거리
- 문화부 선정 '올해 역사문화길'

함양은 예로부터 좌 안동 우 함양으로 불리던 선비의 고장이다. 선비 마을답게 함양군내 곳곳에는 정자와 누각 100여 채가 지금까지 잘 보존되고 있다. 함양은 벗과 함께 술잔을 기울이며, 학문을 논하거나 한양길에 잠시 머물러 주먹밥을 먹던 곳이었다. 화림동 계곡은 과거를 보기 위해 먼 길은 떠나는 영남 유생들이 덕유산 육십령을 넘기 전 지나야 했던 길목으로 아기자기한 정자와 시원한 너럭바위가 많아 예부터 팔담팔정(八潭八亭· 8개의 못과 8개 정자)으로 불려 오고 있다.

■선조의 멋과 풍류가 있는 길

함양군은 16억 원의 예산을 들여 서하면 봉전리 거연정에서 안의면 월림리 농월정 국민관광지 간 6.2㎞ 구간에 선비문화탐방로를 조성했다.

거연정~군자정~농월정터~동호정을 나무다리로 이은 선비문화탐방로는 선비들이 지나쳤던 숲과 계곡, 정자의 자태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장소이다.

선비문화탐방로가 있는 화림동 계곡은 남덕유산에서 발원한 비단 같은 물결인 금천(錦川)이 흘러내리면서 멋진 너럭바위와 함께 담과 소를 만들어내며 정자와 어울려 멋진 경치를 이루고 있다.

■탐방로에서 만나는 정자

거연정은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의 중층 누각 건물로 내부에는 벽체(뒷벽)를 판재로 구성한 판방을 1칸 두고 있다. 2005년 경남도 유형문화재 제433호로 지정된 곳이다. 봉전마을 앞을 흐르는 남강천의 암반 위에 건립돼 풍류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또 군자정은 일두 정여창 선생을 기리기 위한 정자이다. 정 선생의 처가가 이곳 서하면 봉전마을이어서 자주 이곳을 찾아 쉬었다고 전해진다. 군자가 올라 쉬었던 곳이라 해 이름을 군자정이라 했다. 작지만 당당하고 기품 있게 큰 바위 위에 정자가 자리잡고 있다.

군자정 아래 계곡에는 집채만한 바위 등의 볼거리가 있으며, 큰 바위에 올라 바라보는 밤하늘에는 마치 손을 내밀면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한 별이 가득하다. 여름에 비가 많이 오면 수량이 많아 그 또한 장관을 이룬다.

또 동호정은 화림동 계곡에서 가장 화려하고 큰 정자이다. 바위 모양새에 맞춰 정자를 지었는데 지탱하는 통나무는 선도 고르지 않고 길이도 제각각이지만, 자연과 동화되고자 했던 선비들의 지혜가 오롯이 전해진다.

■선비문화탐방로 탐방

거연정 휴게소에서 계곡 따라 농월정에 이르는 탐방로는 정비가 잘돼 걷기에 편하다. 두 사람이 다정히 손잡고 걸을 수 있을 만큼의 폭으로, 이른 봄엔 새색시처럼 수줍게 고개를 내미는 하얀 산자고와 노란 괴불주머니를 볼 수 있다.

6월에 만나는 뽕나무는 맛있는 열매 오디를 달고 있어 탐방로를 걷는 사람들에게 색다른 먹거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굽이치듯 물길 따라 걷는 산책로에서는 뜻하지 않게 다람쥐를 만나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다.

또한 선비문화탐방로에서는 정겨운 시골동네도 만나게 된다. 걷다가 힘이 들어 계곡물에 발을 담그면 싱그런 바람이 땀을 씻어주고 심신에 맺힌 피로도 날려버릴 수 있다.

이 처럼 함양선비문화탐방로는 자신이 걷고 싶은 만큼, 선호하는 구간만큼, 또는 전체를 다 걸어도 좋도록 길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하고 오목조목한 볼거리들이 탐방로 전체를 채우고 있다.

이 탐방로를 찾아오는 방법은 대진고속도로나 88고속도로 이용해 지곡 나들목에서 내려 국도를 타고 10여 분이면 도착한다.

■이야기가 있는 문화생태탐방로 선정.

함양의 선비문화탐방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한 2012년 이야기가 있는 문화생태탐방로 역사문화길 분야에 선정됐다.

이 탐방로는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화림동계곡을 따라 걷는 길로 거연정, 군자정, 동호정, 광풍루 등 정자와 누각을 거치게 되며, 허삼둘가옥, 연암유적지 등 많은 문화재를 둘러볼 수 있어 생태와 역사문화를 함께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함양군 관계자는 "이번 선정된 것을 계기로 탐방로 주변의 역사 문화 관광 자원과 연계해 재미있는 이야기를 발굴·제공하는 등 친환경·문화 탐방로를 조성할 계획으로 있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함양 남계서원

- 국내 두번째로 오래된 목조건물

   
함양의 남계서원 전경.
함양 남계서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서원인 경북 영주 백운동 소수서원 다음으로 오래된 서원으로 목조건물로서의 가치도 높다. 1868년(고종 5년)에 공포된 대원군의 서원 철폐령때도 화를 입지 않은 47개 서원 중 경남 유일의 서원이기도 하다.

지난 2009년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499호로 지정받았다. 이 곳은 조선시대 지방의 최고 교육기관으로 대유학자나 선현(先賢)들을 제사하는 곳이다. 남계서원은 동방오현의 한 사람인 일두 정여창 선생을 중심으로 개암 강익 선생과 동계 정온 선생을 배향하고 있다.

이 서원은 정여창(1450~1504) 선생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기 위해 1552년(명종 7년)에 강익 선생을 중심으로 하는 지방 유생들이 건립해 1566년(명종 21년)에 사액서원이 됐다.

이 서원은 조선시대 서원의 특징과 같은 전저후고지형에 전학우묘의 배치양식을 따르고 있다. 제향 공간에는 사당·동무·내산문이 있으며, 강학공간에는 강당·동재·서재·장판각·풍영루·비각 등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동재와 서재 남쪽에 각각의 방형 연못 2개소를 조성한 독특한 방식을 취하고 있어 서원 건축양식 등을 연구할 수 있는 중요한 학술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 같은 기틀을 마련한 이는 정여창 선생이다. 사당 뒤편에는 선생의 묘소가 있으며, 앞에 보이는 남계천을 건너면 선생이 살던 개평마을이 나온다. 남계서원 옆에는 일두 선생과 동반 수학한 탁영 김일손 선생을 배향한 청계서원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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