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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한가위, 들를 만한 휴게소

고향가는 길 쉬엄쉬엄 쉬어 가세요

  • 국제신문
  • 김용호 기자 kyh73@kookje.co.kr
  •  |  입력 : 2012-09-27 19:13:41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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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고속도로 문산휴게소의 사랑나눔 분수대 광장에서 여행자들이 쉬고 있다.
# 화장실만 들렀다가?…테마별 '쉼'을 즐기고 가세요

- 사천휴게소- 실물전투·훈련기 등 전시
- 산청휴게소- 지리산 산세 감상 전망대
- 문산휴게소- 유명브랜드 쇼핑몰 운영
- 고성휴게소- 공룡조각공원 시선 끌어

추석입니다. 예전에는 설, 추석 명절이면 일 년에 한두 번 새 옷을 얻어 입을 수 있어 그야말로 손꼽아 기다리던 날입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명절' 하면 '스트레스'가 떠오르는 시대가 됐습니다. 실제로 주부들이 명절 기간 가사노동과 경제적 부담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는 병적인 증세를 말하는 '증후군' 단계로 나아갑니다.

명절에는 주부들만 부담을 느끼는 것이 아닙니다. 남편들 입장에서도 걱정이 있습니다. 바로 장거리 장시간 운전이 부담입니다. 보통 때 2~3시간이면 달려갈 수 있는 곳을, 심할 때는 7~8시간 이상 고속도로에서 갇혀 있어야 합니다.

   
십여 년 전 추석에 부산 동래에서 진주 가는 버스를 탄 적이 있습니다. 한 시간 넘게 줄을 서서 기다린 끝에 버스에 올랐는데 좌석은 꿈도 못 꾸고 입석으로 겨우 비집고 탔습니다. 콩나물 시루가 따로 없었습니다. 조금만 틈이 있었다면 염치 없지만 좌석 팔걸이에라도 기댈텐데 옴짝달싹할 수조차 없었습니다. 버스 안 공기는 머리가 어지러울 만큼 답답했고, 나중에는 다리에 힘이 풀려 버스 손잡이에 매달리다시피 했습니다. 끔찍했던 여섯 시간이었습니다.

요즘에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버스를 타는 대신 승용차를 운전하지만 막히는 고속도로는 여전합니다. 어떤 때는 새벽 4시에 아이들을 깨워 출발해보기도 하고, 아예 밤 9시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하늘로 날아가지 않는 이상 정체는 피할 수 없습니다. 남해고속도로가 편도 4차로로 개통된 지난 설에도 정체는 어김없이 나타났습니다. 북부산 톨게이트에서 냉정까지 3시간 걸렸다, 마산까지 5시간 걸리더라는 얘기는 무용담 축에도 못 낍니다. 오죽하면 고속도로에서 고향길을 포기하고 돌아서는 사람이 나오겠습니까.

하지만 '어차피 막힌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훨씬 가볍습니다. 쉬엄쉬엄 가는 것입니다. 휴게소에도 들러 여유를 갖는 것도 좋습니다. 그런데 요즘 고속도로 휴게소는 옛날과 참 많이 다릅니다. 팅팅 불어터진 우동을 비싼 값에 팔던 그런 시절은 지났습니다. 주유소는 대부분 가격이 저렴한 알뜰주유소로 바뀌었고, 백화점 수준은 아니라도 대형마트 못지않은 쇼핑공간이 있는 휴게소도 많습니다. 각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살린 공원과 쉼터가 조성돼 있습니다. 아이들 교육장으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한국도로공사는 휴게소의 탈바꿈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부터 휴게소 맛자랑 대회를 통해 맛깔나는 음식을 선정한 뒤 인터넷을 통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중앙고속도로 안동휴게소의 '간고등어를 이용한 양반밥상'이 수라상(대상)을 차지했습니다. 안동의 특산품인 간고등어와 갓 지어낸 돌솥밥, 된장찌개가 메뉴입니다. 한마디로 가정집 백반처럼 친근함이 묻어나는 요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산 경남을 관통하는 남해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 휴게소에도 도로공사가 소개하는 추천 메뉴가 많습니다.

도로공사는 또 테마휴게소를 지정해 운영 중입니다. 경북 문경휴게소에는 미니 골프장이 문을 열었고, 충북 황간휴게소는 야외 결혼식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전통영고속도로의 고성휴게소에는 공룡조각공원이 입소문을 타고 있습니다. 경부고속도로 언양휴게소에는 암각화공원이 볼만합니다.


명절에 고속도로 휴게소를 찾는 건 대부분 '볼일' 때문이다. 하지만 5분만 시간을 더 낸다면 고속도로 휴게소는 볼거리를 즐길 수 있는 훌륭한 공간이다. 한국도로공사는 전국 170여 휴게소 가운데 30여 곳을 테마 휴게소로 조성했다. 지역의 역사 유적을 소개하거나 문화체험, 또는 자연경관 조망 등 테마도 다양하다.

■전투기 보고 태양광 발전기로 충전하고

   
사천휴게소(위), 산청휴게소.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남해고속도로 사천휴게소다. 순천과 부산방향 휴게소에 모두 실물 항공기가 전시돼 있다. 먼저 순천 방향에는 한때 우리나라 공군의 주력 전투기였던 팬텀 F-4D가 버티고 있다. 이 기종은 최고시속 2826㎞를 자랑하며, 2010년 6월 퇴역했다. 현재도 비상시에 출격할 수 있다. 때문에 함부로 손대지 못하도록 CCTV가 설치돼 있다. 부산 방향 휴게소 입구에는 인근 공군부대에서 조종사 훈련생들이 타던 T-37 훈련기가 전시돼 있다. 미국 공군 최초의 제트 훈련기로 우리나라에도 64대가 도입됐다. 2004년 초까지 조종사 4000명을 양성하는데 큰 공을 세웠던 기종이다.

대전방향 산청휴게소에는 경호강 전망대가 자랑거리다. 휴게소에서 바람개비공원을 가로질러 200m 정도 입구 쪽으로 걸어야 한다. 돌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수풀에 둘러싸여 있다. 주변에 나무가 많아 경호강이 탁 트이게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고속도로를 잠시 벗어나 머리를 식히기에는 좋은 장소다. 지리산 등 주변의 산세를 감상할 수 있다.

산청휴게소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하이브리드발전기다. 태양광과 소형 풍력발전기를 이용한 600W짜리다. 누적발전량과 현재발전량, 이산화탄소 감축량 등을 표시하고 있다. 바로 옆에는 새집 모양의 '하이브리드 휴대전화 충전기'가 있다. 태양광 등을 이용해 생산한 전기로 휴대전화를 충전하는 방식이다. 공짜다.

■백화점인가? 휴게소인가?

   
함양휴게소.
문산휴게소에는 유명 브랜드의 상설 할인매장이 있다. 어지간한 스포츠 브랜드는 다 있다. 옆에는 커피 전문점이 야외 매장을 설치했다. 분수대까지 있어 백화점 쉼터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장시간 운전으로 뻣뻣해진 몸을 가볍게 풀 수 있는 운동기구도 인기를 끈다.

함안휴게소는 수박을 테마로 한 휴게소다. 지역특산물 매장의 간판이 수박 모양이다. 원두막처럼 만든 그늘막도 여럿 있다. 휴게소 뒤편에는 가야시대 빗살무늬토기를 형상화한 연못이 있다. 아라가야의 문화유산을 알리기 위해 조성했다. 빗살무늬연못 반대편에는 함안에서 발견된 공룡발자국을 소재로 한 소공원을 꾸며놓았다.

남해고속도로 섬진강휴게소 2층에는 테라스가 있다. 섬진강을 바라보면 장시간 교통체증에 시달린 가슴을 시원하게 뚫을 수 있다. 대전-통영고속도로 고성휴게소에는 공룡조각공원이 있다. 공룡모형을 전시해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 한방라면·백연밥상…귀성·귀갓길도 식후경

한국도로공사에서 인터넷에 소개한 대표 맛집을 보면 이게 정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파는 음식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메뉴가 다양한 데다 음식의 질도 도심의 음식점과 비교해 떨어지지 않는다. 우리나라 고속도로 휴게소 가운데 이용객 순위 최상위권이라는 남해고속도로 진영휴게소. 식당 주방이 훤하게 보이도록 공개한다. 음식 만드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는 말이다. 어떤 휴게소는 주문자가 원할 때 주방에 들어오게 한다. 그만큼 청결에 자신이 있다는 말이다. 휴게소 음식점의 변신이 잇따르면서 몇몇 블로그에는 고속도로 맛집을 소개하는 페이지가 인기를 끌고 있다. 휴게소 맛집을 찾는 또 다른 재미는 '별난 메뉴'에 있다. 1시간에 10㎞도 못 가는 짜증 나는 고속도로를 벗어나 독특한 음식을 맛본다면 명절 운전의 스트레스를 조금은 날릴 수 있다.

■문산휴게소-비빔된장찌개

   
남해고속도로 순천 방향의 문산휴게소에는 비빔된장찌개가 유명하다. 모 정당 대선후보가 얼마 전 참모들과 함께 문산휴게소에서 비빔된장찌개를 먹는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강된장은 오징어 등 해산물로 육수를 냈으며, 짜지 않고 깔끔하다. 새우와 팽이버섯 조개 등이 들어 있어 된장 특유의 텁텁함 대신 시원한 맛이 강하고 열무 김가루 상추 무생채 등에 된장찌개를 비벼 먹는 맛이 그만이다. 매콤한 고추장 비빔밥이 장시간 운전에 지친 심신을 깨운다. 지난해 도로공사 맛자랑 경연대회에서 장려상을 받았다.

문산휴게소의 또 다른 이색 메뉴는 논고동비빔밥이다. 쫄깃한 논고동의 씹히는 맛과 신선한 야채가 색다른 맛을 낸다.

■함양휴게소-백연밥상

   
연잎은 노화를 막는 '불로식품'으로 불린다. 잎뿐만 아니라 꽃 열매 뿌리 등이 차와 음식, 약재료로 사용된다. 또 연은 피로회복은 물론 정신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명절 운전스트레스에 시달릴 때 이보다 좋은 음식이 없다. 백연밥상을 주문한 뒤 거뭇한 사각의 연잎을 벗기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대추 등 12가지 재료가 들어간 찹쌀밥이 모습을 드러낸다. 연근 상추 등 반찬은 함양에서 생산된 것을 주로 사용한다. 2007년 휴게소 맛자랑 대회에서 대상의 차지하는 등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함양휴게소에는 백연밥상 이외에도 연잣죽과 밥상 스페셜 등 연을 활용한 메뉴가 다양하다. 또 순수 국산콩으로 만든 황토청국장 역시 건강식으로 꼽힌다.

■진영휴게소-구기자제육덮밥

   
이름 때문에 관심을 끄는 메뉴다. 구기자가 들어간 제육덮밥. 구기자는 해열제와 강장제 등으로 쓰이고 간 기능 보호작용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산방향 진영휴게소의 한식메뉴로, 돼지고기를 이용한 덮밥 소스에 계란 모양의 말린 구기자가 들어 있다. 구기자 때문에 똑 씹히는 느낌이 난다. 하지만 돼지고기와 김 당근 양배추 등이 재료로 함께 사용돼 구기자 향이 강하지는 않다.

진영휴게소 순천방향에는 영양가마솥비빔밥이 대표 메뉴다. 지난해 휴게소 맛자랑 대회 장려상 수상작. 콩나물 버섯 등 7가지 야채를 고추장에 비벼 먹는 맛이 일품이다.

■산청휴게소-허준한방라면

   
대전-통영고속도로 산청휴게소에는 허준한방라면이 인기를 끌고 있다. 우선 라면 향부터 다르다. 라면 특유의 스프향 대신 한약재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허준한방라면은 황귀 당귀 등 한약재료를 써 육수를 우려낸다. 라면 면발 사이로 대추와 인삼이 씹힌다. 저렴한 분식집에서 파는 라면처럼 덜 익어 면발이 딱딱하거나 너무 익어 퍼지지 않고 적당하게 쫄깃하다. 국물의 빛깔도 한약재가 들어서인지 보통의 라면과는 다르게 약간 검다. 국물을 마시면 쌉쌀한 한약과 둥글레 향이 입에 남는다.

산청휴게소에서 밥을 먹고 싶다면 청국장생채비빔밥이 추천 메뉴다. 청국장 특유의 향이 강하지 않은 데다 야채가 식욕을 부른다.

■언양휴게소-솔잎해물온계탕

   
경부고속도로 서울 방향 언양휴게소에서 맛볼 수 있는 솔잎해물온계탕은 지난해 11월 열렸던 고속도로 맛자랑 대회에서 쉼마루상(최우수상)을 차지했다. 은은한 솔향과 깔끔하고 단백한 닭고기의 조화가 큰 매력이다. 더구나 닭을 주요리로 한 온계탕에 해물을 첨가한 아이디어가 독특하다. 장시간 운전을 앞둔 운전자라면 체력을 보충할 든든한 보양식으로 추천할 만하다.


# 부산경남 고속도로 테마공원 현황

휴게소(방향)

테마 및 전시내용

경주(부산)

옹기공원 및 바람개비 동산

산청(통영)

지리산 천왕봉 축소 모형

현풍

500년 느티나무 이야기 스토리텔링

진주(부산)

친환경 자연 연못

함안(순천)

수박 테마파크

문산(순천)

사랑 나눔 분수대 광장

함양(대전)

물레방아 꽃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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