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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과 히잡 대신 페르시아의 지난 숨결 가득

美人의 나라, 이란을 가다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2-07-12 19:10:55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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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의 거리엔 전통적인 히잡과 차도르 차림의 여인이 대부분이지만 색색깔 스카프로 멋을 낸 세련된 젊은 여인도 쉽게 만날 수 있다.
- 인구 95% 이슬람 시아파라 내분 적어
- 옛 페르시아 땅에서 7500만명 살아
- 검정색 히잡대신 화려한 스카프 두른
- 할리우드 배우같은 이란 젊은 여성들
- 천년동안 이어온 시장 세계문화유산

지난달 말 이란을 열흘간 여행할 기회가 생겼다. 고심 끝에 여러 일을 미루고 인천공항에서 카타르행 항공기에 몸을 실었다. 열 시간의 비행 끝에 카타르 도하 공항에 도착했고 다시 비행기를 갈아타고 2시간여 후에 테헤란 공항에 닿았다. 이란의 수도 테헤란은 1977년 테헤란 시장이 서울을 방문해 우호 도시로 자매결연을 하면서 서울 강남에 '테헤란로'가, 테헤란에는 '서울로'가 생긴 우리나라와 인연이 깊은 도시이다.

1979년 종교 지도자 호메이니의 이슬람 혁명으로 이란은 신정(神政)일치국가가 됐다. 혁명 당시 3000만 명이던 이란 인구가 혁명 이후 베이비 붐이 일어 중동국가로는 드물게 지금은 7500만 명이 됐다. 인구의 95%가 이슬람이고 그중 95%가 시아파 종파여서 종교 내분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 이들은 한반도 7배 넓이의 옛 페르시아 땅에서 살고 있다. 테헤란~쉬라즈~이스파한~타브리즈~테헤란 순으로 이란의 역사문화 유적지를 답사했다.

■美人의 나라

거대한 석조 유물로 가득한 페르세폴리스 궁전.
미국 영화배우 브룩 실즈와 같은 미인을 테헤란 거리에서, 관광지에서 수시로 볼 수 있었다. 젊은 여성은 푸르고 붉고 황금색 등의 스카프, 강렬한 중동의 태양광 보호를 위한 검은 안경, 세련된 코트와 바지, 가방이 보통의 차림이었다. 나이 든 여성은 전통적인 검은 '히잡'과 '차도르'를 두른 모습이었다. 수백 년간 이란의 수도였던 이스파한을 오간 대상(大商)이 묶었던 숙소에서 호텔로 변신한 특급호텔. 정원에서 차와 식사를 즐기는 품위 있는 장년의 미인 여성의 평화로운 모습은 삭막한 사막, 치열한 투쟁의 이란 이미지가 머릿속에 심어져 있던 나에게 또 다른 감탄으로 다가왔다.

이란에서는 숫자 4를 완벽한 숫자로 여긴다. 우리나라 사람이 한자 사(死)를 연상해 꺼리는 것과는 반대다. 우리 일행을 안내한 한국인 가이드는 "세계 3대 종교가 태동하기 이전의 종교인 '조로아스터교(拜火敎)는 세상의 근본을 땅과 물, 불, 바람의 지수화풍(地水火風) 네 가지로 보고, 동서남북 사방을 가리키는 열십자(十)를 소중하게 사용하며, 건물의 기둥도 네 개에서 완전한 구도를 가진다고 해 4와 8을 완전한 숫자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고 보니 불교의 '卍' 자가 왜 가득 찰 '만'인지 이해할 만했다.

■궁전 페르세폴리스와 파라다이스

2500여 년 전 BC 6세기 페르시아 제국을 건설한 고레스와 그를 이은 다리우스 1세의 신년 하례회에는 그의 통치력이 미치는 28개국의 사신들이 각기 그들의 특산물을 조공했다. 이란의 남부도시 쉬라즈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페르세폴리스는 페르시아의 도시라는 그리스식 이름이다. 거대한 석조 궁전의 벽에 세겨진 부조에는 사신과 특산품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다.

출입구부터 거대한 석조 문이 위압감을 느끼기에 충분했고 메인홀인 100 기둥 궁전은 제국의 권위를 뽐내려는 대왕의 의지와 2500년 전 거대한 돌을 예술적으로 건축한 페르시아인의 빼어난 문화를 실감케 한다. 페르세폴리스는 지금 이란의 파르 주에 있다. '페르' 또는 '파르'라는 명칭이 혼용된다. 페르시아 이전 아르게메네스 왕조를 연 고레스(키레스) 대왕이 잠든 곳의 주위는 지금 황량하지만, 당시에는 아름다운 페르시아 왕의 정원(파르가드)으로 불리며 낙원의 대명사가 됐다. 여기서 파라다이스 명칭이 유래했다고 한다.

■천 년의 시장 타브리즈 바자르

이스파한의 이맘 모스크는 이슬람 미술 특유의 아름다운 문양을 감상할 수 있다.
12세기 징기즈칸은 자신이 보낸 사신을 살해한 이란의 영주를 징벌하기 위해 이란 원정에 나섰다. 징기즈칸은 그의 용맹한 아들에게 이곳을 통치('일' 한국)하게 하고 그 수도를 실크로드의 요충지 이란 북부 타브리즈에 뒀다. 동서양의 문물을 이어주는 실크로드의 한복판의 타브리즈는 카스피 해가 가까우며 남부와 중부지방이 사막의 기후조건인 데 비해 곡물과 과일의 생산이 많고 산업이 활발한 인구 1000만 명의 거대도시이다.

상업과 산업도시답게 '타브리즈 바자르'는 100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활발한 상거래가 이뤄지고 있고 '바자르'의 지붕은 고객을 위해 벽돌 지붕으로 지어졌다. 타브리즈 바자르 역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이란의 시내를 달리는 승용차는 대부분 이탈리아의 '푸조'와 한국의 기아차 '프라이드'이다. 이란의 국민차는 조립공장에서 생산한 기아의 '프라이드'였는데 지금은 이란의 'SAIPA'에서 생산한다고 한다. 신차는 현대와 기아차이다. 거리의 가전제품 광고판은 삼성과 LG 일색이다. 태권도 도장도 간간이 눈에 띄고 고속도로 휴게소의 TV에는 사극 '동이'가 방영 중이다. 한국사람을 만난 관광지의 이란 소녀들은 '코레'(한국인)들과 같이 어울려 사진찍는 것을 좋아했다. 그들이 들고 촬영하는 것은 삼성 휴대전화기였다. 한국을 방문했다는 이란 사람은 부산을 푸른 산과 바다, 맑은 하늘, 온화한 기후를 가진 아름답고 환상적인 도시라고 기억했다.

강석환 두모 C&C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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