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역은 만남과 헤어짐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애달픈 노래를 간직하고 있다. 1905년 1월 1일 서울~초량 경부선이 처음 개통된 뒤 1908년 4월 1일 부산역에서 업무가 시작됐다. 1953년 11월 27일 부산역전 대화재로 역사가 전소해 중앙동에 가설물 역사를 운영하다가 1968년 초량동에 역사를 신축했다.

부산역에 관한 노래의 효시는 1937년 박영호 작사, 이용준 작곡, 남일연이 부른 '눈물의 경부선'이다. "구름다리 넘을 때 몸부림을 칩니다 금단추 매만지며 몸부림을 칩니다 차라리 가실 바엔 맹세도 쓸데없다 아~부산 차는 떠나갑니다."

1954년 남인수가 부른 '이별의 부산 정거장'(사진)은 많은 사람이 부산역 하면 떠올리는 노래다. 6·25 전쟁 시절 부산에 피란 왔다가 전쟁이 끝난 뒤 고향으로 돌아가면서 생긴 이별의 모습을 그렸다. "보슬비가 소리도 없이 이별 슬픈 부산 정거장 잘 있어요 잘 가세요 눈물의 기적이 운다 한 많은 피난살이 설움도 많아 그래도 잊지 못할 판잣집이여 경상도 사투리의 아가씨가 슬피 우네 이별의 부산 정거장."

1958년 정향이 '원한의 북행열차'를 불렀다. 가사에는 '밤하늘의 북행열차 부산역을 떠나갔건만 눈물의 철조망을 넘을 길 없어 기적마저 슬피 우네 이별의 북행열차'라며 분단의 아픔을 노래한 대목이 나온다. 이 노래를 부른 정향(본명 정천석)은 1928년 경북 고령에서 출생했다. 그는 1954년 일본에서 시계점을 운영할 무렵 순회 공연차 일본으로 건너온 남인수와 현인을 만나 노래 실력을 인정받았다. 1955년 일본 생활을 정리하고 부산 남포동에서 시계점을 열었으며 1956년 서구 아미동 도미도레코드에서 천봉 작사, 한복남 작곡의 '방랑일기'로 정식 데뷔했다. 1957년 미도파레코드에서 출반한 월견초 작사, 백영호 작곡의 '원통해서 못 살겠네'가 히트하면서 가요계의 정상에 올랐다. 이후 '여자의 마음' '성공하여 가겠어요' '칠 일간의 부산항' 등 100여 편의 노래를 발표했다. 정향은 현재 경남 양산시 덕계에서 노후를 보내고 있다.

부산역에 관한 마지막 노래는 1973년 김창욱이 부른 '비 오는 부산역'. '비속에 얼룩지는 차창 밖에서 새까만 눈동자 이슬이 맺혀 안녕이라던 그 말만 남아 가슴 속에 사무쳐'라는 노랫말처럼 아쉬움을 남겼다. 대중음악연구가

※네이버 카페 '옛날가요 보존회'(//cafe.naver.com/chonguk49)에서 노래를 들을 수 있습니다.

가사와 제목에 부산역이 들어간 노래 1937년  남일연 눈물의 경부선 1954년  남인수 이별의 부산 정거장 1958년  정향 원한의 북행열차  1959년  방운아 부산역 이별 1969년  장고 부산역 이별 1971년  안세건 밤 깊은 부산역 1973년  김창욱 비 오는 부산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