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만일의 '영도의 달밤'

아득한 그 옛날 고달픈 삶의 애환으로 우리의 대중음악이 만들어지고 민중에게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1930년 최초의 직업가수인 채규엽의 등장으로 우리 가요계는 활기를 띠었다. 그 후 일제의 모진 압박 속에서도 우리 가요는 꾸준히 발전했고 1945년 해방이 되자 일본에 체류 중이던 황해도 박연 출신의 작사가 야인초(본명 김봉철)가 1946년 귀국해 영도구 남항동 코로나레코드를 설립했다. 이곳에서 야인초 작사·백영호 작곡의 '고향 아닌 고향'을 가수 한산도가 한종명이라는 예명으로 녹음했다고 한다. 백영호와 한산도는 '동백 아가씨'를 각각 작곡 작사해 유명해졌다.

영도는 자연경관이 송도 못지않게 아름다워 '제2 송도'로 불렸다. 노래 가사에 제2 송도가 들어간 곡이 적지 않다. 1955년 배영준이 부른 '한 많은 제2 송도'는 '달 없는 밤이라고 사연은 어디 두고 달래가는 그 향수냐 돛 잡은 사람아 지금은 어디 가고 나홀로 울고 섰나 아~궂은 비가 내린다 한 많은 제2 송도'로 애잔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1964년 시민철이 노래한 '잘있거라 경상도'에도 '광복동 야시장 뱃놀이 제2 송도 그리울 때면 한사코 찾아오마 잘있거라 경상도야'라며 제2 송도라는 노랫말이 나온다.

1960년 손인호가 부른 '갈매기 사랑'은 '술취한 마도로스 이별의 사랑 부산항 뒷골목에 막걸리 사랑 영도라 갈매기의 하룻밤 사랑 사랑도 천층만층 구만층이 있다네'로 마도로스의 뜨내기 사랑을 갈매기에 빗댔다. 이 노래는 손인호가 남긴 부산 노래 가운데 하나로 서구 아미동 도미도레코드에서 나왔다.

1962년 황금심이 부른 '금순의 노래'는 최무룡·이대엽·이방진 주연의 영화 '굳세어라 금순아'의 주제곡이다. 이 영화는 1952년 영도다리를 배경으로 현인이 부른 '굳세어라 금순아'의 가사 내용을 토대로 제작됐다.

1967년 진만일과 1980년 김동아는 '영도의 달밤'이라는 같은 제목의 노래를 불렀다. 물론 가사 내용은 다르다. 진만일은 작곡까지 겸한 가수였다. 그룹 '해와 달' 멤버로 활동한 윤중호는 1981년 '추억의 태종대'를 노래했다.

영도에 관한 마지막 노래는 1996년 이호섭이 부른 '태종대의 밤'이다. 이호섭은 경남 의령 출신으로 설운도의 히트송 '다함께 차차자'를 작곡했다.

대중음악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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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나 가사에 영도가 들어간 노래 1955년  배영준  한많은 제2 송도 1960년  손인호 갈매기 사랑 1962년  황금심  금순의 노래(영화 '굳세어라 금순아' 주제곡) 1964년  시민철 잘있거라 경상도 1965년 김광남  태종대 엘레지 1966년 최은주  영도 아가씨 1967년 오민자  실비 내리는 부두가 1967년 진만일  영도의 달밤 1980년  김동아  영도의 달밤 1981년  윤중호  추억의 태종대 1996년 이호섭  태종대의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