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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고고70'의 한 장면. 제작진은 영화 속 패션에 대해 당시 재현보다 현대적 해석을 덧붙였다고 하지만 지금 시각으로 보면 솔직히 촌스럽다. |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냥 냅다 내달려 주는 영화가 있다. 이 영화에서 멈춤이란 없다. 계속 달리고 달리고 달리고 또 달려 끊임없이 질러대는 '데블스'의 '고고70'(2008)이다. 이 이상의 음악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의 노래와 조명, 환호, 그리고 솟구치는 젊은 열정과 쾌감! '고고70'은 이것만을 바라보고 달린다.
그들이 추는 춤은 곧 시대를 대변하고, 그들이 입는 옷 역시 유행의 아이템이 된다. 영화의 뒷이야기를 들어보면 이 영화의 제작진들은 당대 그대로의 재현보다는 현대적 해석을 덧붙였다고는 하지만, 현대의 시각으로 본다면 그때와 영화 속 패션은 솔직히 촌스럽다.
그렇다면 열병처럼 현대를 지배하고 있는 지금의 영 패션은 어떨까? 남성패션 세상은 허리춤의 단추는 약 5㎝ 정도 올라가 디자인되어 상반이 짧아 보이는 언밸런스다. 이러한 경향을 반영해 바지의 밑위길이(허리선에서 엉덩이 부위 아랫선까지 길이)는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짧다. 또 라펠의 폭과 타이가 좁았다 넓었다 그 계절의 유행을 좇아 제각각이다.
이미 거스릴 수 없는 대세이고 세계에서 내노라는 디자이너들이 다들 그러하니, 필자 괜한 딴지를 걸어 이로울 거 없겠으나 이러한 유행 일변도는 패셔너블한 세대에게 도리어 몰개성화를 가져다 오는 건 아닌가 싶다. 더구나 허리 단추가 올라가 있는 디자인은 상하의의 균형감을 깨뜨리며 전체적으로 안정감이 없고 부자연스러운 느낌이다.
이 영화에서처럼 1970년대와 또 1950년대 이미 언밸런스한 패션은 세상을 주도한 적이 있지만 지금에 와 그때의 패션을 보노라면 촌스럽다면 말이다. 솔직히는 그때 어떻게 저런 옷을 감히 입고 돌아다녔을까 싶으며 얼굴이 달아오르기도 한다. 그리고 2030년 즈음에 평가할 2012년 지금의 패션은 어떠할까? 재킷의 라펠은 그 사람의 얼굴너비에 비례하여 결정되어야 하며 또 라펠의 폭은 타이의 폭과 셔츠 깃의 너비와 같아야 한다. 상하반의 비율은 재킷을 걸친 상태에서 1대 1의 비율일 때 가장 안정적인 황금비율이다.
이 땅의 청춘들이 유행보다는 원칙을 알고 품격을 따져 입을 줄 알고, 그러나 무엇보다 그 모두를 자신에게 어울리는 패션으로 끌어올릴 혜안을 가졌으면 한다. '청춘'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다. 청춘이 청춘에게 결코 과하지 않는 선물이 되는 그런 봄날이었으면 한다.
김윤석 영화 패션 칼럼리스트 bsnbor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