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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에세이 뷰-파인더] 봄은 어느새 색으로 왔다

  • 강덕철 기자 kangdc@kookje.co.kr
  •  |   입력 : 2012-02-16 18:34:27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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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막 피어 오를 듯한 매화 꽃송이가 머지않아 봄이 오고 있음을 알리고 있다.


   
파래-부산 기장군 대변리 해안가가 파래로 덮여 온통 초록빛이다. 해안가 바위는 이미 푸름을 더해가는 봄길로 들어 섰다.
올겨울은 유난히 추위가 기승을 부렸다. 유럽에서는 이번 겨울 한파로 500여 명 이 목숨을 잃었다. 연일 계속되는 한파의 주범은 지구 온난화라고 한다. 지구온난화의 여파로 북극 기온이 올라 얼음이 녹으면서 대량의 수증기가 발생하는데 이 찬 수증기는 시베리아 고기압을 키운다고 한다. 기세가 등등해진 이 고기압은 한반도로 타고 내려와 어느 해보다 추운 날씨를 선보이고 있다는 거다.

그래선지 올해는 입춘에서 우수로 가는 길이 유난히 더딘 듯하다. 입춘이 지난 지 열흘이 넘었지만 봄을 논하기는 이를지도 모른다. 여전히 쌀쌀한 바람을 맞는 우리 몸은 겨울을 느낀다. 하지만 봄은 몸보다 마음에 먼저 찾아 드는 법. 주변에서 나를 한번 찾아보라고 속삭이니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서지 않을 수 없다.

무심코 지나쳤던 보도블록, 그 사이로 새싹이 올라오고 있었다. 메마르고 언 땅 속에서 생명력을 키워온 저력이 놀라울 따름이다. 어느새 새싹들이 이렇게도 많이 고개를 내밀었을까. 여리고 가느다란 새 생명을 마이크로 렌즈로 카메라에 담았다. 뽀얀 털, 세상을 향해 얼굴을 내민 새순이 아름답다.

   
개나리-부산 강서구 강동동 한 주택가의 곧 터질듯한 개나리 꽃봉오리들이 눈길을 끈다.
봄을 알리는 새싹을 찾아 들녘으로 발길을 돌렸다. 양지 바른 곳에 자리잡은 매화나무는 벌써 꽃망울 틔워 봄이 가까이 왔음을 알렸다. 찬 기운이 대지에 가득한데, 그 속에서 홀로 꽃을 피우는 매화나무. 만물이 소생하기 전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꽃이 매화다. 옛 선비들은 봄이 오는 길목에서 매화를 직접 찾아 완상하거나 매화 그림을 그리고 매화에 관한 시를 지으면서 봄을 찬양했다. 사진기자도 옛 선비들 심정과 다름없다. 입춘을 표현하고자 할 때는 영락없이 매화를 연상한다.

날씨가 좀 더 풀리면 살갗에 와 닿는 야외 바람의 부드러움을 만끽해보자. 허리를 쭉 펴고 느릿느릿 걷기 좋다. 쉬엄쉬엄 논두렁길을 따라 걷다보면 파릇파릇한 새싹들이 길손을 반긴다.

내친 김에 부산 기장군 바닷가를 갔다. 아직도 바닷물은 차갑지만 해녀들의 활발한 물질은 봄이 다가서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해안가 바위를 파래가 뒤덮어 초록동산이 따로 없다. 기장 해변은 겨울의 끝자락을 수평선 너머로 밀어내고 봄처녀를 맞이할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 해변 인근 마을 선착장과 포구 어귀에 들어섰다. 미역을 볕에 말리느라 아낙네들의 손길이 분주했다. 해풍이 미역의 향긋한 냄새를 연신 실어 날랐다. 올봄 우리 식탁엔 싱싱한 파래 미역이 올라 바다 향을 입안 가득히 전해 주겠지.

아직 남은 꽃샘 추위가 몸을 움츠리게 하겠지만 힘차게 퍼지기 시작한 봄의 기운을 막기는 역부족일터다. 봄은 소리 소문 없이 오고 있다.

   
버들개지-봄비가 내린 부산 연제구 온천천에 꽃망울을 터뜨린 버들개지에 빗방울이 맺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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