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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에세이 뷰-파인더] 전설의 人자 비행…대장 기러기만 믿어요

부부애의 대명사 기러기와 원앙 - 원앙 금슬, 보기와 다른가봐

  • 국제신문
  • 백한기 기자 baekhk@kookje.co.kr
  •  |  입력 : 2011-09-29 18:51:55
  •  |  본지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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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러기들이 대형을 이루며 날고 있다.
우리 조상은 새들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새는 사람들에게 정서적인 안정감을 가져다 준다. 시와 동화 속에 자주 등장하는 소재가 되기도 할 만큼 새는 우리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아주 중요한 생물 중의 하나이다.

   
날개를 휘저으며 하늘 높이 비상하는 기러기
철새하면 나쁜 이미지를 떠올린다. 정치인 가운데 선거 때만 되면 이당 저당을 기웃거리며 당적을 옮겨 다니는 철새정치인들이 이미지를 나쁘게 만들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옛날 우리 조상들은 계절마다 잊지 않고 찾아오는 철새를 신의가 있는 존재로 여겨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기러기는 혼인의 예물로 사용할 정도로 우리 생활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 새이다. 한 번 짝을 맺으면 죽을 때까지 변치 않기 때문에 기러기를 '백년해로'하라는 의미로 상징해 왔다. 새신랑이 처가에 도착해 기러기를 드리는 의식을 '전안례'라고 하는데 요즘은 산 기러기를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나무로 깎은 기러기로 대신한다.
또는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미소 짓게 되는 사랑의 새 원앙. 원앙은 뭐니뭐니 해도 역시 아름다운 사랑을 나누는 새이다. 게다가 항상 수컷이 암컷을 보호하려고 밤낮으로 곁에 붙어 다니는 습성이 있다고 한다. 바로 결혼식의 상징물과 원앙금침이 연상되는 이유다.

■기러기가 줄지어 나는 이유

   
나들이 나온 원앙 암수가 다정하게 거닐고 있다.
기러기는 비행할 때 대오를 만든다. 일자형과 브이자형이 있다. 옛날 사람들은 브이자형을 사람 인(人)자로 보았다. 사람들의 생각은 시대에 따라 변한다. 현대 사회인은 영어에 많이 노출되다 보니 브이자로 읽게 된다. 人자형을 만드는 기러기는 아마도 영물로 보기에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

겨울철 낙동강 을숙도에서 人자형를 그리며 날아가는 기러기를 보는 것은 참 멋져 보인다. 人자형은 기러기가 속도를 낼 때 사용하는 비행 방법이다. 우두머리가 대오의 맨 앞에서 무리를 이끈다. 체력적인 소모를 최대한 적게 만드는 에너지 절약형 이동방법이다. 이로 인해 전체 체력의 30% 정도를 절감한다고 한다. 무리를 이끄는 우두머리 기러기의 날갯짓으로 발생한 공기 중의 양력은 날개 바깥쪽의 공기를 위로 상승시켜 주변 새들의 비행을 순조롭게 만든다. 나이든 기러기부터 어린 새끼까지 보살피며 보금자리를 향해 찾아 가는 것은 대장 기러기의 몫이다. 믿음이 남다른 새라고 하니 그 또한 멋지지 않은가.

또한 기러기들은 "끼륵, 끼륵" 소리를 자주 내는데, 그것은 우는 것이 아니라 앞서가는 기러기에게 힘을 내도록 격려하는 소리이다.

■원앙에 대한 오해와 진실

   
큰부리큰기러기 두 마리가 다정하게 헤엄치고 있다.
원앙은 우리나라 새 중에서 가장 깃털이 화려하다. 노랑, 청색, 흰색, 황금색의 현란한 수컷의 깃털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 잡는다.

한편 부부의 애절한 사랑의 전설이 깃든 원앙은 예로부터 금실 좋은 부부를 말할 때 지칭되었다. 호수에서 암수가 함께 날고 헤엄치며 같이 자고 먹으며 항시 붙어 다니는 모습을 지켜본 옛 사람들은 원앙을 '절개를 지키는 새'로 여겼다. 원앙의 다른 이름이 '배필조'인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사람들은 또 부부 중 어느 한쪽이 죽더라도 새로운 짝을 얻지 않는다고 믿어 부부사이의 정조와 애정을 상징하기도 했다.

또한 옛 부터 우리 민족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어른들께서 갓 결혼한 부부에게 '원앙처럼 다정하게 살아라'라고 덕담을 해주시곤 한다. 원앙침은 부부가 함께 베는 베개를 말할 정도로 기러기와 함께 부부 금실을 대변하는 새이기도 하다. 신혼부부가 쓸 침구에 원앙 한 쌍을 새겨놓은 것도 원앙의 사랑을 본받아 종신토록 해로하라는 축복의 염원이 담겨 있다.

   
전통혼례식 때 사용하는 나무로 깎은 기러기 한 쌍
그러나 관찰해 본 결과 원앙은 바람둥이다. 원앙은 암컷이 보고 있는 데도 다른 암컷과 바람을 피운다고 한다. 봄 모내기 철 한창 번식기만 붙어서 움직이고 짝짓기가 끝나면 바로 암컷을 찾아 떠나는 것이 원앙의 부부관계이다. 자신의 유전자를 다음 세대에 물려 줄 또 다른 암컷을 찾아 떠나는 것이다. 새끼를 키우는 일도 암컷이 혼자서 담당해 부부가 공동 육아하는 다른 새들에 비해 부부애는 없다. 물론 암컷이 이 모든 일을 다 한다. 알을 품고 새끼를 키우는 동안 수컷의 역할은 없다. 취재 협조=조류사진가 박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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