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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 맛따라] 동래구 사직1동 '서영삼겹'

양은냄비에 갓 지은 밥맛, 엄지손가락이 절로…

밥 짓는 시간 40분… 고기 시킬 때 같이 주문

중독성 강한 소스와 된장 푼 소면도 별미

  • 글·사진=이흥곤 기자
  •  |   입력 : 2010-10-21 19:13:34
  •  |   본지 3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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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호 사장 부부.
아무리 고기를 많이 먹어도 밥을 먹지 않으면 식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우기는 한국 사람. 서양인의 관점에선 '이상한 족속'들로 보이는 한국인들은 하지만 식당 밥이 떡밥이 돼 나와도 그러려니 하고 그냥 먹는다. 반찬투정은 해도 이상하리만치 밥에 대해선 아주 관대하다. 이를 두고 허영만은 '식객'에서 "우리 한국인들은 밥 본래의 맛을 잊고 있다"고 일침했다.

그래서 밥이 맛있는 집을 소개한다. 사직야구장 인근 '서영삼겹'(051-503-7708)이다. 사직운동장 주변 부산시체육회 관련 인사나 부산 연고 프로 선수들 그리고 단골들만이 주로 찾는 숨은 맛집이다.

이곳에선 양은냄비에서 한 밥을 즉석에서 바로 먹을 수 있다. 손님이 몰릴 땐 시간이 금인 주방에서 누룽지를 만들기 위해 필수인 뜸을 들이기 위해 5분이라는 시간을 할애하는 정성을 아끼지 않고 있다.

'서영삼겹'은 고기를 시킬 때 밥을 같이 주문해야 된다. 메뉴판에도 그렇게 적혀 있다. 밥 짓는 시간이 40분 정도 걸리니까.

양은냄비 밥
맛있는 밥의 비법은 이랬다. 쌀은 도정한 지 15일 이내 것을 사용하며, 4시간 정도 쌀을 불려야 한다. 처음엔 냄비 뚜껑을 열어놓은 채 강한 불로, 끓기 시작할 땐 뚜껑을 닫으며 중불로, 뜸 들일 땐 약한 불로 낮춘다. 주의할 점은 냄비 안의 수증기는 날려보내야 하고, 밥물은 절대로 넘치면 안 된다. 둘 중 하나라도 어기면 밥맛은 떨어진다.

"양은냄비라 가끔씩 태우기도 할 텐데"라고 묻자 안주인 문광순(52) 씨는 "양은냄비 밥만 13년째"라며 "절대 그런 일은 없다"고 말했다.

양은냄비째로 나온 밥의 맛은 어떨까. 윤기가 잘잘 흐르면서 따끈따끈한 열기가 입안에 꽉 차는 이 맛은 일본이 자랑하는 니가타의 고시히카리 쌀밥에 비해 손색이 없다. 이어 나오는 누룽지까지 먹으면 행복해지기까지 한다.

어떤 쌀을 쓰는지도 궁금했다. "평야 쌀은 압력밥솥에 맞고 양은냄비엔 간척지 쌀로 해야 밥맛이 더 좋아요. 저희는 경북 포항 흥해쌀과 전남 강진쌀만 사용하죠. 가격 차이는 별로 없어요." 그러면서 수십 번의 시행착오의 산물이라 덧붙였다.

누룽지
생고기만 쓰는 이 집은 고기 선택에도 까다로웠다. 충북 청원산 최고급 돼지고기만 쓴다고. "왜 하필?" 하고 물으니 타 지역의 소문난 수많은 고기를 맛봤지만 이곳 고기가 특히 담백하고 단맛이 나기 때문이란다. 조승호(52) 사장은 "호텔 주방장이나 고깃집 주인들이 와도 고기 하나는 정말 좋다고 칭찬한다"고 말했다. 고기를 찍어 먹는 소스 또한 이 집만의 자랑. 일부 손님들은 간장으로 알고 있지만 실은 몸에 좋다는 강화약쑥 삶은 물에 상황버섯 헛개나무 인삼 구기자 대추 등 22가지를 1시간 정도 달인 것에 진간장 4분의 1과 땡고추를 얇게 썰어 넣었다. 중독성이 아주 강해 양은냄비 밥과 함께 단골을 만드는 쌍두마차란다. 소면까지 추가하면 삼두마차라 해도 손색이 없다. 띠포리 육수에 된장을 풀어 고명 대신 대파 양파 당근 땡초를 곁들인 소면의 맛은 별미다.

양은냄비 밥과 소면은 고기를 주문해야 맛볼 수 있다. 각각 1인분 3000원. 생항정살 생가브리살(120g 7000원) 생삼겹살 생목살(〃 6000원). 사직야구장 정문과 마주보는 길로 직진, 삼거리에서 우회전하자마자 우측에 보인다. 20대 주차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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