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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 맛따라] 부산 동래구 수안동 `얼룡면`

"우리 건강엔 우리 농산물이 최고지요"

찹쌀 현미 연근 마 등 30여 가지 우리농산물

식재만 보면 약선요리나 진배없어

저녁엔 직접 만든 청국장 홍어탕도 인기

  • 국제신문
  • 글·사진=이흥곤 기자
  •  |  입력 : 2010-02-18 18:59:39
  •  |  본지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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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룡면'. 부산 동래경찰서 맞은편에 독특한 이름의 커다란 간판이 눈에 확 들어온다.

분명 식당인데. 누굴 희롱하는 것도 아니도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린가 싶어 물어보니 '얼쑤~얼씨구 좋다~우리 농산물'을 의미하는 조어란다.

지난해 말 문을 연 신참내기 '얼룡면'은 곡식 뿌리채소 열매 등 순수 우리 농산물을 이용해 먹을거리를 만들고 있다. 메뉴판에는 얼룡 뜯음면, 얼룡 긴면, 얼룡 파전, 얼룡 탕수가 보인다. 맛의 '블루오션이다'.

얼룡 뜯음면(5000원)은 현미 찹쌀 등 곡식과 감자 고구마 칡 연근 등 뿌리채소를 곱게 갈아 복분자와 치자 등을 가미해 만든 일종의 수제비. 웰빙음식으로 손색이 없다. 여기에 단호박 애호박 팽이버섯 당근 부추 등 각종 야채가 들어간다. 밀가루는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 멸치 다시마 띠포리 등으로 맛을 낸 국물도 일품이다. 그릇에 담긴 음식의 색상이 알록달록해 시각적으로도 맛을 느낄 수 있다. 수제비는 쫀득하면서도 쫄깃하다. 주방장 김혜숙 씨는 "쌀 찹쌀 고구마 감자 연근 마 옥수수 현미 검정깨 등 미량이라도 들어가는 우리 농산물이 30여 가지나 된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모든 재료를 직접 주방에서 갈아 중화, 배합해 수제비의 표면이 오돌오돌하면서도 입자가 살아 있어 음미해 먹으면 연근의 아삭아삭한 맛과 감자 고구마의 달큰하며 고소한 맛이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얼룡 긴면(5000원)은 해물육수에 메밀 쌀 현미 등 일곱 가지 곡식으로 길게 뽑아낸 일종의 칼국수. 밀가루가 약간 들어간다. 밀가루가 없으면 뚝뚝 끊어져 면이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일종의 고육지책인 셈. 들깨가루와 콩가루가 들어가 특히 구수하다. 얼룡 뜯음면과 함께 찰밥 한 공기도 제공하는 센스를 갖췄다.

얼룡 탕수(2만 원)는 고기를 사용하지 않고 뜯음면의 수제비를 튀겨 각종 야채와 함께 버무린 음식. 함께 들어가는 고명 또한 가지각색. 오징어 새우 브로콜리 파인애플 피망 표고버섯 목이버섯 양파 등에 검은깨를 뿌려 모양이 화려하다. 얼룡 파전(7000원)은 메밀 현미 등 일곱 가지의 곡식에 파와 해물을 곁들인 전으로 얼룡 탕수와 함께 가벼운 술안주나 식사대용으로 적합하다.

김영숙(57) 대표는 "이름만 안 붙였지 재료만 보면 약선요리나 다름없다"며 "당뇨와 변비로 고생하거나 회복실에 있는 환자 등 식이요법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적합한 음식"이라고 말했다.

최근 '얼룡면'은 메뉴를 추가했다.

"이름에서 떠오르는 분식점 이미지 때문에 가볍게 먹는 점심식사 땐 북적대지만 저녁 시간대는 비교적 한가해 얼큰한 식사류를 마련했어요." 청국장 정식(6000원)과 홍어탕(6000원) 그리고 홍어삼합(3만5000원)이 바로 그것.
주방장이 직접 담근 청국장은 담백하면서도 청국장의 고유한 옛맛을 살렸고, 홍어탕은 얼핏 떠오르는 맑은탕이나 매운탕이 아닌 들깨와 된장을 넣어 보양식 개념으로 개발해 직장인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홍어삼합도 그만이다. 여기에 궁합이 맞는 함양 안의의 특산품인 맑은 동동주 징주(1만 원)는 뒤끝이 없고 맛도 좋아 누구나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다.

밑반찬을 제외한 이 집에서 사용하는 그릇은 모두 사기장 신한균 씨의 작품이다. 음식 맛이나 미각보다 건강을 더 중시하는 김 대표는 "그저 비타민 한 알 더 먹는다 생각하고 우리 집을 찾으면 건강 하나는 챙길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식의 건강을 챙기는 어머니처럼 웃었다. (051)552-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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