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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다시 찾는 방콕] 방콕 넓게 보기

방콕을 모르고선 태국 등 동남아 여행을 논하지 말라

카오산 로드, 전 세계 배낭여행족들의 베이스캠프

주말시장 짜뚜짝, 타임 선정 `베스트 오브 아시아 15`

차오프라야 크루즈, 선상 뷔페 후 환상적 야경

`태국의 경주` 아유타야 유적지, 불교 최대 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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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메랄드 사원


휴가철이면 직장에서 대개 이런 대화가 오갑니다. "휴가 어디 다녀왔니." "(뜸을 약간 들인 후)음,방·콕."

이미 고색창연한 농담이 돼 버렸지만 여전히 필부들에겐 약방의 감초처럼 회자되고 있습니다.

'방에 콕 박혀 있다'는 의미의 '방·콕'. 시차는 우리와 2시간, 비행시간은 5시간인 태국의 수도 방콕. 이 가깝고도 먼 방콕은 자타가 공인하는 동남아 관광대국의 심장부이자 전 세계 배낭여행족들의 중심지입니다.

아시다시피 태국은 관광산업이 국가 수입의 60%에 이를 정도로 관광에 의존하는 비율이 아주 높습니다. 이 사실을 익히 알고 있는 국민들은 국내 문제로 데모를 하다가도 외국인 관광객들이 지나가면 잠시 데모를 중단할 정도로 관광을 우선시 하고 있습니다.

잠시 우스갯소리 하나. 방콕을 방에 콕 박혀있다는 의미로 희화화해 사용하는 한국인들에게 태국정부관광청이나 태국대사관이 이러한 용어 사용과 관련, 유감의 뜻도 한번쯤 표할 법도 하지만 여태 아무런 반응이 없습니다. '터키탕'과 관련한 터키인들의 민감한 반응이나 '삼천포로 빠졌다'는 의미를 마뜩잖아 하는 삼천포 사람들과 달리. 강자의 여유가 아닐까요. 아무리 '방·콕, 방·콕'이라 하더라도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대국적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이죠.

   
짜뚜짝 주말시장과 (오른쪽)카오산 로드
각설하고, 흔히 방콕은 푸껫이나 파타야 치앙마이 꼬사무이 등 태국의 유명 관광지를 잇는 정거장, 더 나아가 편리한 교통망으로 동남아 곳곳을 연결해주는 경유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시내에서 1시간 거리엔 골프장이 무려 50여 개나 있어 전 세계 골퍼들의 천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그럼 방콕 자체는 볼거리가 없을까요. 장삼이사들에겐 에메랄드 사원이나 왕궁 그리고 차오프라야강 정도로 알려져 있는 방콕에는 전 세계 배낭여행족들의 중심지인 카오산 로드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서울의 이태원 같은 곳이죠. 청정함과 사색적인 온화함이 연상되는 불교 국가 이미지와 달리 이곳은 젊은이들의 신선하고도 역동적인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답니다.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야시장인 쑤언룸 나이트 바자도 빠뜨려선 안 될 명소입니다. 서민적인 분위기를 느끼려면 짜뚜짝 주말시장으로 가보세요. 하루 방문자가 30만 명일 정도로 어마어마합니다. 나무를 봤으면 이제 숲을 보셔야죠. 방콕에서 가장 높은 83층의 바이욕 스카이호텔 전망대에선 도시 전체가 평지인 방콕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방콕을 찾았다면 놓쳐선 안 될 곳이 또 한 곳 있습니다. 차로 1시간 거리인 아유타야 유적지입니다. 10년 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으로 태국이 자랑하는 불교 최대 유적지랍니다. 우리의 경주 같은 고도이지요.

이번 여름 휴가 때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방콕으로 한번 떠나보세요. 넓게 보면 새롭게 다가오더군요.


   
아유타야 유적지의 마하탓 사원에는 침략군인 미얀마군에 의해 무참히 잘려져 나간 불상의 머리들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 사진은 잘려져 나간 불상의 머리가 아름드리 보리수 나무 덩굴에 의해 감싸여져 있는 모습.
태국 수도 방콕의 공식 인구는 1000만 명. 하지만 현지인들은 실제 인구를 1500만 명쯤으로 추정한다.

3년 전 문을 연 신공항인 수완나품 국제공항이 홍콩 싱가포르 국제공항과 더불어 아시아 지역에서 허브공항으로 발돋움하면서 전 세계 많은 여행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방콕은 이제 여행 꽤나 다녀봤다는 전 세계 배낭여행족들의 선택이 아닌 필수 코스로 부상했다. 그들에게 방콕은 서로를 만날 수 있는 기회이자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베트남 캄보디아로 이어지는 여행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볼 것 많고 에너지 넘치는 역동적인 현대도시의 매력을 간직한 방콕을 모르고선 이제 태국 등 동남아 여행을 논하지 말라는 말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배낭여행족들의 해방구 카오산 로드

   
카오산 로드의 한 카페. 거의 대부분이 외국인이다.
흔히 방콕 여행 하면 왕국이나 에메랄드 사원, 차오프라야 크루즈 그리고 저렴하고 다양한 음식과 시원한 마사지를 우선 떠올린다. 하지만 여행 고수들은 전 세계 배낭여행객들의 집합소이자 젊은이들의 해방구인 카오산 로드를 먼저 찾는다. 태국, 아니 동남아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여행자들에게 카오산은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이자 베이스캠프이기 때문이다.

300m도 채 안 되는 거리인 카오산 로드가 어떻게 해서 전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게스트하우스 등 저렴한 숙소, 여행자들의 구미에 맞는 싸고 맛있는 다양한 음식, 인터넷 카페와 환전소, 태국 전역으로 연결되는 교통편과 투어 신청 등 여행에 필요한 모든 것이 해결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방콕의 젊은이들까지 가세, 여행자들과 내국인이 서로 교류하며 공감하는 소통의 장으로 부각되고 있다. 덧붙이자면 방콕 관광의 고전적 필수 코스인 왕궁과 에메랄드 사원이 지척에 위치해 있다.

뜨거운 햇볕 아래 숨죽이던 카오산은 네온사인이 들어오는 시점부터 여행자의 해방구로 변신하기 시작한다. 먼저 노점상들이 몰려 나온다. 태국을 상징하는 문양이 새겨진 티셔츠와 신발이 진열될 쯤 한켠에선 음식 천국이 펼쳐진다. 태국식 볶음국수 팟타이와 볶음밥 카오팟이 배고픈 이방인을 유혹한다. 바나나를 넣고 구워주는 바나나 팬케이크도, 망고 파파야 멜론 등을 넣고 만든 생과일 주스도 맛볼 수 있다. 트럭에서 파는 길거리 칵테일도 눈에 띈다.

   
방콕 왕궁 경내의 박물관.
고막이 터질듯 한 시끄러운 음악소리는 가게마다 경쟁적으로 틀어대 피할 순 없다. 레게머리에 캔맥주를 들고 음악에 맞춰 어슬렁거리며 배회하는 여행객들도 보이고, 방금 이곳에 도착한 듯 커다란 배낭을 짊어진 채 아직 적응이 덜 된 듯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는 배낭족들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패션 타투를 즉석에서 부치는 장면도 낯설지 않고 태국 전통 악기를 연주하는 어린 아이의 손놀림과 아르바이트 삼아 기타를 치는 태국 젊은이도 인상적이다.

각국의 박물관에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해주는 국제학생증과 운전면허증도 불법으로 만들 수 있고, 여행가이드북 론리플래닛이 책장에 가득 꽂혀 있는 중고서점과 조그만 여행사들도 보인다.

잠시 쉬어갈까 해서 들어간 한 라이브 카페에는 여기가 방콕이 맞나 할 정도로 이방인 일색이다. 밤 10시 이후에는 나이트 클럽들이 문을 열어 카오산 로드는 점점 그 열기를 더해간다. 우리나라 서울 이태원 거리가 그러하듯 이곳 카오산 로드 또한 방콕에서 가장 외국인 여행객이 많이 찾는,코스모폴리탄적인 명소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하루 방문객 30만 명, 주말시장 짜뚜짝

   
(왼쪽)외국인 관강객들을 위해 만들어진 야시장인 방콕 쑤언룸 나이트 바자와 (오른쪽)차오프라야 크루즈. 뷔페 식사 후 2층 갑판은 댄스홀로 변한다.
카오산 로드가 불교 국가 태국의 이미지와 달리 다소 충격적이기까지 한 역동적 문화를 제공한다면 짜뚜짝 시장은 방콕 서민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주말시장이다. 좀 큰 시장이겠지 하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토, 일요일만 열리는 짜뚜짝 시장은 그야말로 없는 게 없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벼룩시장이다. 27개 구역으로 나뉜 짜뚜짝에는 1만5000여 개의 점포에 하루 평균 방문자만 30만 명을 육박한다. 딱히 살 물건이 없더라도 호기심 삼아 둘러만 봐도 그만한 가치가 있다. 타임 아시아판이 지난해 '베스트 오브 아시아 15'에 북한의 집단체조 아리랑과 함께 이름을 올릴 정도로 유명세도 타고 있다.

태국 전통 의상을 포함한 의류 액세서리 골동품 인테리어 품목과 강아지 고양이 금붕어 개구리 흰쥐에 심지어 악어까지, 상상할 수 없는 품목도 구경할 수 있다. 물건 구입은 기본적으로 흥정을 요하지만 카오산의 노점처럼 터무니없이 후려쳐선 곤란하다.

최근에는 주말뿐 아니라 금요일에도 문을 열지만 주말만큼은 덜 하다. 재래시장이라 낮에 찾을 경우 찜통더위를 각오해야 한다. 이른 아침이나 해질녘에 찾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야시장을 보고 싶다면 방콕 도심 한복판 품피니 공원 옆에 위치한 쑤언룸 나이트 바자가 좋다. 7년 전 태국 제2의 도시 치앙마이 4대 명물로 손꼽히는 치앙마이 나이트바자를 본 떠 만들었다. 외국인 여행자를 위해 정부가 인위적으로 만든 것이라 교통이 아주 편리하다. 오후 3시~밤 12시 영업하며 일부는 새벽 2시까지 문을 연다. 3700여 개의 매장에서 실크 의류 액세서리 아로마용품 천연수제비누 등을 판매한다. 인근에는 푸드 코트와 마사지숍 그리고 방콕 최대 유흥가 중 하나인 팟퐁 거리가 위치해 있다.


■에메랄드 사원과 왕궁 그리고 차오프라야 크루즈

   
카오산 로드에서 태국 전통 악기를 연주하는 방콕의 한 어린이.
방콕을 찾으면 그래도 빠뜨려선 안 될 볼거리가 바로 왕궁과 에메랄드 사원이다. 찬란하게 빛나는 황금빛 외관과 함께 태국 종교 건축과 예술의 정수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매표소를 통과하면 바로 태국에서 가장 신성하다는 에메랄드 불상을 보관하고 있는 일명 에메랄드 사원으로 이어진다. 태국이름은 왓 프라깨우. 이곳은 태국의 현 왕조인 짜끄리 왕조를 창시한 라마 1세 때 만들어진 왕실 사원. 태국 전통 양식의 목각 옥좌에 모셔진 높이 66㎝, 너비 48㎝인 에메랄드 불상은 높은 제단 위에서 신비로운 빛을 발하고 있다. 하지만 불상은 에메랄드가 아니라 옥이라고 한다. 사연은 좀 싱겁다. 처음 발견한 승려가 에메랄드로 잘못 알았기 때문이란다.
에메랄드 사원이 너무 화려해서일까. 이어지는 왕궁 경내로 들어서면 그다지 눈길을 끌지 못한다. 정원과 거대한 건물들이 보이지만 진작 왕궁만은 안타깝게도 공개하지 않는다. 대신 왕실의 보물들이 전시된 박물관과 영빈관 등을 구경할 수 있다. 이곳은 드마라 '궁'의 촬영지로 알려져 있다. 왕궁은 라마 8세까지 역대 왕들의 공식적인 주거 공간이었지만 현재 왕인 라마 9세는 두씻에 있는 궁전에 머물고 있다 한다.

   
아유타야 유적지의 차이 왓타나람 사원. 불상의 머리 부분이 잘려 나가 나그네 마음을 애처롭게 한다.
왕궁 바로 옆에는 방콕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사원인 왓 포가 위치해 있다. 열반을 의미하는 와불을 모시고 있어 열반사원으로도 불린다. 이곳은 99개의 체디(사리탑)를 보고 만지며 산책하는 즐거움이 기다린다. 이곳에선 와불을 놓쳐선 안 된다. 길이 46m, 높이 15m에 이르는 와불은 워낙 커 발바닥 쪽에서 보면 겨우 전체를 가늠해볼 수 있다. 발바닥에는 자개를 이용해 그려 놓은 삼라만상이 인상적이다. 불상 뒤에는 108개의 작은 항아리가 있다. 동전을 넣으면 행운을 얻는다고 한다.

왓 포에는 또 태국 전통 마사지 학교가 있다. 최근에는 유명세를 타 전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태국 전통 마사지를 배우러 이곳을 찾는다. 직접 마사지도 받을 수 있다.

낭만적인 밤을 보내고 싶다면 방콕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차오프라야 크루즈를 타자. 배는 왕궁에서 그리 멀지 않은 리버시티 앞의 씨 파야 선착장에서 출발한다. 시간이 날 경우 골동품 가게가 밀집해 있는 리버시티 내부를 둘러보자. 크루즈는 보통 오후 7시30분에 출발, 선상에서 뷔페로 식사를 하며 1시간30분 정도 차오프라야를 왕복한다. 새벽 사원이라 불리는 아름다운 왓 아룬과 쉐라톤, 오리엔탈 방콕, 페닌슐라 방콕, 샹그릴라 등 특급호텔 등이 펼치는 아름다운 야경을 볼 수 있다. 방콕을 한눈에 조망하며 식사를 하고 싶다면 방콕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83층(309m)의 바이욕 스카이 호텔을 찾으면 된다. 76층과 78층에 뷔페, 83층에는 전망대가 위치해 있다.


■세계문화유산, 아유타야 유적지

   
옥수수 모양을 한 캄보디아 양식의 탑이 그나마 보존돼 있는 아유타야 유적지의 마하탓 사원.
방콕에서 70㎞ 떨어진, 부산과 경주 정도의 거리지만 방콕에서 일일투어 여행지로 빼놓을 수 없는 대표적 관광지가 바로 아유타야 유적지이다. 첫 눈에 앙코르 와트가 연상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앙코르 왕조는 이 아유타야 왕조에 의해 멸망됐다는 설이 전해온다.

잠시 태국 왕조를 시대순으로 살펴보면 크게 수코타이 왕조~아유타야 왕조~톤부리 왕조~현재의 짜끄리 왕조로 구분된다. 아유타유는 1350년부터 1767년 미얀마의 침략을 받아 멸망할 때까지 417년 동안 33명의 왕이 재임한 태국 최대의 불교 유적지. 방콕으로 옮기기 전까지 수도였던 곳이다.

한때 이곳에는 400여 개의 사원과 19개의 성곽이 존재했으며 동서양을 잇는 세계 무역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고 전해온다. 하지만 침략군인 미얀마에 의해 철저히 파괴된 데다 2차 대전 때도 역시 약탈이 이어져 폐허가 되다시피 하다 지난 1956년에야 발굴과 복원이 이뤄졌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론 지난 1991년 지정됐다. 아쉽게도 현재 남아 있는 유적은 거의 무너져내리고 탑과 건물 잔해 그리고 머리가 잘려 나간 불상 등이 대부분이다.

아유타야 유적 중 복원이 잘 돼 가장 아름답다고 평가받는 차이 와타나람 사원, 아름드리 보리수 나무 덩굴이 떨어져나간 불상의 머리를 감싸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인 마하탓 사원, 와불 등 볼거리가 특히 많아 현지인 및 외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대형 사원인 야이 자이몽골 사원은 반드시 둘러봐야 할 사원이다.

취재협조=태국정부관광청 서울사무소 (02)779-5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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