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기고 뚱뚱하지만 사랑스러운 히어로가 등장했다. '슈렉'의 계보를 잇는 변종 히어로는 덩치 큰 팬더. 드림웍스의 야심작 '쿵푸 팬더'는 안젤리나 졸리, 성룡 등 톱스타들이 목소리 연기를 맡은 것만으로도 화제가 되기에 충분했지만, 뚜껑을 열어봤더니 기대를 넘어선다. 서양인이 열광하는 동양 무술을 호랑이 뱀 사마귀 원숭이 학 등 다양한 동물 캐릭터와 접목시킨 아이디어부터 신선도 만점이다. 이들 동물 캐릭터는 호권 원숭이권 당랑권 사권 학권에서 아이디어를 빌려온 것.
실사영화에선 묘사할수 없는 신공에 가까운 무술도 애니메이션에선 얼마든지 가능하다. 90여 분 동안 관객들은 최고의 속도로 돌아가는 롤러코스터를 타고 역동적인 쿵푸의 세계로 순식간에 빨려 들어간다.
쿵푸광인 팬더 포는 키120㎝, 체중 160㎏, 이동 속도는 시속 30㎝의 '몸꽝'이다. 그러나 먹을 것을 발견하면 순간 속도가 시속 30㎞는 나온다. 아버지를 도와 국수를 만들고 배달하던 포는 어느날 '용의 전사' 지명을 앞두고 대결을 벌이는 무적의 5인방을 구경하기 위해 시합장을 찾았다가 대사부인 우그웨이로부터 용의 전사로 지목을 받는다. 바이퍼, 타이그리스, 몽키, 크레인, 멘티스 등 '용의 전사'를 노리던 5인방은 대사부의 어처구니 없는 지목에 분노하고, 전설의 쿵푸마스터 시푸 또한 강하게 반발하지만 대사부의 결정은 곧 법이다. 시푸는 울며 겨자먹기로 계단 오르기조차 버거워하는 비만 팬더를 훈련시켜야 한다. "5인방과 다른 훈련 방법을 적용해야겠다"고 결심한 시푸는 간식거리를 이용해 포를 훈련시키기 시작한다. 굼벵이 포도 먹을 것만 있다면 3m 높이의 나무 꼭대기에도 순식간에 올라가는 재주가 있었던 것. 만두를 놓고 벌이는 젓가락게임, 야바위 놀이 등 기상천외한 맞춤 훈련 덕에 포는 조금씩 쿵푸 동작을 흉내내기 시작한다. 그러나 교육을 마치기도 전에 그의 앞에 엄청난 도전자가 나타난다. 용의 전사가 될만한 재목이었으나 힘을 남용한 덕에 지하 감옥에 갇혀있던 악당 타이렁이 탈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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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는 5인방과 시푸를 때려눕히고 '용문서'까지 손에 넣으려 하는 타이렁과 대결해야만 한다. 흥미진진한 맞대결은 마치 어설픈 맨몸으로 덤벼들어 고수를 무너뜨리는 성룡의 원맨쇼 액션처럼 박진감과 재치가 넘친다. 어느새 스승 시푸의 엄지권법을 터득한 포가 타이렁에게 회심의 일타를 날리는 하이라이트 신은 최고. 국수의 달인인 포의 아빠는 "비법은 없다. 특별한 양념도 없다. 그냥 특별하다고 믿으면 특별한 국수가 된다"고 포에게 일러준다. 포의 내면에 잠자던 영웅 본능을 깨우는 것은 사부가 전수한 특별한 비법이 아니라 자신감이었다. 자신의 잠재력을 믿기 시작하면서 포는 괄목상대할 변화를 보여준다. '쿵푸 팬더'의 도달점은 천편일률적인 권선징악만이 아니다. 포가 쿵푸의 고수로 성장하는 과정이 악당을 물리친 쾌감보다 더 감동적이며 교훈적이다.
'쿵푸 팬더'는 동서양을 아우르는 보편적 감성으로 관객들에게 폭발적인 웃음을 선사한다. 뚜렷한 주제의식을 일관되게 유지하며 포복절도할 재미를 갖췄고, 적당한 감동과 교훈까지 있으니 '슈렉' 시리즈에 이어 드림웍스의 새로운 웰메이드 애니메이션으로 남기에 충분해 보인다. 6월5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