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으로 종영한 MBC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을 뒤이을 새 드라마는 역시 결혼 생활에 위기를 맞은 아줌마의 이야기다. '달콤한 인생'이라는 제목의 이 드라마는 그러나 '내마스'와 달리 웃음 코드를 빼고, 정통 멜로의 옷을 심각하게 걸쳤다. '내마스'가 불륜 코드를 피해간 로맨틱 코미디였던 반면 '달콤한 인생'은 부부의 맞바람을 전면에 내세운다.
하이라이트 동영상을 통해 드라마를 소개한 김진민 PD는 "또 불륜 드라마지만, 추구하는 바가 다르다"면서 "불륜을 부인하거나, 주인공들의 행동을 합리화 시키겠다는 게 아니라 궁극적으로 사람의 인생에 관한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드라마를 설명했다.
'달콤한 인생'의 타이틀롤을 맡아 짧은 커트 머리로 상큼하게 변신한 오연수를 만나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금 내 나이에 맡을 수 있는 역할이 그리 많지 않다"고 운을 뗀 오연수는 "현실에서 감히 시도해 보지 못한 일들을 드라마 속에서 과감히 저지르는 일이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털어놓는다.
정하연 작가와는 인연이 남다르다. 오연수의 데뷔작인 '춤추는 가얏고'가 바로 정하연 작가의 작품. 고두심과 모녀 연기를 선보였던 '춤추는 가얏고'는 오연수 연기 인생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작품이다. '내생애 마지막 스캔들'의 최진실이 십몇년의 결혼생활로 인해 푹 퍼져버린 뽀글머리 아줌마였다면 오연수가 맡은 혜진이라는 여자는 조금 더 교양있는 전업주부다. 결혼을 하면서 동시통역사의 꿈을 접었고, 오로지 두 딸과 펀드매니저로 잘 나가는 남편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아침이면 아메리칸 스타일의 조식을 식탁 위에 우아하게 차려내고, 인사동이나 갤러리를 순회하며 오전 시간을 보내는 세련된 주부인 그녀는 오로지 남편의 인생을 통해 보고 듣고 느끼며, 세상을 바라보며 살았다. 그녀를 절망하게 만든 것은 남편의 외도. 믿었던 남편이 오랫동안 젊은 여자와 연애 중이라는 사실을 안 그녀는 무작정 타국으로 여행을 떠나고, 그 곳에서 젊은 남자를 만나 충동적인 사랑에 빠져든다. 일본 오타루의 설경을 배경으로 삼은 '오연수의 외도'는 아주 빼어난 영상미 속에 아름답게 묘사된다. 제법 수위가 높은 베드신도 포함돼 있다.
"'주몽'의 유화부인 이미지가 워낙 강했던 터라 새 작품을 고르는 데 고민이 많았어요. 머리를 짧게 자른 것도 그런 이유이기도 해요. 윤혜진이라는 인물은 아마도 내 또래의 주부들이 많은 부분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일거예요. 결혼 생활을 이어가는 동안 드러내놓고 말하거나, 실현해보지 못한 일들을 이 여자는 하고 있거든요." 오연수는 극중 윤혜진처럼 조신하고 얌전하게 드라마에 대해 설명했다. 강도 높은 베드신에 대해서는 "'주몽'처럼 내 아이들과 함께 볼 수는 없을 것같다"면서 "그래도 큰 아이에게는 '엄마는 배우니까, 아빠 아닌 다른 아저씨랑 안거나 뽀뽀도 하는데 그건 전부 연기'라고 설명해줬더니 고개를 끄덕이더라"고 웃는다. 불륜 드라마 중 걸작에 드는 '거침없는 사랑'(2002년)에 이어 다시 한번 허락받지 못할 사랑에 빠져드는 오연수의 내공 깊은 연기는 3일 첫 전파를 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