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도 잊혀지지 않는 '쌤'이 있심더. 초등학교 5학년 때로 기억되는데, 피아노를 친 선생님이라예. 노래 배워쌌고 하던 기억이 삼삼함미더. 건전가요 같은 거지만 그때 배운 노래와 가락으로 제가 이벤트 MC도 하고, 개그도 하는 깁미더."

KBS '폭소클럽' '떴다~ 김샘' 코너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김홍식(38·사진)씨. 전화 인터뷰를 요청하자, 그는 "먼데 있는데 우얍미꺼. 좋심더, 하입시더"라며 스스럼없이 응했다. 구수한 대구 사투리는 TV에 나오는 그대로였다.

전화선을 타고 라면 냄새가 솔솔 풍겼다. 김씨는 라면으로 저녁을 '떼우는' 중이라면서 "10분만 있다가 합시더. 라면 식으면 우째되겠슴미꺼"라며 양해를 구한다. 라면을 끓여먹고 있는 곳은 서울 영등포의 '블랑카'(정철규) 집이라고 한다.

-아직 매니저가 없습니까.

"제가 매니저고 출연자 아입미꺼. 어지간한 것은 제가 다 합미더."

-기억이 삼삼하다는 옛날 초등학교 선생님 이름이 기억납니까.

"장명덕 선생님이라예. 찾아봬야 하는데 생각만 빤하지예. '떴다~ 김샘' 코너에서 찾아보는 자리를 마련해볼까도 했는데 그것도 쉽지 않데예."

-'김샘'의 모델이 있을 것 같은데.

"특별한 쌤이 있는 건 아니고예. 영화 '친구'속의 쌤이나 '김봉수 쌤' 같은 기 모델임미더. 물론 제 학창시절의 추억이 가미됐고예."

-대본은 직접 씁니까.

"제가 기본 아이디어와 콘셉트를 주면 작가가 부분적으로 수정합미더. 매주 새로운 걸 만들어낼라카이 힘듭미더."

-진짜 선생 생활을 한 적이 있나요.

"그건 아니고예. 대학(영남대) 때 야학교사를 할라꼬 준비하다가 이사 가는 바람에 못했어예. 우짜다가 레크리에이션 지도자 공부를 하고 MC가 됐어예."

-자녀가 어떻게 되나요.

"딸만 둘입미더. 큰딸이 12살, 작은 딸이 9살입미더."

-요새 강의 요청이 쇄도한다는데.

"얼마전 농림부와 정통부에 가서 특강을 했어예. 삼성그룹 기술연구원에서도 했고예. 주제는 혁신, 뭐 좀 바꿔보자, 고정관념을 깨자는 거지예. 대학이나 백화점 같은 데서도 강의를 많이 함미더."

'대구 촌놈' 김홍식이 어느새 우리 시대의 '진짜 김샘'이 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