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양주(家釀酒) 마니아인 김윤선(45·부산 해운대구 재송동·사진)씨는 소주를 집에서 직접 만든다.
김씨의 소주 제조방법은 안동소주 등 증류식 소주 제조법과 동일하다. 다만 규모가 훨씬 작고, 노하우가 축적되지 않아 술맛이 오락가락한다는 점이 다르다.
지난 22일 김씨의 집을 방문, 직접 소주를 만드는 과정을 지켜봤다. 일명 '재송동 김씨네 소주' 만드는 순서는 다음과 같았다.
①동동주를 띄운다.
동동주는 찹쌀이나 멥쌀(1㎏)을 2시간 정도 물에 불린뒤 물기를 빼내고 쪄서 물(1.6㎏) 누룩(쌀 무게의 20%=200g)과 섞어 발효시킨다. 발효시간은 4~5일 정도.
②동동주의 윗물을 받아 용기에 붓는다.
동동주는 아랫부분에 찌꺼기가 가라앉아 있다. 이것으로 소주를 만들면 증류과정에서 찌꺼기가 타기 때문에 소주에 탄내가 나는 등 질이 떨어진다. 김씨도 처음에는 이런 방식으로 하다 실패했다. 용기는 전용 용기가 없다. 약탕기 등 비슷한 용기를 사용하면 된다.
③용기안에 작은 용기를 넣고 뚜껑을 덮은 뒤 밀봉한다.
작은 용기는 내열유리로 된 비커나 도자기컵이면 된다. 밀봉은 물에 적신 휴지 등으로 하는데, 가열과정에서 동동주가 외부로 증발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④가열하면서 뚜껑에 찬물을 중간중간 공급한다.
동동주가 끓으면서 수증기가 찬물이 담긴 뚜껑 아랫부분에 이슬처럼 맺힌다. 안팎의 온도차이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이슬방울들이 작은 용기에 떨어져 소주가 된다.
재송동 김씨네 소주를 마셔봤다.
시판 소주와는 맛이 판이했다. 소주냄새가 거의 나지 않았다. 청주처럼 부드러운 단맛에 쌀맛이 났다. 그러나 알코올 도수는 분명히 느껴졌다. 많이 마시면 음주운전 단속에 걸릴 것이 확실했다.
김씨는 "알코올 도수가 15도 내외는 될 것"이라며 "알코올 도수를 높이고 싶으면 1차 증류된 소주를 같은 방식으로 2차 3차 가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김씨가 이처럼 번거로운 방식으로 소주를 만들어 먹는 것은 체질에 맞춘 건강 술을 집에서 가족끼리 오붓이 마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웰빙 술인 셈이다.
김씨는 "남편이 맥주를 마시면 설사를 하는 등 체질이 냉한 편이고, 운전 때문에 바깥에서 술을 마시기도 어려워 집에서 각종 술을 만들어 먹는다"고 말했다.
/ 글 = 김찬석기자 chansk@kookje.co.kr
/ 사진 = 곽재훈기자 kwakj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