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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에서 바라본 진양호 전경. |
지리산 계곡과 남덕유산에서 발원한 물이 합쳐져 진주 시내를 관통하는 남강. 낙동강의 지류이기도 한 남강은 1, 2급수의 물이 넓은 백사장을 끼고 흐르는 생명의 강이었다. 하지만 지난 1970년 7월 남강댐(길이 977m·높이 21m)이 들어선 이후 남강에는 큰 변화가 찾아온다.
#그 맑던 남강이···
"1960년대까지만 해도 남강은 낮에는 남탕, 밤에는 여탕으로 불릴 정도로 물이 맑았다 아이가. 백사장에서 뛰어 놀다가 목이 마르면 남강 물로 목을 축여도 아무 탈이 없을 정도였으니 말이야."
지난 14일 오전 남강 둔치에서 만난 진주 시민들은 남강에 대한 추억의 보따리부터 풀어냈다.
진주에서 나서 60년을 살았다는 김경훈(진주시 칠암동)씨는 "남강댐이 들어서고 공단이 생긴 이후부터는 댐 하류의 수질이 몰라보게 나빠져 이젠 발을 담그기도 꺼려지는 상황"이라며 "수해방지와 전력생산 등 얻은 것도 있지만 남강을 잃어버렸다는 생각은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남강댐 건설은 남강 생태계에도 변화를 가져온다. 댐 건설 이후 수질악화와 함께 생태계의 종이 단순화되는 현상이 뚜렷해진 것이다.
진주교에서 진주성으로 가는 남강변 길목에는 장어구이 전문 음식점이 늘어서 있다. 이곳의 장어구이가 유명해진 이유는 남강 어디서나 강을 따라 올라온 민물장어를 쉽게 잡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진주환경운동연합 김석봉 사무국장은 "불과 40년 전만해도 장어나 은어 등 회귀성 어류들이 낙동강에서 남강까지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었으나 남강댐이 들어선 이후로 이들의 모습은 사라지기 시작했다"며 "어도를 설치하는 등 생태계를 복원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기대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수해복구도 좋지만
남강댐이 건설된지 40여년이 흐른 지금, 남강은 또다른 기로에 서 있다. 지난해 태풍 '매미'로 인한 수해를 복구하는 과정에서 '생존권'과 '환경권'의 대결양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진양호로 흘러드는 지류인 경남 산청군 생초면 경호강 일대. '이곳은 상수원 보호구역입니다'는 경고 팻말이 세워진 강변 너머로 덤프트럭과 굴착기 등 중장비가 동원된 하천복구공사가 한창이다. 집중호우나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지역에 대한 종합치수계획이 수립되면서 남강 상류에서는 이같은 광경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이에 따른 하천 생태계의 파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상류의 수해지역 복구공사는 불가피하지만 이 과정에서 생태계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그 피해가 남강 중하류에까지 미친다는 것이다.
생초면에서 산청읍으로 들어서자 치수 위주 하천복구공사의 흔적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정비가 된 경호강의 둑을 따라 길게 들어선 석축은 전형적인 직강화 하천을 연상케 했다. 물과 육지를 연결하는 수변 생태계는 이미 자취를 감춘 상태였다.
김 사무국장은 "남강과 연결되는 상류의 소하천들이 직강화 하천으로 정비되는 등 생태계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치수사업이 계속된다면 남강의 건강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치수는 장기적인 계획인 만큼 안전과 환경을 동시에 감안할 수 있는 방안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강 살아날까
진주 도심을 벗어난 남강 하류 지역은 넓은 모래톱과 잘 발달된 습지, 자연형 둔치가 어우러져 '남강의 심장'으로 손꼽힌다. 강변에 체육시설이나 공연장 등 친수공간이 조성되고 공터 대부분이 주차장으로 이용되는 남강 중류와는 대조적이다.
진주시 초장동 하수처리장에서 강변 둑을 따라 500여m를 걷다보면 아직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생태하천의 모습이 곳곳에서 펼쳐진다.
특히 모래톱에서는 오리류 철새들이 노니는 광경을 볼 수 있다. 겨울철에는 이곳으로 각종 철새들이 찾아와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모래톱을 인근 습지와 함께 특별 관리해 서식처를 확보해 준다면 조류 탐방코스로도 적합한 지역이다.
강 둔치에서 쑥을 캐던 김순덕(55·진주시 상평동)씨는 "도심을 흐르는 남강 주변은 친수공간으로 가치가 있을지 모르나 자연이 살아 있는 남강 하류가 훨씬 정감있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현재 남강에서는 도심을 흐르는 대규모 하천에서는 추진하기 힘든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진주시는 지난 2001년부터 250억원을 들여 남강을 시민들의 품으로 돌리기 위한 10년 계획에 들어갔다. 남강의 중류도 강 하류처럼 자연형 하천으로 꾸민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진주시는 남강 판문천 합류부에서 상평교에 이르는 약 10㎞ 구간의 둔치를 덮고 있는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자연습지원을 조성할 방침이다. 또 각종 수변식물을 식재하고 이 주변을 산책로로 연결해 사람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하천으로 정비하기로 했다.
진주시 환경보호과 관계자는 "현재 추진중인 하천복원사업은 남강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친자연형 하천으로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남강이 옛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까. 그 해답은 진주시가 생태하천복원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그 본래 취지를 얼마나 살릴 수 있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 진양호 수달 대량 서식 - "남강서 내려왔다" 說도
최근 중·서부 경남 주민의 식수원인 경남 진주시 진양호에 천연기념물 제330호인 수달이 대량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학계의 관심을 모았다.
이는 단순히 천연기념물의 생존확인을 넘어 수달이 1, 2급수의 깨끗한 물에서만 살 수 있다는 점에서 진양호의 수질이 좋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
진양호 수달 서식은 대한수렵관리협회 경남지부가 지난해 10월20일부터 지난 2월20일까지 남강댐에서 경호강 줄기인 대평면 지역까지 5개 구간에 걸쳐 실시한 '수달 서식 상태 및 개체수 실태조사'에서 밝혀졌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발견된 수달은 보통 2, 3마리가 무리지어 활동하고 많게는 5마리가 함께 발견돼 암수 또는 가족단위로 서식하고 있다. 또 몸길이가 1m에 이르는 대형 수달도 있어 진양호가 수달 서식에 적합한 조건을 갖춘 지역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남강 상류의 황폐화로 서식지를 잃은 수달이 하류로 내려왔다는 분석이 제기돼 상류지역 생태계 복원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낙동강유역환경청 자연환경과 수달 서식 조사팀은 지난해 상반기 조사결과 남강 상류 지천에서 14개체 안팎의 수달 무리가 발견됐으나 최근 조사에서는 크게 줄어 5, 6개체만 파악됐다고 밝혔다. 환경청은 이를 경호강 등 댐 상류지역에서 추진되는 대대적인 수해복구 공사로 서식 환경이 급격히 나빠진 수달이 먹이가 많은 진양호 일대로 대거 옮겨왔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환경청 관계자는 "지난해 태풍 '매미' 이후 하천복구공사를 하면서 강바닥을 무분별하게 파헤치는 과정에서 탁도가 높아지는 등 수질이 악화돼 물고기의 서식이 어려워졌다"며 "수달이 먹이를 찾기 위해 진양호로 내려왔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환경청은 수해복구 공사때 골재를 얻기 위해 강바닥을 파헤치는 행위를 못하도록 해당 자치단체에 관리감독을 요청했다.
/ 글 = 황현규기자 argos@kookje.co.kr
/ 사진 = 백한기기자 baekhk@kookje.co.kr
◇ 남강유역 주요 생태계 현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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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수 |
주 요 생 태 |
식물 |
80종 |
갈대, 갯버들, 달뿌리풀 등 |
어류 |
28종 |
각시붕어, 수수미꾸리, 큰이우럭 등 |
조류 |
59종 |
오리류, 댕기흰죽지, 물총새 등 |
〈자료:진주시 환경보호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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