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결 위해 시민의식 변화 지적도

부경고등학교 학생안전부에서는 이달 초 학교 화장실의 모든 휴지통을 없앤다고 알렸다. 올해부터 공중화장실에 휴지통을 없애고, 여성 화장실에는 위생용품 수거함이 필수로 비치되는 법률이 시행됐기 때문이다.

휴지통은 외관상 보기 좋지 않을뿐더러 악취와 해충을 유발한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휴지통이 있었던 이유는 우리나라의 급격한 발전을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서울 88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재래식 공중화장실을 수세식으로 바꾸었지만 모든 화장실 이용자를 감당할 휴지가 없었다. 이를 대신해 사용한 신문지나 질 낮은 휴지가 변기 막힘의 원인이 된 것이다.

하지만 수용성 휴지가 개발되면서 변기가 막힐 걱정을 하지 않게 됐다. 두루마리 휴지는 기표원 시험(화장지 1칸 당 600회 저은 뒤 완전히 풀릴 때까지 100초 미만일 것)을 통과해야 판매할 수 있다. 지금은 물에 녹는 휴지심도 특허 출현 및 심사 중에 있다.

오히려 문제가 되는 것은 ‘시민의식’이다. 서울교통공사는 화장실 막힘의 원인 물질 1위가 ‘휴지’라고 꼽았다. 하지만 화장실용 휴지는 20초 정도면 물에 풀어지게 만들어진다. 대부분 휴지를 뭉텅이로 쓰거나, 변기 커버로 사용하고 그냥 물에 흘려보내게 되면서 변기가 막히는 것이다. 서울교통공사가 밝힌 통계에 따르면 변기 막힘 물질에는 휴지 외에도 카드, 빨대, 비닐, 커피 뚜껑이 뽑혔다. 아름다운 화장실 문화가 자리잡기 위해서는 시민의 노력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아직 개정된 법안에 대한 홍보가 부족하다. 부경고등학교 조수빈(2학년) 양은 “법안이 바뀌어서 학교 화장실 내 휴지통이 없어졌다는 걸 이번에 알았다. 국가에서 어떻게 홍보를 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학교에서라도 친절하게 설명해줬으면 좋았을 것이다”고 답했다. 부경고등학교 화장실에는 칸마다 안내 문구(사진)가 있지만, 개정된 법안으로 인해 화장실이 변화되었다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한편 개정된 법안은 이용자의 편의를 향상시키기 위해 공중화장실 관리 기준도 강화했다. 성별이 다른 관리인이 청소 또는 보수 등을 위하여 화장실을 출입하는 경우에는 화장실 입구에 청소 또는 보수 중임을 알리는 안내표지판을 두어야 하고, 남자화장실 소변기에 가림막을 설치해야 한다. 특히 향후 만들어지는 공중화장실은 복도에서 보이지 않는 구조로 설치해야 한다는 법안은 이용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김은빈 학생기자 부경고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