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객관적" "창의 저해" 열띤 토론
- 민주적 의사결정과정 체험 기회

"줄 세우기식 지필평가로 미래 사회 대비 못합니다. 이제는 획일화된 기준을 버리고, 학생들의 개성과 창의성을 존중하는 평가를 도입해야합니다."

부산진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새 정부의 교육 공약을 주제로 모의국회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부산진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새 정부의 교육 공약을 주제로 모의국회를 진행했다.

26일 학교 측에 따르면 이번 모의국회 행사는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수업에 참여할 계기를 마련하고 사회문제에 관심 갖게 하기 위해 마련됐다.

모의국회에 상정된 안건은 '지필고사 폐지'였다. 앞서 지난 14일 새 정부는 지필고사 폐지 공약 실천의 하나로 일제고사를 폐지했다. 학생들을 성적 순으로 줄 세우지 않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안건을 표결에 붙이기에 앞서 학생들은 여야 국회의원으로 역할을 나눠 '지필평가 과연 이대로 좋은가. 대안으로 제시되는 수행평가 100% 도입 온당한가'를 주제로 열띤 논쟁을 벌였다.

이날 지필평가는 객관적인 평가 기준이 있어서 교사가 채점하기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획일화된 암기식 평가가 학생들의 창의력과 상상력 발달을 막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여당 쪽 학생들은 "획일화된 시험으로는 미래 사회에 필요한 교육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반면 야당에서는 "지필평가가 폐지될 경우의 적절한 대안을 마련하는 게 쉽지 않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지필평가의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수행평가 역시 평가 기준이 모호해서 채점자의 취향과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좌지우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토론 후 이어진 안건 표결에서 근소한 표 차이로 지필고사 폐지안이 통과됐다. 모의국회 수업을 기획한 사회과 장미 교사는 "교육 정책에 많은 영향을 받게 되는 학생들이 교육에 휘둘리지 않고 자발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었으면 했다. 학생들이 실제 국회의 일을 체험함으로써 민주적 의사 결정 과정을 배우게 됐다"고 말했다.

여당 의원으로 참여한 정민욱(16) 학생은 "일제고사와 지필평가를 폐지하려는 사회적 흐름 속에서 모의국회는 또래 친구들의 의견을 알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며 "우리의 이야기를 말할 기회가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말했다.

야당 의원 역을 맡은 이동욱(16) 학생은 "반대의 입장에서 지필평가에 대해 새롭게 생각할 수 있어서 좋았다"며 "청소년으로서 사회를 향해 한 마디 의견을 던질 수 있다는 사실에 보람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준영 학생기자 부산진고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