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학생 단상서 졸업장 받기로

다음 달 제55회 졸업식을 맞아 부산중앙여자중학교는 '우리가 만드는 졸업식'을 준비하고 있다. 기존의 판에 박힌 졸업식 대신 학생들이 즐기고 공감하는 졸업식을 만들자는 것이다.

다음 달 졸업을 앞둔 부산중앙여중의 한 3학년 반 학생들.

9일 부산중앙여중에 따르면 최근 이 학교 강재욱 교장은 "그동안 열린 졸업식은 학생의 참여가 부족했다. 학생들이 스스로 꾸민 졸업식은 그 의미가 남다를 것"이라며 졸업을 앞둔 학생들에게 '우리가 만드는 졸업식'을 제안했다.

이에 학생들은 수긍했고, 현재 졸업 학급마다 오전 자율학습 시간이나 쉬는 시간, 점심시간 등 회의를 통해 졸업식 행사 일정을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이와 함께 학생들은 다음 달 10일 졸업생들이 지난 3년의 세월을 추억할 수 있는 졸업식 전야제를 개최한다. 현재 학생들은 다양한 전야제 프로그램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있으며, 그 중 1교시 때 1학년 교실에서 1학년 시절 절친했던 친구를, 2교시에 2학년 시절 친구를 만나 석별의 정을 나누자는 의견이 많았다.

학생들은 전야제 못지않게 졸업식도 파격적인 형식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우선 행사의 사회를 학생이 맡고 기존에 성적 우수·개근 학생에게 상을 주던 것도 과감하게 없애기로 했다. 졸업식 때마다 상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이 진정성 없는 손뼉만 치고 끝나는 게 무의미하다는 의견이 많았기 때문이다. 대신 모든 졸업 학생이 단상에 올라가서 졸업장을 받는다.

운영위원장, 학부모회장 등의 각종 축사도 없애기로 했다. 이렇게 생긴 행사의 공백 기간에는 교내 선생님들이 저마다 졸업 학생들에게 30초가량 축하 메시지를 전하는 모습을 녹화해 상영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졸업생들이 분장을 하자" "시상식처럼 레드카페트를 깔자" 등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학교 측은 수시로 교무회의를 열고 학생들의 의견을 최대한 졸업식에 반영하겠다는 계획이다.

학생회 일원인 황민혜(3년) 양은 "학교를 위해 힘써 주신 분들께 감사장을 드릴 계획이다. 학교를 깨끗하게 청소해 주신 분과 안전한 등하굣길을 만들어 주신 지킴이분을 비롯해 선생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은빈 학생기자 중앙여중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