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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사 오솔길 <25> 화학자 길버트 뉴턴 루이스

34년간 美버클리서 제자 키워

노벨화학상 5명 수상 등 성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07-03-14 21:09:40
  •  |   본지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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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자는 영혼을 잃어버릴 수는 있어도 용기를 잃어버릴 수는 없다. 만일 화학자가 지옥으로 떨어지면서 끓는 용광로의 유황냄새를 맡게 된다면, 아마 다음과 같이 말할 것이다. "'지옥의 사자여, 나에게 실험관을 주시오'라고."- 루이스의 대중 강연 중에서.

길버트 뉴턴 루이스(1875~1946·사진)는 17세기 매사추세츠주에 정착한 초기 청교도의 후예였다. 그는 어린 시절을 네브래스카주에서 자연 관찰을 즐기면서 보낸 후, 잠시 네브래스카 대학에 적을 두었다가 1894년 동부의 하버드로 옮겨 본격적으로 화학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루이스는 학부와 대학원 시절 동안 지도교수인 리처드로부터 엄격한 훈련을 받으며 열역학을 비롯한 이론, 능숙한 실험기법, 그리고 아이디어를 통제할 수 있는 절제력 등을 몸에 익혔다. 박사학위를 취득한 루이스는 일 년 동안 독일의 대학에서 연수를 마친 뒤 모교의 강사가 되었으나, 연구실적 미비로 파면되었다. 그 후 필리핀으로 건너가 그곳의 표준연구소에서 1년을 보냈다.

1905년 루이스는 미국으로 돌아와 MIT 화학과 교수가 되었다. 여기서 그의 일생에 큰 영향을 미친 또 한 명의 선생을 만났는데, 바로 A A 노이스였다. 노이스는 물리화학의 대가였던 괴팅겐대학의 빌헬름 오스트발트의 제자로 후배인 루이스와 더불어 20세기 초 미국 물리화학계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루이스는 MIT에 있었던 7년 동안 노이스와 함께 열역학을 화학 평형 상태에 적용하는 문제를 비롯해 전해질, 산성문제 등을 함께 토론하고 연구하며 많은 학문적 성과를 이뤘다.

1912년 루이스는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 캠퍼스 화학과 학과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1946년 사망할 때까지 무려 34년간 그는 연구실을 지키면서, 화학결합이론을 비롯한 수많은 선구적인 연구업적을 쌓는 동시에 다음 세대 화학자를 많이 키웠다. 세계의 과학자들은 루이스를 미국 화학의 아버지로 칭송한다. 화학 발전에 기여한 업적도 대단하지만, 무엇보다도 루이스는 훌륭한 제자를 많이 키워냈고, 버클리 캠퍼스를 세계 화학연구의 중심지로 만들었다. 비록 자신은 노벨 화학상을 수상하지 못했지만, 그의 제자 중 다섯 명이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다. H C 유레이(1934), W F 지아우크(1949), G T 시보그(1951), W F 리비(1960), M 캘빈(1961)이 바로 그들이다. 20세기를 통틀어 미국 과학자 중 어느 누구도 루이스만큼 훌륭한 성과를 거둔 사람은 없었다.

루이스는 학생들이 기본 원리를 제대로 학습하게 하려고 실험실습과 연습문제풀이를 특히 강조했다. 이 두 가지는 화학교육의 중요한 교육 방법으로 자리잡게 된다. 루이스는 학생 스스로 연습문제를 만들어 직접 푸는 것을 강조하였다. 그는 대학원생을 선발할 때도 얼마나 화학지식을 많이 알고 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과학자로서의 자질이 뛰어난가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런 루이스에게 약점이 있었다면 바로 어리석음을 참지 못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루이스 앞에서 코멘트를 할 때에는 항상 조심해야만 했다. 그는 바보 같은 코멘트나 잘못된 정보를 결코 그냥 넘기지 않았다.

루이스가 학과장이 된 이후 버클리 화학과의 놀랄 만한 성공은 그가 부임한 이듬해인 1913년부터 1937년까지 24년 동안 신임 교수가 모두 버클리 출신이었다는 사실로도 증명이 된다. 이는 학문적 동종교배를 꺼리는 미국대학 풍토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는데, 당시 버클리 화학과가 최고라는 자신감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1946년 3월 23일 토요일 오후, 루이스는 지난 30여 년간 매일 같이 드나들던 실험실에서 액체수소 시안화물의 전도상수와 온도와의 관계에 대한 실험을 하다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병원으로 옮기던 중 사망했다. 그는 과학자로서 그리고 선생으로서 가장 이상적인 죽음을 맞이했던 것이다.

이석희 교수·부산교육대 과학교육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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