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중요
우리 대부분에게 수학은 결코 친근하거나 반갑게 다가오는 단어는 아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수학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냈고 또한 수학 점수를 잘 받기 위해 엄청난 노력과 투자를 해 왔지만 수학을 중요하게 활용하는 대학의 이공계열 학과 학생들조차도 “수학이란 무엇인가?” “수학을 왜 공부하는가?” 라는 질문에 쉽게 답을 하지 못한다.
초등학교 6년, 중·고등학교 6년, 합해 최소 12년 이상을 수학이 무엇인지도, 왜 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수학 공부를 했으니 상당수의 학생이 수학포기자로 전락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물론 이 두 질문에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두 질문의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수포자를 조금이라도 줄여나갈 방안을 찾거나 다가올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수학이 더 중요한 위치를 확보할지, 아니면 인공지능(AI)으로 미래세대에게는 수학이 사라질 학문이 될는지 고민해 보자.
수학(mathematics)은 고대 그리스어의 mathematikos에서 유래하였으며 배움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철학자 플라톤은 수학을 배우지 않은 사람은 교육받은 이라고 볼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 이 유래 때문에 오늘날까지 전 세계 모든 국가의 초·중등학교가 학생들에게 수학을 필수과목으로 가르치고 있는 것일까? 그건 아닐 것이다. 그리고 고대 그리스와는 달리 오늘날에도 그 많은 다양한 학문을 공부하기 위해서 꼭 수학을 먼저 공부해야만 할까? 거기에 왜 간단한 사칙연산 정도만을 가르치지 않고 매우 복잡한 내용의 수학 이론까지 아직 가르치고 있을까? 수학이 중요한 이유 중 하나를 소개해 보자. 유명한 인터스텔라(영화)에서 보여준 거짓말 같은 내용의 핵심인 상대성 이론을 이해하지는 못하더라도 믿는 이유는 바로 수학이라는 언어를 이용하여 설명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수학의 중요한 역할이 아닐까? 그렇다 하더라도 과학이나 공학을 전공할 학생들만 수학을 배우면 되고 복잡한 계산은 4차 산업혁명의 가장 핵심인 AI로 해결하면 미래의 학생들은 수학의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1989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노먼 램지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만약 대학에 학과 하나만을 남겨야 한다면 수학과여야 한다. 수학과에서 모든 걸 새로 만들면 된다”고 하였다. 그 이유는 인류 발전에 수학은 여전히 가장 중요한 학문이라는 것이다.
수학은 문제의 정답을 논리적으로 찾아가는 학문이지만 논리적으로 새로운 문제를 만드는 학문이기도 하다. 새로운 문제를 만든다는 것은 다른 사람이 생각하지 못한 창의적 생각이 필수적이다. 또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AI와 경쟁해서 살아남는 방법은 AI가 하지 못하는 것을 해야 한다. AI는 머신러닝, 딥러닝 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은 탁월할지 몰라도 아직은 새로운 문제를 만드는 창의성은 가지고 있지 않다. 바로 인류가 AI보다 아직 한참 뛰어난 부분은 바로 수학을 통한 문제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이유 하나만으로도 수학은 앞으로 더 강조돼야 할 이유가 충분하지 않을까? 김현민·부산대학교 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