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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 이종업종과의 동맹…혁신일까 교란일까

SKT·카카오 3000억 주식 교환, 택시호출서비스 사실상 독점

  • 국제신문
  •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
  •  |  입력 : 2019-10-31 19:07:12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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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비·렌터카도 최대 강자 급부상
- LGU+ 트랙터 자율주행 추진
- KT, AI 스피커 등 IT영역 박차

- 금융·교통·레저·농업부문까지
- 적과의 동침 통해 사업영역 확장
- 중소·벤처기업 성장 막을 우려

대형 이동통신업체들이 이종 업체와의 결합, 통신 외 서비스 강화를 통해 사업 영역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유·무선통신을 기반으로 금융 교통 레저 농업 부문까지 돈이 되는 사업이라면 ‘적과의 동침’도 불사한다.
SK텔레콤 모델이 택시 호출 서비스인 ‘T맵 택시’를 호출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이통사가 강력한 플랫폼인 통신 및 데이터를 기반으로 영역을 넓히면 새로운 서비스가 창출될 수도 있지만 중소·벤처 기업의 성장을 차단하는 ‘교란 행위자’가 될 수도 있다.

이런 까닭에 이통사들이 통신 서비스라는 본연의 영역에서 혁신을 강화하도록 유도하고 타 산업 진출에는 기존 업체 보호의 관점에서 제대로 된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통신 산업은 전기 수도 가스와 같은 공공재여서 이를 선점한 사기업은 타 기업과의 경쟁에서 절대적 우위를 차지한다.

LG유플러스 농기계 무인제어 시연회에서 농부 김수영 씨가 원격으로 트랙터를 살펴보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이통사가 다른 산업 진출을 위해 전략적으로 제휴한 대표적인 사례는 SK텔레콤이 최근 카카오와 3000억 원 규모의 주식을 맞교환하기로 한 일이다. SK텔레콤과 카카오는 지난 28일 미래 ICT 분야, 콘텐츠, 커머스 등 4개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을 하기로 했다.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택시 호출을 비롯한 교통 분야다. 카카오와 SK텔레콤은 각각 택시 호출 서비스를 하는 이 분야 과점 업체인데 두 회사가 경쟁하지 않으면 실질적인 ‘독점 연합’이 된다. 기존 카카오택시의 영향은 절대적이어서 부산의 택시호출 대표 브랜드인 ‘등대콜’은 카카오택시가 본격화되자 호출 건수가 절반 이상 줄었다고 한다. 카카오는 우회적으로 택시 면허 취득을 통한 택시업에 진출하고 있고 이를 SK텔레콤이 뒷받침하면 택시업에 대기업이 사실상 진출하는 결과가 된다.

내비게이션 시장에서도 카카오 맵(카카오), T맵(SK텔레콤) 외에는 강소기업 맵퍼스의 ‘아틀란’ 정도만 남는다. 카카오와 SK텔레콤이 카카오톡과 이동통신 서비스를 기반으로 융합하면 소비자에게 강력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지만, 소비자 선택권도 그만큼 줄어들 수 있다. 앱을 활용한 렌터카 업체 ‘쏘카’ 자회사인 VCNC의 ‘타다’는 유사 택시업이고 불법성이 강하다는 이유로 검찰이 최근 기소했다. ‘타다’가 불법화되면 택시를 비롯한 모빌리티 업계에서는 ‘SK텔레콤-카카오 연합’이 최대 강자가 된다.

KT 홍보모델들이 KT의 인공지능(AI) 디바이스를 소개하고 있다. KT 제공
이통사들은 자율주행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KT는 최근 현대모비스와 함께 5G 커넥티드 카 기술 시연에 성공했고 향후 자율주행 원격 모니터링 시스템을 함께 구축하기로 했다.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농기계, 굴삭기도 응용 가능하다.

특히 이 분야에서는 LG유플러스가 많은 투자를 한다. LG유플러스는 최근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에서 트랙터 원격제어 시연에 성공한 바 있다. 스마트폰으로 트랙터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증강현실(AR) 매뉴얼을 보며 부품 교체도 직접 할 수 있다는 게 LG유플러스 측 설명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6~20일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시회(ADEX 2019)’에서 무인 굴삭기에 달린 카메라가 작업 현장을 촬영하면 다른 장소에서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는 시연 행사를 마련했다.

SK텔레콤은 또한 ICT 골프 디바이스 제조업체 ‘브이씨’와 함께 5G 초정밀 ICT 사업을 하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두 회사는 연내에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초정밀 위치 측정기를 개발할 예정이다. 골프 거리측정기 분야에는 일부 카메라 업체가 진출해 있는데 이 분야 역시 상황에 따라서는 SK텔레콤이 ‘강자’가 될 수도 있다. SK텔레콤은 30일 KDB 산업은행, 핀크와 손잡고 SK텔레콤 고객에게 최대 연 5% 금리를 제공하는 ‘KDB×T high 5 적금’을 지난 30일 출시했다. 헬로모바일과 같은 알뜰폰 업체가 적금 상품을 내놓았을 때보다 SK텔레콤의 적금 시장 진출의 파급 효과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대형 통신업체의 금융시장 진출은 특히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같은 지방은행의 여·수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KT는 ‘AI 컴퍼니’를 지난 30일 선언했다. 인공지능(AI) 스피커 ‘기가지니’가 최근 200만 명 가입자를 돌파한 데 힘입어 4년간 3000억 원을 투자하고 AI 전문 인력 1000명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KT는 2017년 1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AI TV ‘기가지니’를 선보였고 이 유선 상품을 기반으로 통신 회사에서 탈바꿈해 IT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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