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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일상 속 과학 <6> 자부심 높아진 기생충

기생충 활용해 암 진단하고 비만치료 … 적이 아닌 공생관계로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6-06 18:53:24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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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은 다른 생물체의 몸에 붙어서 살아가는 생물이다. 조용히 살다 가기도 하지만 본체를 괴롭히면서 최악의 경우에는 죽음으로 몰기도 한다.

   
비만치료 연구에 사용된 선모충.
모기가 전염체로 알고 있는 말라리아도 사실 학질을 일으키는 기생충이 발병 원인이다. 이 기생충에 감염된 모기가 사람을 물 때 모기의 침샘에 있던 ‘플라스모디움’이라 불리는 말라리아 원충이 혈액에 유입된다. 이렇게 들어간 기생충이 사람의 간세포로 들어가 이를 죽이고, 적혈구마저 파괴하면서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한다.

더 잔인하게 인간의 뇌를 파먹는 기생충도 있다. 지난 3월 인도에서 10대 소년이 기생충에 감염돼 목숨을 잃었다. 소년은 덜 익힌 돼지고기를 먹었다. 고기 속의 기생충이 소년의 뇌를 손상시킨 것이다. 돼지 내장에 기생하는 유구조충은 갈고리촌충이라고도 하는데 알을 삼킬 땐 장내에서 폐정맥이나 순환계혈관을 따라 전신으로 이동할 수 있다. 뇌나 심장에 전이될 경우 역시 죽음에 이르게 된다.

이처럼 물리쳐야 할 대상인 기생충도 지금은 우리에게 적이자 친구로서 서로의 살길에 도움을 주고 있다. 돼지편충은 크론병 환자의 증상을 개선한다. 크론병은 면역계가 환자 자신의 장벽을 공격해 쉴 새 없이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 크론병 환자가 돼지편충 알을 복용하면 장내에서 부화해 편충이 성장한다. 돼지편충이 장을 공격하면 면역계는 돼지편충을 공격하고, 장벽공격은 중단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면역기능이 조절되는 원리다.

암을 진단하는 기생충도 있다. 선충은 후각이 뛰어나 소량의 물질도 냄새를 맡을 수 있다. 선충 50~100마리를 환자의 소변에 떨어뜨린 뒤 잠시 기다리면 암 환자의 소변에는 선충들이 몰려들고 건강한 사람의 소변으로부터는 멀어진다. 선충은 원래 인간의 소변 냄새를 피하는 경향이 있어, 이러한 선충의 성질을 이용해 간편하게 암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비만치료에 기생충이 활용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방 성분이 많은 먹이로 살을 찌운 쥐에게 기생충을 감염시키고 세포와 혈액의 변화를 조사했다. 그 결과 기생충에 감염된 쥐는 감염되지 않은 쥐에 비해 같은 양의 먹이를 먹어도, 체중이 늘지 않고, 혈액의 중성 지방이 감소했다. 이는 기생충이 장내세균을 늘려 에너지 대사를 높이는 특정 단백질을 증가시켜 살이 빠지기 쉬운 몸으로 변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를 이용해 연구팀은 비만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이처럼 기생충은 예전과 다르게 우리에게 여러모로 도움을 주는 공생관계로 자리잡고 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아 기생충의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변화된 기생충과 숙주의 관계를 생각하고 영화를 감상한다면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이은정 부산과학기술협의회 교육연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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