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생수 감소로 어려운 대학
- 연구개발 여건 열악한 중기
- 인재·신사업 함께 육성 ‘윈윈’
- 지역 특화 전략사업 위주로
- 대학 내 산학연구단지 조성
- 스타트업-우수연구자 연계도

- 7~9일 벡스코서 사례 소개
- 사업 참여업체 제품 알리고
- 투자자 상담 등 부대행사도

부산지역 제조업 분야는 중소·중견기업이 99.9%를 차지한다. 대기업이 거의 없다는 뜻이다. 중소·중견기업은 대기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영세해 연구개발(R&D)에 많은 사업비를 투자하기 어렵다. 그러다 보니 기술 트렌드가 급변하는 4차 산업혁명 파고 속에서 생존경쟁을 힘겹게 벌이고 있다.
이런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기업과 대학이 손을 잡았다. 학생 수 감소로 생긴 유휴공간을 활용해 대학 안에 부산의 미래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는가 하면 대학 연구실과 인프라를 기업에 개방해 대학의 연구성과물이 사업화로 이어지도록 하고 있다.

■중소기업·대학 공생전략

부산시와 부산과학기술기획평가원(BISTEP)은 이처럼 지역 여건에 맞는 ‘부산시 산학협력R&D사업’을 추진하며 성과를 거두고 있다. 부산에 경쟁력을 갖춘 대학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4차 산업혁명의 특성인 초연결성을 제대로 살린 덕분이다.

부산시 산학협력R&D사업은 크게 대학산학연 연구단지(University Research Park·URP) 조성사업, 지역특화 기술개발·확산 개방형연구실 운영사업(BOL), 지역 우수연구자 기업연계 (Research and Business Development·R&BD)사업 등 세 가지. 부산시 정옥균 과학서비스금융과장은 1일 “부산시 산학협력R&D사업은 지역 대학과 기업의 동반성장을 위해 협력체계를 구축해 지역 주도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산업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부산시 산학협력R&D사업은 지역수요에 기반해 지역 주도로 이뤄지는 첫 사례여서 다른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시는 사업 성과를 공유하고 확산하기 위해 오는 7~9일 해운대구 벡스코 1전시장에서 열리는 ‘2018년 산학협력 엑스포’ 때 연계행사로 ‘부산시 산학협력R&D사업 데모데이’를 마련한다.

행사를 준비 중인 비스텝 기획평가팀 전민홍 선임연구원은 “데모데이는 부산시 산학협력R&D사업에 참여하는 창업기업, 중소기업의 데모 제품과 사업모델, 개발 중인 신산업 기술을 투자자와 일반인에게 전시하고 소개하는 자리”라며 “이를 통해 참여 기업은 투자자와 상담하고, 부산시민은 시 산학협력R&D사업을 직접 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산학연 연구단지(URP) 조성

대학산학연 연구단지(URP) 조성사업은 대학이 부산의 차세대 신성장 동력의 중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대학 내 유휴공간에 산·학·연·관 연구단지와 부산의 미래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해 지역인재 육성과 고용 창출로 청년실업을 해소하자는 게 사업 목적이다.

부경대가 2015년 7월 해양 자원을 발굴, 시추, 생산하는 활동에 필요한 장비와 설치를 포함한 해양플랜트에 특화한 URP 사업 대상자로 처음 선정된 데 이어 동아대와 부산대 컨소시엄(부산대·인제대·고신대·동아대 대학병원)이 2016년 7월 ICT 메카트로닉스와 의생명과학 URP 사업 대상자로 각각 뽑혔다. 부경대 URP는 해양경제특구의 거점이자 침제된 부산 건설의 ‘불쏘시개’ 역할을 한다는 비전을 세웠다.

동아대 URP는 정보통신기술, 기계. 전자 등 지능형 기계전자 시스템을 활용해 사하구 신평·장림공단 고도화 사업과 연계할 수 있는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보급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부산대 URP는 의료기기 및 항노화·고령친화기기, 의료생명과학을 포함한 바이오헬스산업에 특화해 부산형 메디컬 사이언스파크를 조성하고 병원 중심형 원스톱 서비스를 구현할 계획이다.

사업비는 2015년 8월부터 2020년 2월까지 300억 원. 주요 실적을 보면 고용 창출 224명, 기업 유치 81개 사, R&D 과제수행 152건, 기술이전 및 상품화 152건이다. 이 URP사업은 산학협력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인재 양성을 위해 부산시가 자체적으로 추진했지만 최근 교육부가 국비사업으로 추진하며 전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특화 기술개발·확산 개방형연구실 운영사업

지역특화 기술개발·확산 개방형연구실 운영사업은 지역 대학의 연구 결과물을 개방해 지역 기업의 기술혁신을 촉진하고, 대학 내 우수 연구실을 연계·융합해 창의적 연구 기반을 확충하며, 지역특화 신성장동력을 창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시장지향형연구실과 융합형연구실 등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시장지향형연구실은 연구실과 기업 간 컨소시엄을 구성해 대학 연구실에서 개발된 기술 중 시장창출 파급효과가 큰 기술의 사업화를 지원한다. 융합형연구실은 연구실-연구실 또는 연구실-연구실-기업 간 컨소시엄을 꾸려 부산의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기 위한 융합 연구와 실험을 지원한다. 신라대 식품미생물연구실과 삼양씨푸드(주)는 올해 시장지향형 연구실 사업 대상자로 선정돼 ‘명란 대중화를 위한 응용제품 개발 및 상품화’를 추진했다. 와인 명란, 직화구이 명란, 명란 드레싱을 출시했다. 이에 따른 신규 매출 2억 원, 고용 창출 4명의 효과를 거뒀다.

이 사업은 대학 R&D의 효율성을 끌어올려 지역경제 발전을 위한 선순환 체계를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10개 컨소시엄이, 올해 12개 컨소시엄이 부산시 개방형연구실로 지정됐다. 사업비는 연간 25억 원으로, 한 과제에 2억 원 안팎이 지원된다. 비스텝 김병진 원장은 이 사업 기대 효과에 대해 “대학 연구 결과물을 개방하고 사업화를 유도함으로써 지역 중소기업의 기술혁신을 촉진해 기업 경영여건 개선에 도움을 주고 나아가 지역특화산업을 키워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우수연구자 기업연계 R&BD

지역 우수연구자 기업연계 R&BD사업은 지역 스타트업 기업과 신진 연구자의 사업화 연계 연구개발(R&BD) 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스타업 연계형과 창의선도형이 있다. 올해 시작된 이 사업의 사업비는 연간 5억 원이고, 8개 컨소시엄이 선정돼 과제당 7000만 원 안팎을 지원받았다. 맥한신소재와 부경대 양현경 교수는 스타트업 연계형 사업에 선정돼 커피 폐기물을 이용한 다공성 방열체(Heat sink) 개발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부산시 산학협력R&D사업] 이미지 크게 보기 click

오상준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