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와이파이 기반 공기청정기
- 앱으로 밖에서도 집안 상태 확인 가능
- KT, 공기질 데이터 수집·제공프로젝트
- 6대 광역시에 분 단위 측정기 설치 등
- 아파트 등에 한정된 기술 적용범위 확대

4차 산업의 핵심 정보통신기술(ICT)인 사물인터넷(IoT)이 미세먼지를 잡는 ‘해결사’로 나섰다. 지난겨울 유독 기승을 부린 미세먼지와 황사가 봄을 맞아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주요 ICT 업체들이 IoT 관련 제품 및 솔루션을 앞다퉈 내놓고 있는 것이다. 주로 자동차와 아파트 단지 등에 한정돼 온 IoT 기술의 적용 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로도 분석된다.

	KT 학생 모델이 ‘에어 맵 코리아’ 관련 IoT 앱을 소개하고 있다.

■ IoT로 초미세먼지 없앤다

국내 업체들이 출시했거나 출시 계획을 밝힌 미세먼지 관련 IoT 제품은 공기청정기와 에어컨, 공기질 측정기 등으로 요약된다. IoT는 특정 사물에 센서를 부착한 뒤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각종 데이터를 주고받는 지능형 서비스다.

삼성전자는 IoT 기능이 적용된 ‘블루스카이 4000’ 출시 계획을 지난달 26일 발표했다. 이 제품은 와이파이(WiFi) 연결을 기반으로 한 벽걸이형 공기청정기다. 삼성전자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인 ‘스마트 싱스(Smart Things)’를 이용해 외출 중 집안 공기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0.3㎛(마이크로미터)의 미세한 유해 물질까지 제거하거나 필터의 교체 주기를 확인하는 것도 가능하다.

KT는 최근 100억 원 규모의 ‘에어 맵 코리아(Air Map Korea)’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미세먼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공기질 데이터 수집 및 제공에 나선다는 게 주요 골자다. 여기에는 KT의 각종 ICT 인프라가 활용된다. 이 중 핵심 기술은 IoT다. KT는 전국에 있는 자사 통신국 4000곳과 부산을 포함한 6대 광역시 주요 거점에 IoT를 기반으로 한 ‘공기질 측정기’를 설치한다. KT 관계자는 “이 측정기는 초미세먼지, 휘발성 유기화합물, 이산화탄소, 습도 등 6가지 데이터를 분 단위로 측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IoT, 이젠 특정 분야 기술 아니다

중소 업체들의 제품도 눈길을 끈다. 대유위니아는 IoT 기능이 탑재된 ‘2018년형 위니아 에어컨’을 다음 달 9일까지 예약판매한다. 이 제품은 외출 상태에 있는 사용자가 모바일 앱을 통해 바람의 세기 등을 조절하거나 멈추게 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IoT의 특성이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바람을 측면 방향으로 내보내 사용자가 찬바람을 직접 맞지 않도록 한 ‘둘레바람’ 기능도 있다.

스마트 공기모니터 개발사인 어웨어(Awair)는 기업용 공기 개선 솔루션인 ‘어웨어 옴니’를 지난달 말 출시했다. 초정밀 센서를 탑재한 이 솔루션 역시 IoT가 기반이다. 빌딩 전체의 온도·습도, 이산화탄소, 초미세먼지 등을 측정한 뒤 사용자에게 공기질 개선 방안을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주요 업체의 미세먼지 관련 제품 출시는 IoT 기술을 활용해 공기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개인 맞춤형 솔루션을 제시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를 놓고 IT 업계에서는 “국내 IoT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는 것과 맞물려 이제는 IoT가 특정 분야에 한정된 기술이 아닌, 실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기술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 3조3000억 원이었던 국내 IoT 시장 규모는 2020년 17조1000억 원으로 5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이 기간 연평균 증가율은 38.5%에 달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자료를 봐도 국내 IoT 업체들의 총매출액(내수+수출)은 2016년 5조8000억 원에서 지난해 7조1600억 원으로 23.4% 급증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