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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 쏘는 과학] 멸종위기 자카스 펭귄의 사냥 본능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7-12-21 18:36:59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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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 하면 춥고 얼음만 가득한 남극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런데 펭귄 중에는 따뜻한 지역에서 사는 종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아프리카에 사는 자카스펭귄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볼더스 비치를 비롯해 아프리카 남부 해안과 섬에 서식한다. 10~20도의 따뜻한 해류에서 정어리와 멸치, 오징어 등을 주로 먹으며, 몸길이는 35~60㎝로서 남극 펭귄보다 훨씬 작다. 또한, 다른 펭귄과 달리 암컷의 몸집이 수컷보다 큰 특징을 지닌다.

예전에는 볼더스 비치에서 관광객들이 자카스펭귄과 함께 수영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도록 한다. 개체 수 감소로 2010년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카스펭귄은 불과 2세기 전만 해도 500만 마리의 개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재는 90%가 줄어들어 5만 마리밖에 남아 있지 않다. 이 펭귄의 알이 특히 맛있어 남획된 데다 기후변화로 바닷속 먹잇감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최근 각국의 연구기관과 해양학자들은 자카스펭귄의 멸종을 막기 위해 다양한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자카스펭귄의 새로운 행태가 밝혀졌다.

여러 기관에 소속된 남아프리카 연구팀은 자카스펭귄의 개체 수가 지난 수십 년간 심각하게 줄어들고 있는 점을 감안해 펭귄의 먹이 습관을 자세히 연구하기로 했다. 우선 그들은 12마리의 펭귄에 소형 카메라를 부착해 촬영된 영상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자카스펭귄이 더욱 효율적으로 먹이를 사냥하기 위해 물고기를 한쪽으로 몰아서 협력 사냥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처럼 먹이 몰이를 통해 협력 사냥을 하는 해양동물로는 돌고래가 있지만, 펭귄에게서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영상 자료 속의 펭귄들은 66%의 시간은 혼자 먹이를 찾았고, 나머지 34%의 시간은 다른 펭귄들과 함께 먹잇감을 한쪽으로 몰아 협력해서 사냥하는 행동을 보였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 10월 과학저널 ‘로얄 소사이어티 오픈 사이언스’에 발표됐다.

연구진은 해양 생물량 감소 및 펭귄 개체수 감소가 그들의 사냥법을 이렇게 변화시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펭귄이 공동 사냥을 하기 전에 서로 의사소통함으로써 사냥 계획을 세운다는 사실이다. 자카스펭귄은 6가지의 서로 다른 소리를 통해 의사소통한다는 사실이 2014년에 밝혀진 바 있다. 이탈리아 토리노대학의 연구진이 토리노동물원에 사는 자카스펭귄 48마리를 104일 동안 관찰한 결과, 새끼 펭귄은 음식을 달라고 부탁하는 2종류의 소리를 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성인 펭귄은 다른 동료와 분리되었을 때나 영역 다툼을 할 때, 짝짓기 기간에 짝을 찾거나 찾았을 때 각각 4가지 다른 소리를 통해 의사소통을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펭귄을 자카스(Jackass· 수컷 당나귀)라고 부르는 이유는 이들이 짝을 찾았을 때 내는 소리가 당나귀들이 내는 킁킁거리는 소리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성인 펭귄은 이처럼 협력 사냥을 통해 먹잇감을 찾도록 발전한 데 비해 둥지를 막 떠난 청소년 자카스펭귄 무리는 최근 해양 환경의 변화로 ‘생태학적 덫’에 빠져 먹이를 더욱 찾기 힘든 상황에 놓여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생태학적 덫(Ecological trap)이란 생물이 서식지 선택 과정에서 더 낮은 질의 서식지를 선택하게 되는 상황을 의미한다.

영국 엑스터대학 등의 국제 공동연구진은 자카스펭귄 번식지 8곳에서 54마리의 어린 펭귄에게 위성추적장치를 부착했다. 연안 번식지의 군집을 벗어나 대양으로 향한 어린 개체들은 바닷속 식물성 플랑크톤 등을 단서로 먹이가 풍부한 곳으로 이동하기 마련이다. 기후변화로 해양환경이 바뀌면서 펭귄들이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선택한 곳에는 더는 먹이가 남아 있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이성규 과학칼럼니스트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한국과학창의재단(사이언스타임즈)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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