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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쥐도 더 큰 이익·공생 위해 규칙 만들어 지킨다

한 마리씩 들어갈때 보상받는 방…서로 먼저 들어가려 싸우기보다 자신의 차례 기다리는 모습 관찰

  • 국제신문
  •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
  •  |  입력 : 2017-11-09 19:06:56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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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초과학硏, 네이처지에 게재
- 동물의 사회적 행동연구 도움

생물은 한정된 자원을 두고 흔히 다른 개체와 갈등 상황에 놓인다. 피해 비용과 스트레스가 뒤따르는 경쟁 외에 해결 방법은 없을까. 게임이론은 갈등 상황에서 규칙을 만들고 질서를 지킴으로써 서로의 이익을 늘릴 수 있다고 말한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눈앞에 놓인 이익을 참고 질서 있게 규칙을 지켜 장기적으로 더 큰 이익을 얻으려는 생쥐의 행동을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동물이 사회적 이해관계 속에서 비용과 이익을 어떻게 따지고 행동하는지에 관한 이해를 넓혀줄 것으로 기대된다.
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은 생쥐 한 쌍이 뇌 자극에 의한 쾌감을 얻기 위해 갈등을 겪는 실험을 고안했다. 이 쾌감은 중독성이 없고 생쥐가 매우 선호하는 보상이다. 실험을 위해 가운데 구역(실험 시작 구역)과 좌우 양쪽 구역(보상받는 구역)이 구분된 우리(Cage)를 제작했다. 쾌감은 생쥐 머리에 씌운 헤드셋에 적외선을 쬐는데, 보상행동 조절과 관련된 뇌신경(내측전뇌다발)에 전기 자극을 무선으로 전달하는 방식이다. 생쥐 한 쌍이 함께 가운데 구역에 들어갔을 때 1회차 실험이 시작된다. 우리의 좌우 보상구역 벽면에는 각각 LED(발광다이오드) 조명이 하나씩 설치돼 있는데, 무작위로 한쪽씩 켜졌다가 꺼진다. 조명이 켜진 쪽 보상구역에 들어간 생쥐는 5초간 쾌감 자극을 받을 수 있다. 다른 생쥐가 따라 들어오면 쾌감 자극은 그 즉시 멈춘다. 여러 차례 훈련을 통해 생쥐들은 가운데 구역에 동시에 들어갔을 때 좌우 보상구역 중 한 곳에 조명이 켜진다는 점, 조명이 켜진 쪽의 보상구역으로 가야 쾌감자극을 받을 수 있다는 점, 상대방이 뒤늦게 보상구역으로 들어와 침범하면 자신이 받고 있던 쾌감 보상이 중단된다는 점을 인지하게 된다. 두 생쥐가 다시 가운데 구역으로 진입하면(협동행위) 다음 회차 실험이 시작된다.

여러 회차를 반복하며 실험한 결과, 연구진은 생쥐들이 쾌감을 얻기 위해 좌우 보상구역에 몰려다니면 오히려 정해진 시간 내 쾌감자극을 받을 기회가 줄어듦을 인지하고, 두 곳의 보상구역을 서로 나눠 맡는 행동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예를 들면 한 생쥐가 왼쪽 보상 구역에서 쾌감을 받을 때, 다른 생쥐는 그 구역에 진입하지 않고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다가 오른쪽 보상구역에 조명이 켜지면 오른쪽 구역으로 가서 보상을 얻는 식이다. 연구진은 보상구역을 할당해 상대의 보상 기회를 방해하지 않고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행동 패턴을 생쥐가 만든 ‘사회적 규칙’으로 파악했다. 실제 실험 생쥐 19쌍 중 60.5%(38마리 중 23마리)가 훈련을 통해 이런 사회적 규칙을 지켰다.

생쥐마다 보상을 얻는 요령을 숙지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달랐지만, 실험 회차가 거듭될수록 생쥐는 보상구역을 할당하고 상대를 방해하지 않는 사회적 규칙을 더 잘 지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규칙 준수, 즉 신뢰에 기반을 둔 협동이 장기적으로는 모두에게 더 많은 보상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학습했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생쥐가 규칙을 지키는 행위가 생쥐의 몸무게나 친밀도, 학습능력, 혹은 습관적 방향 선호 같은 요인과 무관함을 증명해 연구의 신뢰성을 높였다. 신희섭 단장은 “규칙을 무시하는 것이 단기적으로 이익이 될 수 있음에도 장기적으로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방법을 택하는 생쥐 행동은 인간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온라인판에 지난 8일 게재됐다.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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