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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 쏘는 과학] 부산~서울 16분…한국형 ‘꿈의 열차’(하이퍼루프) 개발 시동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7-08-31 19:25:58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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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로를 실제로 주행한 세계 최초의 증기기관차는 1804년 영국의 기술자 트레비식이 만든 페니다랜 호다. 이 기차는 승객 70명과 화물 10t을 싣고 선로 18㎞를 시속 9㎞로 달리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선로가 무게를 견디지 못해 파손돼 운행되지는 못했다. 5년 후 트레비식은 시속 19㎞로 달릴 수 있는 증기기관차를 선보였다. 그는 ‘누가 나를 잡을 수 있나’라는 뜻의 ‘캐치미후캔(Catch me who can)’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한국형 하이퍼루프 이미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제공
기차의 상업화 시대를 여는 데 성공한 이는 영국 발명가 조지 스티븐슨. 뉴캐슬에 기관차 공장을 세운 그는 1825년 9월 27일 세계 최초의 여객용 철도를 개통했다. 그가 제작한 로커모션 호는 객차 28량과 화차 6량을 싣고 시속 20㎞로 달렸다.

우리나라에서 기차가 처음 운행된 것은 1899년 9월 18일. 이 열차는 노량진과 제물포를 잇는 경인선 구간 33.2㎞를 1시간 40분 만에 주파했다. 당시만 해도 서울에서 인천까지 왕복으로 꼬박 하루가 걸리던 길을 단숨에 오가는 모습을 보고 구경꾼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후 열차 속도는 눈부시게 개선됐다. 1964년 개통한 일본 신칸센은 세계 최초 고속철도로 도쿄~오사카 구간을 시속 270㎞로 달렸다. 2004년 4월 개통한 KTX는 부산~서울을 최대 시속 300㎞로 2시간 30분 만에 주파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단 16분 만에 도달하는 신개념 교통수단이 개발되고 있다. 시속 1200㎞를 목표로 하는 ‘하이퍼튜브 익스프레스(Hyper Tube eXpress·HTX)가 그 주인공. 비행기가 시속 800㎞ 속도로 운항하니 그보다 1.5배 빠른 셈이다.

현재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을 포함해 6개 정부 출연연구기관(교통연구원, 기계연구원, 전기연구원, 철도기술연구원, 전자통신연구원)과 2개 대학(유니스트, 한양대) 등 8개 기관이 지난 1월 17일 HTX 개발을 위해 협약을 맺었다. HTX의 원조는 하이퍼루프.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구상해 널리 알려진 하이퍼루프는 0.1%라는 거의 진공에 가까운 직경 3m 튜브 안으로 승객 20~30명을 태운 캡슐형 열차가 음속(1220㎞)과 비슷한 속도로 달리는 미래 교통수단. 진공 튜브 안 레일에는 도체판이나 코일을 깔아 자기장을 발생시켜 캡슐형 열차가 1~2㎝ 높이로 떠서 달리게 된다. 튜브 안을 진공으로 만드는 이유는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해서다. 공기 저항은 속도의 제곱만큼 커지므로 지상에서 초음속을 내기 위해서는 진공에 가까워야 한다. 여객기가 상공에서 초음속으로 비행하는 것은 그곳의 공기 밀도가 지상보다 훨씬 낮기 때문이다. 자기부상 방식을 도입한 것 역시 레일의 마찰을 없애 속도를 최대한 높이기 위해서다.

하이퍼루프는 빠른 속도 이외에도 장점이 많다. 선로 위에 떠서 움직이므로 소음과 진동이 적고, 운행 간격도 철도보다 훨씬 촘촘하게 배치할 수 있다. 하이퍼루프를 본격적으로 개발 중인 미국 민간기업 하이퍼루프 트랜스포테이션 테크놀로지(HTT)는 캡슐형 열차를 30초마다 출발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건설비와 운송요금 등 경제성도 뛰어나다. 미국 로스엔젤레스(LA)~라스베이거스 구간 고속철 건설 비용이 127억 달러가 드는 데 비해 LA~샌프란시스코 구간 하이퍼루프 건설 비용은 75억 달러로 추산된다. 운송요금도 고속철은 LA~라스베이거스 왕복에 89달러인데 하이퍼루프는 LA~샌프란시스코 왕복 요금이 60달러다. 하이퍼루프는 선로 지붕에 태양열 집광판을 설치해 동력을 얻는 친환경 운송수단이므로 연료비가 거의 들지 않기 때문이다. 빠른 속도로 움직이지만 튜브마다 진공상태를 통제함으로써 사고가 발생해도 튜브가 구간마다 분리돼 빠른 공기 주입과 승객 대피를 할 수 있다.

지난달 말 또 다른 개발사인 미국 하이퍼루프원은 네바다 사막에서 행해진 하이퍼루프 프로토 타입 시험주행에서 최고 시속 309㎞를 기록했다. 경쟁사인 HTT는 내년에 테스트 트랙 1.5㎞를 완공하고 3년 안에 세계 최초로 길이 200㎞ 트랙을 완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성규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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