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가족 감사 인사에 가슴 먹먹”

‘Thanks for 772’ 프로젝트는 나라를 위해 몸 바친 천안함 용사들에 대한 기억을 나누는 프로젝트다. 천암함 기억 배지를 판매하고 그 수익금으로 ‘1 for 1‘ 캠페인을 한다. 누군가가 배지 하나를 구매하면, 다른 시민에게 배지 한 개가 무료로 전달되는 방식이다. 배지 나눔은 페이스북 페이지 ‘Thanks for 772’, 홍대 인근 걷고 싶은 거리, 인천 글로벌캠퍼스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진행된다.

최민(왼쪽) 양과 이수윤 양이 해군 수병 정모를 쓴 장병을 형상화 한 ‘천안함 기억 배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772 프로젝트는 이수윤(18) 양과 최민(18) 양이 각각 디자인과 총괄 진행을 맡아 하고 있다. 이 두 사람은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이다.

21일 최민(대동 세무고 2학년) 양은 “더 많은 사람들이 천안함 피격 사건을 기억하게 하기 위해서는 이 방식이 적합하다고 생각해 캠페인을 기획하게 됐다”며 “배지 포장이나 오프라인 나눔을 할 때 친구들이 많이 도와줘서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최 양은 “영화 ‘연평해전’을 관람한 것이 캠페인을 구상하게 된 계기”라고 설명했다. “당시 순국하신 분들 덕분에 우리가 안전한 오늘을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2010년 3월 26일 ‘천안함 피격사건’을 잊고 있죠. 순국한 분들을 위해 뭐라도 해야 겠다고 마음먹은 이유입니다.”

하지만 두 학생은 용기가 없어서 선뜻 행동을 하기가 쉽지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들의 수요 시위, 촛불집회 등에서 행동하는 또래 청소년을 보고 자극을 받아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었다. 배지 판매 수익금 772만 원은 순직 해군 유자녀의 교육을 위해 설립된 ‘바다사랑장학 재단’에 기부됐다.

최 양은 “많은 분들이 Thanks for 772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져 주셔서 1 for 1 캠페인을 진행하고, 큰 금액을 기부할 수 있었다”면서도 “처음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주위에서 ‘시기가 너무 지났다’, ‘다른 사람들에게 욕을 먹을 수도 있다’ 등 우려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남에게 욕을 듣는 것이 두려워서 추모 활동을 하지 않는 것도, 추모 활동을 욕하는 것도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부모님이 열렬히 지지해주셨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는 많은 분들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프로젝트를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을 묻자 최양은 “학업과 병행하며 일을 하는 게 육체·정신적으로 쉽지 않았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주말이면 9시간씩 배지 포장을 하고, 쉬는 시간마다 구매 문의에 답변해야 해서 몸이 힘들었다. 페이스북 페이지로 보낸 욕설 메시지나 기사에 달리는 악플을 보면서 울기도 많이 했다”고 어려웠던 시간을 떠올렸다.

하지만 활동을 응원해주는 이들도 많았다. 특히 최 양은 대전 현충원에서 진행된 서해 수호 55용사 흉상 부조 제막식 날 천안함 유가족들로부터 감사 인사를 받은 때를 잊을 수 없다. 그는 “감사의 말씀을 듣는 순간 가슴이 먹먹했다. 좋게 봐주셔서 저희가 더 감사하다는 말밖에 달리 드릴 말씀이 없었다”고 당시의 심경을 전했다.

최 양은 또래 친구들에게 “누구나 내가 잘 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 때문에 묻어둔 꿈이 있을 것이다. 커다란 세상을 다 바꿀 수는 없지만, 작은 행동을 통해 작게나마 변화를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그 작은 변화를 위해 시작하지 않으면 꿈은 영원히 목표가 될 수 없다. 조금 용기 내서 모두 원하는 목표를 꼭 이루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최 양과 이 양은 ‘Thanks for 772’ 프로젝트의 1·2차 배지 판매를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이달 셋째 주 3차 배지 판매 시작을 앞두고 있다. 3차 배지 판매는 페이스북 페이지(https://www.facebook.com/Thanksfor772)를 통해 진행된다. 이윤경 학생기자 대덕여고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