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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 쏘는 과학] 졸음운전 사고막는 긴급제동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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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7-07-27 19:13:58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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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자가용으로 고향을 다녀왔던 전모(41) 씨는 아직도 고속도로에서 일어났던 사고만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해진다. 바로 옆 차선에 서있던 승용차가 뒤에서 따라오던 대형 트럭에 부딪치는 사고를 목격했기 때문이다. 다른 추돌 사고와 마찬가지로 운전자가 졸음운전을 해서 벌어진 것 같다고 여긴 전 씨는 차량에 ‘자동긴급제동장치’만 장착됐더라면 사고를 막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자동긴급제동장치는 전방에 있는 차량이나 보행자와 추돌이 예상될 경우 이를 차량이 자동으로 인식해 실시간으로 브레이크를 작동시켜 피해를 최소화하는 안전장치다. 차량에 달린 카메라나 레이더로 전방 상황을 분석한 뒤 추돌 가능성이 있는 거리에 도달했음에도 운전자가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자동차가 스스로 속도를 줄이거나 브레이크를 통해 정지하도록 설계됐다. 긴급제동의 경보 단계는 일반적으로 ▷1차 전방주의 ▷2차 추돌주의 ▷3차 긴급제동 등 3단계로 구분된다.
카메라와 레이더가 융합된 자동긴급제동장치의 원리. 현대자동차 제공
실제 교통안전공단이 자동긴급제동장치를 실험한 결과 자동 센서가 전방을 감지해 충돌 위험요소를 감지한 경우 충돌 예정 1.8초 전에 핸들이 진동하거나 경적 소리를 내며 운전자에게 경고 알람을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에 참여한 공단 관계자는 “자동 브레이크가 설정되면 0.8초 만에 시속이 20㎞까지 떨어지게 되는데, 이는 운전자가 온 힘을 다해 급브레이크를 밟았을 때보다도 더 큰 감속 폭”이라고 설명했다.

자동긴급제동장치는 1955년 미국의 휴즈연구센터 소속 과학자들이 연구한 ‘전방충돌회피(Forward Collision Aboidance)’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당시 연구진은 레이더 시스템을 차량 전면부에 부착한 뒤 전방에 있는 물체가 가까워지게 되면 이를 청각과 촉각으로 알리는 방식으로 기술을 개발했다. 소리와 진동을 운전자에게 전해 속도를 줄일 수 있도록 조치하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었다. 이때부터 긴급제동시스템은 레이더 및 카메라를 혼합해 사용하는 방식으로 발전했고, 그 이후 레이저 광선이 시스템에 활용되면서 레이저를 기반으로 하는 레이더 시스템인 라이더(Ridar) 방식이 병행해 사용되고 있다. 라이더 방식은 레이저 광선을 쏘아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앞차와의 거리를 계산하는 방식으로, 낮은 속도와 짧은 거리에서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이에 반해 레이더 및 카메라 혼합 방식은 음파를 쏘거나 카메라를 통한 전방 주시로 브레이크 시스템을 조작하는 방식으로, 빠른 속도로 달릴 때와 측정 거리가 길 때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2000년대 초반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조사한 자동긴급제동장치의 안전성 여부에 관한 연구를 보면 자동긴급제동장치를 적용하면 차량 추돌사고가 40%나 감소하고, 연간 교통사고도 20%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효과로 미국은 오는 2022년까지 수동변속 차종을 제외한 모든 신차에 자동긴급제동장치를 기본적으로 장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유럽연합(EU)은 2015년부터 운행 거리가 긴 상용차에 자동긴급제동장치를 의무화했다.

우리나라도 지난 해 영동고속도로에서 발생한 고속버스 5중 추돌사고 및 올해 경부고속도로에서 일어난 추돌사고를 계기로 자동긴급제동장치 장착 의무화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행히 지난 1월부터 새로 개발되는 대형차에는 자동긴급제동장치 도입을 의무화했다. 현재 운행 중인 15만 대 이상의 트럭과 버스는 자동긴급제동장치 장착 의무가 없다. 제어장치 장착을 위해서는 버스 기준 2000여 만 원의 비용이 들어 운송업체는 난색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언제 발생할지 모를 대형 참사를 막기 위해서는 우선 적은 비용으로라도 가능한 것부터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예를 들면 앞 차량과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졌을 때 운전자에게 경고음을 보낼 수 있는 저비용 장치라도 시급히 보급하자는 것이다.

김준래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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