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연물질에 빛 쬐어 암세포 제거
- 고신대병원 김성원 교수팀 성공

- 악성림프종 면역치료 병행
- 부산대병원 신호진 교수 선봬

종전 항암 치료법의 한계를 극복한 차세대 암 치료법이 잇달아 나왔다. 암 치료는 일반적으로 수술, 항암제 투여, 방사선 치료로 이뤄진다. 하지만 이들 치료법은 암세포뿐 아니라 멀쩡한 일반 세포에도 영향을 미친다. 암 환자들은 항암 치료 과정에서 인체에 정상적인 면역 기능이나 다른 기능이 떨어지는 부작용으로 고통을 겪기도 한다.
■암세포만 골라 죽이는 나노물질

미래창조과학부는 27일 서울대 화학부 민달희 교수팀이 암세포만 골라 죽인 뒤 사라지는 나노물질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민 교수팀은 빛에 반응하는 광감작제를 활용해 ㎚(나노미터·1㎚는 10억 분의 1m) 크기의 '기능성 2차원 광감각제-나노시트 복합체'를 개발하고 동물실험을 통해 암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일부 암은 현재 '광역동 치료'를 한다. 빛을 쬐면 활성산소가 발생해 암세포를 죽이는 광감작제를 환자에게 주입한 뒤 빛을 쪼여 암세포를 죽이는 방식이다. 그러나 광감작제가 남아 햇볕과 반응하면 피부가 손상되는 부작용이 있다. 이번에 개발된 복합체는 광감작제를 종전의 10분의 1만 넣어도 되고 암세포만 골라 죽인 뒤 체내에서 분해되기 때문에 부작용이 없는 게 특징이다. 이 연구는 응용화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2D 머티리얼즈'에 실렸다.

■안전한 아스타잔틴 광열치료법

고신대복음병원 이비인후과 김성원 교수팀이 부경대 의공학과 강현욱 교수와 공동으로 해양에서 유래한 '아스타잔틴'을 활용한 새로운 '광열 치료법'을 내놓았다. 광열 치료는 빛으로 암세포를 죽이는 방식이다. 종전 광열 치료는 광열 소재가 암 부위로 정확하게 전달되는 데 한계가 있고, 다른 장기에까지 독성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었다. 아스타잔틴은 해양 미세 조류나 갑각류 등에서 유래한 천연색소물질이자 생체 안전성을 확보한 항암 및 항염증 물질이다. 김 교수는 "아스타잔틴에 빛을 쬐면 선택적 광 흡수로 열이 발생하고, 이런 열이 암세포를 공격한다. 이때 올라가는 열의 온도는 주변 정상조직에는 영향을 거의 미치지 않아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팀은 동물 모델의 종양 조직에 아스타잔틴을 투입해 빛을 쪼여 광열을 통해 암 조직을 괴사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는 해양수산부가 지원하는 해양융복합 바이오닉스 소재 상용화 기술개발 연구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고, 과학학술지인 'PLOS ONE'에 게재됐다.

■노인 림프종 면역치료 병행 효과

부산대병원이 활동력과 장기 기능이 떨어져 항암 치료를 견디기 어려운 노인 악성림프종 환자에게 면역치료를 병행해 효과를 보고 있다.

부산대병원 신호진 조혈모세포이식센터장(혈약종양내과 교수)은 "혈액암의 일종인 악성림프종을 앓는 65세 이상 노인 환자 85명에게 항암화학요법 비중을 줄이고 면역치료를 병행해 치료한 결과 환자 90%에서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신 센터장은 이 치료법으로 3년간 병이 악화하지 않을 확률은 72%, 3년간 생존율은 83%라는 연구 결과를 국제암학술지인 '암 항암요법지'에 실었다. 악성림프종은 2000년대 초반 맙테라라는 면역치료제가 개발되면서 치료 성적은 크게 향상됐지만 완치율은 50%를 웃돌고 65세 이상 노인 환자의 치료 성적은 저조하다.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