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존 촉매 백금 가격의 4% 수준
- 물로 달리는 자동차 시대 성큼

지구 온난화로 전 세계가 친환경 대체에너지 개발에 한창인 가운데 국내에서 물을 사용해 경제적으로 주행할 수 있는 자동차 개발을 촉진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이 신기술은 휘발유 등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수소를 생산하는 물 분해 촉매인 백금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백종범 교수팀이 금속의 일종인 루테늄(Ru)과 2차원 유기구조체 'C₂N'을 합성해 새로운 물 분해촉매 'Ru@C₂N'을 만들었다고 16일 밝혔다. 현재 상용화 단계에 있는 수소연료차는 수소와 산소가 만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기를 동력원으로 사용한다. 이번에 개발된 촉매를 이용하면 수소를 경제적·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기름 대신 물을 연료로 사용하는 자동차 개발도 앞당길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종전에는 메탄가스에 수증기를 섞어 고온고압으로 처리·분리해 수소를 얻는데, 이 과정에서 탄소도 배출돼 환경오염 소지가 있다. 물 분해촉매로는 백금이 널리 쓰이지만 1g 가격이 7만8000원으로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백금을 대신할 촉매를 찾으려고 벌집 모양의 유기구조체 'C₂N'에 루테늄, 코발트, 니켈, 납 등을 합성해 실험하던 중 루테늄을 사용했을 때 백금 촉매와 거의 비슷한 효율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루테늄과 'C₂N'을 합성한 'Ru@C₂N'이 백금 촉매에 버금가는 성능으로 물(H₂O)에서 수소(H)와 산소(O)의 결합력을 약화시킨 것이다. 염기성 물에서는 백금과 비교해 더 높은 효율을 보였다. 루테늄 가격은 백금의 4%에 불과하다. 백 교수는 "효율, 내구성, 가격경쟁력 등 세계 최고 성능의 물 분해촉매를 개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 성과는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에 실렸다.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