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합차가 학생들 덮친 사건도
- 사상구 단속 미흡…개선 목소리

부산지역 등하굣길이 혼잡한 차량과 불법 주정차 때문에 학생들이 사고를 당하기 쉬운 위험지대가 됐다. 안전한 통학로를 위해 스쿨존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주로 초등학교와 유치원을 대상으로 해 중·고등학교 통학로 개선에는 효과가 없는 것이다.

부산 사상구의 한 학교 등하굣길에서 귀가 중인 고등학생이 인도를 침범한 불법 주차 차량과 건물 사이를 지나가고 있다.

9일 학생기자단의 취재 결과 일부 학교 인근 도로의 경우 등하교 차량에 의한 혼잡과 사고 위험이 심각했다. 대표적인 장소는 부산 사상구 대덕여고 앞길이다.

이 길은 학생들 사이에서는 '공포의 등하굣길'로 불린지 오래지만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2008년 대덕여고에서는 차로와 인도 구분이 없는 통학로에서 승합차가 학생들을 덮쳐 대형 참사가 일어나기도 했다.

학교 근처 인도 일부 공간은 불법 주·정차 차량과 상인의 물건이 점령해 학생들은 그사이를 힘겹게 지나가거나 아예 차량이 오가는 차도를 걷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특히 학생들이 땅거미가 진 하교 시간에 주차장을 방불케 하는 인도를 걸으며 움직이는 차량을 피해야 했다.

김모(대덕여고2) 학생은 "등하굣길에 친구와 나란히 걷는데, 불법주차 때문에 차도를 걷게 되는 경우가 많다.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담당 구청인 사상구는 불법 주정차에 대한 수시 단속 대신 천편일률적인 정기 단속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구청의 대덕여고 인근 주정차 단속은 지난해 11월 아예 이뤄지지 않았으며, 12월에는 차량이 혼잡한 곳을 위주로 주 2회 단속에 그쳤다.

이에 시민들은 학교 인근 주차장을 늘리고, 등하교 시간 불법 주정차 단속 인력도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다. 학부모 박모(45) 씨는 "학생이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등하굣길은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며 "어른들과 지자체의 무심함과 안전 불감증이 우리 아이들을 위험으로 내모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지원 학생기자 부산마케팅고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