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선 KT·LG CNS 선점 경쟁

연 1조 원 규모로 추정되는 국내 클라우드 컴퓨팅(이하 클라우드) 시장을 놓고 글로벌 업체들과 토종 기업들이 진검 승부에 나섰다. 클라우드는 저장 공간·서버·데이터베이스 등 구름(cloud)처럼 무형의 형태로 존재하는 IT 자원을 자신이 필요한 만큼 빌려 쓴 뒤 요금을 지급하는 방식의 컴퓨팅 서비스다.

8일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에 따르면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의 지난해 총 매출 규모는 전년 대비 46.3% 증가한 7664억 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올해는 1조 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클라우드가 처음으로 등장한 2000년대 후반에는 주로 산업 분야와 기업에 서비스가 제공됐다. 하지만 지금은 ▷구글 드라이브·포토 ▷애플 '아이클라우드' ▷네이버 'N드라이브' 등 개인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로 확대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오피스365'와 구글의 '구글 닥스' 등 소프트웨어 서비스도 클라우드 방식으로 제공된다.

이처럼 한국의 클라우드 시장이 갈수록 커지면서 아마존과 MS 등 글로벌 클라우드 선도 기업들은 국내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입하고 있다. MS는 내년 1분기 중 새 데이터센터를 부산과 서울에 설립해 자사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Azure)와 '오피스365' 등을 확대 제공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IBM은 지난 8월 경기도 판교에 클라우드 센터를 구축했고,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지난 1월 아시아태평양 지역 중 다섯 번째로 서울에 데이터센터를 세웠다. 이 밖에도 비즈니스 하드웨어 전문 기업인 오라클은 지난 1월 '오라클 클라우드 월드' 행사를 한국에서 최초로 여는 등 국내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이동통신사와 SI(시스템통합) 업체 등을 중심으로 클라우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KT는 지난 10월 공공기관용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인 'G-클라우드'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보안 인증을 획득한 이후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삼성페이' 등도 KT 클라우드에서 돌아간다.

LG CNS는 부산 글로벌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와 서울 상암 IT 센터를 비롯해 미국·유럽·중국 등지에서도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SK주식회사 C&C는 IBM 등 세계적인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과 협력해 '멀티 클라우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클라우드로 돌아가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SaaS'(Software as a Service) 분야에서 국내 기업이 해외에 진출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국내 IT 업체인 인프라웨어가 내놓은 '폴라리스 오피스'는 가입자 4000여만 명 중 90% 이상이 해외 사용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