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귀는 분류학상으로 곤충강 망시목 사마귀아목에 속하는 곤충들을 일컫는다. 곤충치고는 크기가 큰 편이며, 대표적인 육식성 곤충으로 가시 돋친 낫과 같은 앞다리로 먹잇감을 잡아채 단단히 움켜쥐고 산채로 씹어먹는 습성이 있다.
사마귀는 가을이 되면 짝짓기를 한다. 암컷은 짝짓기 후에 유명한 '수컷 카니발리즘' 의식을 마치고 커다란 거품 모양의 알집을 짓고 그 안에 알을 낳는다. 알집은 마치 에어캡(일명 뽁뽁이)처럼 사이사이 공기층이 가득 들어차 있어서 알을 물리적 충격에서 보호할 뿐 아니라, 단열 효과로 인해 추운 겨울 내내 알이 얼지 않도록 보호한다. 이처럼 알 상태로 겨울을 이겨내고 봄이 되면 한꺼번에 부화한다. 사마귀는 번데기를 거치지 않고 일곱 번의 변태 후 성충이 되는 불완전변태를 하기 때문에 유충의 모습도 성충과 비슷하다. 모습이 비슷한 만큼 식성도 비슷해 유충 역시 육식성으로 자신보다 작은 벌레라면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다.
성충이 된 사마귀에게 이제 그 위험한 짝짓기를 할 시기가 다가온다. 하지만 세간에 알려져 있는 것과는 달리 모든 암컷이 짝짓기 한 수컷을 잡아먹는 것은 아니고 모든 수컷이 단 한 번의 교미와 목숨을 맞바꾸지는 않는다.
연구 결과, 암컷의 개체별 성숙도와 교미 횟수가 중요한 변수가 된다는 주장이 있다. 시기적으로 일찍 성체가 된 암컷 사마귀가 첫 번째 교미할 경우에는 수컷 사마귀가 잡아먹힐 확률이 높지만 두 번째 이후부터는 수컷을 잡아먹는 것을 자제한다고 한다. 반면 늦게 성충이 된 암컷 사마귀들은 반대로 첫 번째 교미일 때 수컷 사마귀를 잡아먹는 것을 자제하는 반면 두 번째 이후부터는 포식할 확률이 높다고 한다. 이는 모든 암컷 사마귀들이 수컷을 잡아먹는 바람에 수컷의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들어 짝짓기 자체가 어려워질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한 본능적 절제로 풀이된다.
대부분 알에서 깨어날 때 암수비율은 1 : 1이기 때문에 먼저 성숙한 암컷은 첫 번째 파트너를 잡아먹어도 대부분 다음 파트너를 구하기 어렵지 않기 때문에 일단 먹고 보는 반면 두 번째 이후부터는 수컷의 수가 줄기 때문에 그 다음 교미를 위해 수컷을 살려주는 것이다. 반면 늦게 성숙한 암컷의 경우 이미 수컷의 수가 줄어 있는 상태에서 짝짓기를 하는 것이므로 일단은 다음을 기약해 놓아주었다가, 두 번째 이후부터는 겨울이 다가오고 있기에 더 이상은 기회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수컷을 단백질 보충제로 이용하는 것이다.
사마귀의 수컷이 짝짓기 때마다 잡아먹힐 확률은 25% 정도다. 그야말로 목숨을 건 교미를 하는 셈이다. 마치 자신의 몸이 번식을 위한 최상의 대가임을 아는 것처럼 말이다. 자연의 법칙이란 그렇게 어리석도록 효율적인 것이다.
이은희·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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