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기서 선천성 관절만곡증 보고
- 지카 눈에 감염땐 결막염 나타나

- 미국 연구팀, 치료물질 2종 찾아내

소두증(小頭症)을 유발한다고 알려진 지카바이러스가 근골격계와 눈 등에도 치명적인 이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경로와 체내 생존 기간, 증상, 질환 등과 관련해 속속 새로운 보고가 나오고 갱신되면서 '소두증은 빙산의 일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마거릿 챈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최근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지카 바이러스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소두증 아기의 모습. 국제신문 DB

지카바이러스는 뎅기열바이러스, 웨스트나일바이러스 등 주로 모기를 통해 전파되는 플라비바이러스 속의 바이러스이다. 감염자로부터 태어난 아이는 소두증 등 뇌질환은 물론 시·청각 손상 등을 앓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최근에는 브라질 등 남미뿐 아니라 우리나라와 미국 플로리다에서도 환자가 발생하면서 발생국은 63개국으로 늘어났다.

■새로운 감염증상 속속 등장

지난 1일 과학전문지 '유레크앨러트' 등에 따르면 미국 루이지애나주립대학 신경학과 존 잉글랜드 교수 연구팀은 베네수엘라로 여행한 62세 온두라스 남성이 지카바이러스 감염 급성 증상기에 감각 다발성 신경병증을 보였다고 보고했다. 연구팀은 이 병증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신경 손상으로 뇌와 척수에서 뻗어 나온 여러 곳의 말초신경에 이상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흔히 손이나 발이 자극과 상관없이 저릿저릿하거나 화끈거리고 때로는 칼로 도려내는 듯한 통증이 있으며 심하면 감각이 저하된다.

이에 앞서 브라질 헤시페병원 페르난도 피게이라 교수 연구팀은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된 임신부에게서 태어난 아기들에게 선천성 관절만곡증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선천성 관절만곡증은 관절 자체엔 이상이 없지만 척수와 관절 주변 근육, 조직 등의 발달 이상으로 관절부위를 중심으로 팔다리가 안으로 심하게 휘어지고 혼자 일어설 수 없을 정도로 장애가 나타나는 것이다. 미국 워싱턴대, 콜로라도주립대 등 공동연구진은 성체 쥐와 신생아 쥐에게 지카바이러스를 주사하자 7일 뒤 쥐의 눈에 결막염, 포도막염 등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치료제 후보물질 발견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플로리다주립대, 존스홉킨스대, 에모리대 등 공동연구진은 지카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약품과 세포가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되더라도 죽지 않게 보호하는 물질 2가지를 찾았다고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슨'(Nature Medicine)에 발표했다.

이 연구진은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한 약품과 현재 임상연구가 진행 중인 약물을 비롯해 약 6000개의 물질을 분석한 결과 그동안 기생충 약으로 썼던 '니클로사마이드'(Niclosamide)가 신경교세포 등 뇌세포에서 지카 증식을 막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또 임상시험 중인 '엠리카산'이 지카에 감염된 세포를 보호한다는 것도 확인했다. 이 물질은 C형 간염바이러스에 감염된 간의 손상을 막는다고 알려져 있다.

[지카 바이러스] 이미지 크게 보기 click

조민희 기자 c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