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엠립 초등생 100여 명 대상
- 드론·손전등·태양광 선풍기 등
- 총 12시간 동안 과학원리 소개
- 부산표 '과학의 씨앗' 전파
"끄뿌어 본프(최고다)." "먼 토마다(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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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4일 이승수 씨가 조종하는 전문가용 드론인 인스파이어가 캄보디아 시엠립 플랜트마이 초등학교 운동장을 날며 부산과학기술협의회 강사들과 초등학생들을 촬영하고 있다. |
지난 14일 캄보디아 시엠립 공항에서 차로 1시간 거리의 시골 마을에 있는 플랜트마이 초등학교 운동장. 전문가용 드론인 인스파이어(카메라 1700만 화소)가 날자 난생 처음 드론을 본 교사와 학생 100여 명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는 부산과학기술협의회(과기협)가 드론 전문가들과 함께 과학봉사에 나서면서 마련한 수업으로 총 12시간 중 2시간이 드론에 배정됐다. 애초 40명 정도 수업을 들으리라 예상했던 봉사단은 100여 명 모이자 고무됐다. 강사 조혜민 씨는 "아이들이 직접 소유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첨단 장비인 드론을 보고 과학에 대한 관심과 꿈을 키웠으면 하는 마음에 드론 수업을 추가했다"며 "이렇게 관심이 많을지 몰랐다"고 놀라워했다.
봉사단은 앞서 부풀어 오른 풍선에서 나오는 바람으로 프로펠러를 돌려 떠오르게 하는 풍선 헬리콥터로 드론의 원리를 설명한 뒤 체험용 드론인 시마드론(카메라 200만 화소) 2대를 아이들이 직접 경험하도록 했다. 이어 드론 전문가인 이승수 씨가 인스파이어를 띄웠다. 인스파이어는 높이 최고 150m, 반경 최대 2㎞ 내에서 학교 주변을 자유롭게 누볐다. 이 씨는 "섭씨 40도에 육박하는 날씨로 모터가 과열될까 걱정했지만 아이들이 잘 따라줘서 무리 없이 수업을 마쳤다"며 "시범을 한 번 보여줬을 뿐인데 체험용 드론을 익숙하게 다루는 등 아이들의 집중력이 대단했다"고 감탄했다. 벡스메이(12) 군은 "좀 더 체험용 드론을 조종하고 싶었는데 아이들이 많아 제대로 못해 아쉽다"며 "하지만 수업은 너무 재미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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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립한 해시계를 들고 있는 아이들. |
이번 캄보디아 시엠립 활동은 이은정 선임연구원, 과학강사 원세린 조혜민, 드론전문가 이승수 김장생 씨 등 5명의 과기협 소속 강사들이 각자 주머니를 털어 이뤄진 과학 자원봉사이다. 여기에 과기협이 재료비와 일부 운영비 등 측면지원을 했으며 수업은 지난 13~15일 사흘간 하루 4시간(오전 오후 각 2시간)씩 진행됐다.
캄보디아의 교육환경은 열악했지만 학생들의 열정은 뜨거웠다. 드론 실습을 제외한 대부분 수업은 가로 7m, 세로 8m 규모의 교실에서 이뤄졌다. 코리아 부산에서 과학 선생님들이 왔다는 소식이 학교에 전해지면서 40명이 정원인 교실에 100명가량 들어찼다. 성인 3, 4명이 앉을 수 있는 긴 의자에 아이들 8~10명이 다닥다닥 붙어앉았고 일부는 교실 바닥에, 일부는 창문 밖에서 수업을 듣기도 했다. 기온이 섭씨 38도 이상으로 올라가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를 정도였지만 아이들의 열정을 막지 못했다. 야토 히은(42) 선생님은 "교사들조차 제대로 된 과학수업을 받은 적이 없어 아이들에게 가르쳐줄 수 없었는데 과기협 강사들이 다양한 과학수업을 해줘 고마웠다"며 "평소 농부를 꿈꿨던 아이들이 이 수업을 계기로 과학자와 기술자를 장래희망으로 바꾸는 등 희망이 싹트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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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기협 강사들이 인스파이어에 장착된 카메라에 찍힌 영상을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모습. |
과기협 강사들은 현지 상황에 맞춰 수업을 준비했다. 전기 부족을 고려해 태양광 선풍기와 손전등을 만들었고 별다른 장난감이 없는 아이들을 위해 축구공, 부부젤라, 만화경, 비누거품 만들기에 도전했다. 인기가 높아 오전 수업만 있는 아이들은 하교 후 먼 길을 돌아와 오후 수업에 참석하기도 했다. 아이들은 수업 첫날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안녕하세요. 선생님, 감사합니다"라고 한국말로 인사해 감동을 주더니 마지막 수업이 끝나자 캄보디아 전통노래를 부르며 감사의 마음을 전해 강사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아이들은 헤어지는 아쉬움을 포옹으로 달랬다.
시엠립=유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