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90㎞ 궤도에 안착, 교신도 성공

- 3년간 '우주번개' 탄생 관측 수행

- 박일흥 성균관대 교수 개발 참여

지난달 28일 러시아에서 새로 건설한 극동 아무르주의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처음으로 소유즈 2.1a 로켓이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이 로켓에는 총 3기의 위성이 실렸다. 이 중 로모노소프 인공위성에 우리나라 주도의 감마선폭발 관측 망원경이 실려 있었다.

	감마선 폭발 상상도. 미래창조과학부 제공

■5개국 10개 대학 ·기관 참가

미래창조과학부는 한국 연구진이 주도 개발한 감마선폭발 관측 우주망원경인 'UFFO(Ultra- Fast Flash Observatory)-패스파인더 우주망원경'이 러시아 로모노소프 인공위성에 탑재돼 발사됐다고 5일 밝혔다. 이 로켓은 3단계 분리에 성공한 뒤 이날 오후 2시7분에 인공위성이 최종 궤도에 안착했으며 지상과의 교신에도 성공했다. 감마선폭발이란 우주의 가장 큰 폭발로, 하루 두세 차례 우주공간의 모든 곳에서 발생하며 우리 은하 전체가 발하는 에너지를 단지 수초에서 수분의 극히 짧은 시간 동안 분출하는 우주번개와 같은 것이다.

	UFFO-패스파인더 우주망원경의 실제 모습. 미래창조과학부 제공

박일흥 성균관대 교수 등 국제공동연구팀이 개발한 UFFO-패스파인더 우주망원경은 UFFO프로젝트의 첫 우주망원경으로, 감마선 폭발 현상의 관측을 목표로 X-선, 자외선, 가시광대역의 추적 우주망원경이다. 이 망원경은 490㎞ 우주 상공에서 약 3개월간 시험을 거친 뒤 3년 동안 X-선, 자외선, 가시광대역에서 감마선 폭발과 같은 우주섬광 현상의 탄생을 관측할 예정이다.

UFFO는 2009년 박 교수가 제안, 결성됐으며 한국을 비롯해 러시아 대만 스페인 덴마크 등 5개국 10개 대학 및 기관이 참여한 한국 주도 국제공동연구다.

■ 은하계 거리 측정도 가능

	러시아가 새로 건설한 극동 아무르주의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지난달 28일(현지시간) 3기의 위성을 탑재한 로켓 발사체 소유스 2.1a가 성공적으로 발사되고 있다. 연합뉴스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도 모르고 발생 후 금방 사라지는 감마선 폭발은 특히 폭발 초기 순간 포착이 어렵다. NASA의 Swift 감마선폭발 관측 위성도 폭발지점 파악 후 1분이 지나서야 관측이 시작돼 폭발 초기 순간의 실체에 대한 관측이나 연구는 거의 없는 상태다. 이 때문에 UFFO-패스파인더 우주망원경의 감마선 폭발 초기 순간 포착 여부는 세계적 관심사다. 미지의 시간 영역을 보는 것뿐 아니라 감마선 폭발이 차세대 '우주 표준촛불'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주 표준촛불은 천문학이 태동된 이래 거리 측정이 가장 중요한 과제로 촛불은 절대밝기가 같아 밝기를 측정하면 거꾸로 촛불까지의 거리를 알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우주에서 표준촛불이 있다면 그 촛불이 속해있는 집단까지의 거리를 잴 수 있어 은하계에서 거리 측정이 가능해진다.

박 교수는 "감마선 폭발 극초기 순간 관측은 감마선 폭발의 기원과 형성 메커니즘 규명, 중력파와 전자기파의 동시 관측으로 차세대 다중신호천문학(multi-messenger astronomy)을 가능하게 하고, 최초 별 발견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민희 기자 c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