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로·미래계획 고민 등도 나눠

"쌤 멋져요!"

지난달 29일 밤 사제동행 캠프에 참가한 개성중 학생들이 교사와 함께 레크리에이션을 하고 있다.

부산 개성중은 지난달 29, 30일 1박 2일 일정으로 학교에서 '사제동행 학급 진로 인성 캠프'를 진행했다. 매일 수업이나 학교 업무와 관련해서만 대하던 교사들과 함께 이틀을 보낸 학생들은 '쌤'들의 매력에 푹 빠져들었다.

이번 프로그램은 학생들과 교사가 이틀 동안 꼬박 함께 지내며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스스럼없이 이를 털어놓고 상담하는 자리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또 학생들끼리도 서로 친목을 다지며 또래로 고민을 나누는 기회가 됐다. 개성중학교의 사제동행 캠프는 3년 전 시행했던 교내 야영 프로그램에서 시작됐다. 처음엔 단순히 야영하는 자체에 의미를 두던 프로그램에서 학생들이 진지하게 진로를 고민하는 의미 있는 자리로 발전한 것이다.

이번 캠프는 2·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안내한 뒤 지난달 25일 공식적으로 공지해 참가자를 모집했다. 남자 교사를 중심으로 진로에 대해 고민하지만 혼자 해결하기에 어려움을 느끼는 학생이나 친구들끼리 서로 더욱 가까워지는 기회를 갖고 싶어하는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참가했다. 예상 외로 폭발적인 호응을 불러일으켜 짧은 접수기간에도 2학년 53명, 3학년 51명 등 총 104명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캠프는 금요일 정규수업이 모두 끝난 뒤 하교했다가 집에서 준비물을 챙겨 다시 학교에 모여 시작됐다. 학생들은 각자 불판을 준비하고 고기를 굽는 등 역할을 나눠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이후에는 강당에서 평소 친구들끼리 하던 축구 농구 피구뿐만 아니라 춤과 레크리에이션을 교사들과 어울려 즐겼다. 이어 간식과 컵라면을 나눠 먹은 뒤 진로와 관련한 영화를 감상한 뒤 평소 생활하던 교실에서 취침했다.

이번 캠프는 교사와 함께 색다르고 의미 있는 활동을 하면서 '학급의 친구들은 자기 진로를 나아가는 데 경쟁자가 아니라 서로 도우며 같이 나가는 동반자'라는 점을 깨닫게 했다. 송용한 교사는 "학생들이 불편한 식사와 잠자리 탓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었겠지만 학교에서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고자 마련했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이번 캠프가 의무적으로 진행하는 교사와의 진로 상담이 아니라 삶에 대한 조언을 들을 좋은 기회였다고 평가했다. 3학년 이진욱 군은 "같은 반 친구들과 학년 초의 서먹함을 털고 더 친해질 수 있는 좋은 자리가 됐다"고 소감을 말했다.

성강 학생기자 개성중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