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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최종국이 알파고의 승리로 끝난 15일 서울대 바둑부 동아리실에서 TV 중계를 보던 학생이 한숨을 쉬고 있다. |
# 예상보다 더 큰 두려움
- "기계, 일자리 뺏고 노예 만들 것"
- 인류 미래 걱정하는 시선 많아
# 일상 곳곳 인공지능들
- 땅 파는 로봇, 기사 쓰는 로봇
- 미국 병원엔 약 짓는 로봇까지
# 기계 지배설은 시기상조
- 복잡한 계산 컴퓨터에 맡기고
- 인간 더 창의적인 일 집중해야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AI) 알파고 간 세기의 대국이 15일 막을 내리면서 전 세계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일단 인공지능 시대가 바로 눈앞에 다가왔다는 것을 세상은 이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조만간 사람을 대신할 인공지능 때문에 인간이 설 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현실화되면서 두려운 시선을 던지는 사람도 있다.
전문가들은 인공지능이 '새로운 산업혁명'을 촉발할지, '파괴적 기술'로 결론날지는 결국 미래를 준비하는 현재 사람들의 몫이라고 강조한다. 이는 이세돌 9단이 4번째 대국에서 철옹성의 인공지능을 상대로 인간의 창의력이 지닌 가치를 유감없이 보여주며 1승을 챙긴 점에서 잘 드러난다.
■성큼 다가온 인공지능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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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날 이세돌 9단의 딸과 아내가 마지막 대국이 끝난 뒤 서울 포시즌스 호텔 대기실을 나서는 모습. 연합뉴스 |
15일 누리꾼들은 알파고의 등장에 놀라움과 함께 터미네이터에 비유하며 공포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 블로거는 "구글 연구자들이 터미네이터의 시초가 되는 연구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했고, 또 다른 누리꾼은 "인공지능이 생겨서 기계가 혼자 사고하고 행동하면 인간이 기계의 노예가 될 게 뻔하다"고 우려했다.
현재 인공지능은 인간의 지각·추론·학습능력 등을 컴퓨터로 구현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로 이미 우리 일상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최근에는 사람을 대신해 특정한 임무를 수행하는 인공지능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LA 타임스는 지진 정보를 자동으로 수집하는 '퀘이크봇'을 통해 실시간으로 지진 기사를 작성한다. 로이터 등 뉴스통신사도 스포츠·금융 관련 속보와 단신 기사를 제작하는 데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있다.
일본의 건설기계 메이커인 고마쓰는 사람과 똑같이 땅을 파는 일을 할 수 있는 로봇인 '스마트 컨스트럭션'을 고안했다. 보행자와 부딪히지 않고 거리를 활보하면서 상품을 배달하는 '로봇 택배기사'는 다음 달 영국에서 시범운행에 나서고, 미국 일부 병원에서는 이미 약사를 대신해서 로봇이 약을 짓는다.
올해 1월 다보스포럼에서는 2020년까지 500만 개가 넘는 일자리가 로봇, 인공지능, 유전공학의 발전으로 없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선진국과 신흥시장을 포함한 15개국에서 기술의 변화로 700만 개의 일자리는 사라지고, 200만 개가 새로 생겨 결과적으로 500만 개의 일자리가 없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미국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조사 대상자의 65%가 향후 50년 내에 로봇이 현재 인간이 하고 있는 일자리의 대부분을 대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인간이 역사를 통해 축적한 정보를 습득하고, 시각 청각 촉각과 같은 인간 고유의 감각까지 빨아들이고 있는 인공지능은 좋든 싫든 직업 세계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인간은 더 창의적인 일에 집중"
하지만 인공지능으로 인해 회복할 수 없는 수준으로 대량 실업이 발생하고, 정보 기술을 독점한 그룹이 사회를 장악하게 될 가능성을 점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많다.
육체노동과 반복적인 사무 업무는 기계로 대체되겠지만, 창의성이나 판단력 등 인간 고유 역량이 중요시 되는 직업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얘기다.
카이스트 오준호 휴머노이드 로봇 연구센터 센터장은 "그동안 기계들이 육체노동을 가져갔다면 이제는 로봇이 정신노동도 가져가는 것이고 그렇다면 오히려 사람은 더 창의적인 일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대 권혁철 전기컴퓨터공학부(인공지능 및 정보검색 연구) 교수는 "이번 대국으로 알파고가 인간에게 지적으로 보이지만 그저 기계일 뿐"이라며 "알파고에게서 문제를 푸는 능력 외에 인간과 같은 자유의지가 확인되지 않는 이상 이번 대국과 '기계의 인간 지배' 가능성을 연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인공지능 기술이 생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개발됐다며 인공지능을 탑재한 기계의 윤리 문제에 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임은정 기자 iej0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