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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강요한다고 좋은대학 갈까요?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6-03-07 19:13:27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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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교육의 진정한 목표는 무엇일까. 특히 고교 교육이 지향하는 바는 무엇일까. 개별 고등학교의 교육목표를 보면 '창의성과 인성을 갖춘 인재 육성'을 내세우는 곳이 많다. 그런데 이런 '이상'과 달리 '현실'은 소위 명문대학에 가능한 많은 학생을 보내는 것인 듯하다.

지난달 부산지역의 한 고교는 졸업식 후 3월 개학 사이의 봄방학 기간에 2학년 학생들을 반강제적으로 등교하게 해 학생들의 원성을 샀다. 대부분 학교에서 3학년 진급을 앞둔 학생들은 봄방학 이전부터 사실상의 3학년으로 수능 공부에 돌입했지만 2학년 진급을 앞둔 1학년 학생들은 봄방학을 맞아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하고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다. 그런데 이 학교는 2학년 진급을 앞둔 학생들을 등교하게 해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보충수업과 자율학습을 했다.

이 학교가 3학년도 아닌 2학년 진급을 앞둔 학생들에게 이처럼 등교하게 한 이유는 2016학년도 입시에서 명문대 진학 성적이 예상한 바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3학년 진급자는 물론이고 2학년에 올라가는 학생들도 미리 다잡아 공부를 시키겠다는 것이다.

당연히 학생들은 불만을 표시했다. 물론 하고 싶은 사람은 학교에 나와서 공부하면 되지만 당연히 봄방학에는 쉰다고 예상하던 대다수 학생은 강제로 학교에 나오게 됐다. 사전에 수요조사를 하기는 했지만, 학생들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말이 나온다. 나오지 않겠다고 했는데 신청한 걸로 둔갑한 경우도 있고 '어차피 나와야 한다'며 교사가 신청할 것을 종용하기도 했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학생들은 보충수업과 자율학습을 해도 집중력이 떨어져 제대로 공부가 되지 않았다는 말이 많다.

비단 이번 일뿐만 아니라 대다수 고교에서 최우선해 강조하는 것은 학생들의 창의성이나 인성보다는 대입 성적이다. 지난달 진행된 졸업식에서도 여러 학교에서 대입 성적을 강조한 축사나 장학금 수여 등이 논란이 됐다.

부산에서도 최근 '학생인권조례' 제정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먼저 제정한 다른 지역의 학생인권조례를 보면 야간자율학습과 보충수업을 강제하지 않는다는 등 학생의 인권을 존중하도록 하고 있다. 한 고교생이 "선생님들은 우리를 가끔 인간으로 보지 않는 것 같다. 우리는 학생이기 이전에 인간이며, 우리를 존중해줬으면 한다"고 한 말을 학교와 교육 당국이 새겨들었으면 한다.

김민수 경남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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