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강추위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것은 체온. 우리 몸은 추위를 느끼면 손과 발이 차가워지고 닭살이 돋는다. 이는 우리 몸이 열을 잡아두기 위해 혈관을 수축시키고 모공을 좁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추위와 관계없이 체온이 낮고 손발이 찬 사람이 늘면서 체온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체온이 낮은 사람은 질병에 취약하고 면역력이 낮다는 주장이 나온다.

■적정 체온일 때 가장 건강하다.

몸의 적정 체온은 36.5~37도다. 이는 오전 10시 겨드랑이에서 쟀을 때 기준이다. 체온은 계속 변하기 때문에 신체 부위, 측정시간에 따라 다르다. 항문(직장)이나 귀에서는 38도, 구강은 37.5도가 적정 체온이다. 하루 중 오전 10시와 오후 6시에 체온이 가장 높고 새벽 3시와 밤 11시에 가장 낮다.

이렇게 체온은 주위 환경과 몸 상태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한다. 체온이 0.5도만 떨어져도 추위를 느끼게 되고, 근육이 긴장하며 혈관은 수축해 혈류량을 줄인다. 체온이 더 떨어져 35도가 되면 몸이 떨리면서 오한을 느끼게 되고 피부는 창백해진다. 34도 아래에서는 열 손실을 줄이기 위해 심장박동이 느려지면서 말이 꼬이고 28도에서는 심장기능이 멈춘다.

반대로 체온이 올라 39.6도 이상이 되면 심장박동이 빨라지면서 혈류량이 늘어난다. 열 생산량이 늘면서 우리 몸은 체온의 항상성을 위해 열에너지를 방출하는데 그만큼 에너지 소모가 커 몸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피로해진다.

체온은 '적정'할 때 가장 좋다. 우리 몸은 적정 체온일 때 신진대사에 관여하는 효소들이 가장 활발하게 움직인다. 효소는 음식을 '분해'하고 영양분을 '흡수'하며 노폐물을 '배출'하는 등 우리 몸 곳곳에 관여한다. 효소의 움직임이 원활하다는 것은 안정적으로 호흡하고 소화는 잘 되며 에너지는 효율적으로 쓴다는 의미다.

■몸 따뜻해야 면역체계 제대로 작동흥미로운 점은 체온이 낮은 사람이 몸을 따뜻하게 해서 36.5~37도까지 체온을 올리면 면역력에 관여하는 림프구의 숫자도 늘어난다는 것이다. 체온이 올라가면 면역력도 증가한다는 게 연구자들의 주장이다.

면역시스템은 우리 몸에 침입한 바이러스와 세균을 퇴치한다. 이 중 백혈구가 가장 중요하다. 백혈구의 종류는 크게 3가지로 림프구, 과립구, 매크로파지다. 림프구는 T 세포, B 세포, NK 세포 등으로 구성돼 있고 전체 35%를 차지한다. 하지만 림프구의 증가가 면역력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어도 증가했다는 사실만으로 면역력이 향상됐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체온은 자율신경계가 조절한다. 체온이 높으면 교감신경이, 낮으면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된다. 스트레스도 자율신경계의 영향을 받는다. 몸은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혈관을 수축시켜 체온을 떨어뜨린다. 중요한 시험이나 발표를 앞두고 손이 차가워지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식습관을 개선하는 것도 필요하다. 과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음식량이 많아지면 그만큼 소화기관으로 에너지가 몰리면서 체온이 떨어진다. 이화영·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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