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금정구 장전동 인터플레이 클럽에서 열린 공연에서 동의중 밴드 무시카 부원들이 연주하고 있다.

- 밴드하던 과학 교사가 학생 모집

지난 23일 오후 7시 부산 금정구 부산대 인근 소규모 공연장인 '인터플레이 클럽'에서 스승과 제자가 함께하는 뜨거운 무대가 펼쳐졌다.

이날 'FM 0123.7'로 이름 붙인 공연에는 동의중학교 교내 밴드인 '무시카(MUSICA)'와 교사 밴드팀 '와이스토리(Y-Story)'가 함께 무대에 올랐다. 와이스토리는 동의중 교사 1명과 퇴직교사 1명, 동의중에서 다른 학교로 옮긴 교사 2명으로 구성됐다. 여기에 더해 동의중 출신으로 양정고에 재학 중인 학생 4명으로 이뤄진 밴드 '에버글로(Everglow)', 동의중 출신인 김지훈(21) 씨 등 졸업생이 함께 나섰고 인디밴드 '원두머신'도 출연해 무대를 빛냈다.

이번 공연이 열린 데는 동의중 박형민 교사의 역할이 컸다. 과학 담당이지만 음악에 관한 열정으로 뜻이 맞는 교사들과 2009년 밴드를 결성해 재능기부 형식으로 지역 복지관이나 공연장에서 여러 차례 공연을 해왔다.

그러던 중 2014년 말 당시 2학년이던 조석준, 조민석, 여동기 군이 교회에서 밴드 활동을 한다는 걸 알고는 이들을 중심으로 밴드 결성을 준비해 지난해 3월 동아리 무시카를 창립했다. 드럼을 제외한 나머지 악기를 가지고 있으며 연주할 줄 아는 사람은 누구나 신청할 수 있도록 해 앞서 세 명을 중심으로 3학년 9명, 2학년 8명, 1학년 2명 등 총 19명으로 동아리가 구성됐다.

이전부터 다양한 공연 활동을 펼쳐온 동의중 졸업생 김지훈 씨가 박 교사의 부탁으로 밴드마스터가 돼 틈틈이 학생들의 연습을 지도했다. 하지만 연습은 주로 박 교사가 이끌어 기타와 베이스를 가르치거나 함께 악보를 보고 연구하면서 지도했다.

박 교사는 "따로 연습공간이 없어 교내 진로실에서 동아리 시간이나 방과 후에 짬을 내 곡을 연습했다. 학생들이 1년 동안 한마음으로 어울려 열심히 연습한 덕분에 이번에 공연을 열 수 있었다"고 대견해 했다.

뮤지카는 창립 두 달만인 지난해 5월 3학년이 주축이 돼 초읍 학생문화회관에서 열린 제16회 학생가요제에 참가했다. 비록 본선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처음 오른 무대에서 자신감을 얻었다. 대회 참가를 계기로 졸업 기념 공연을 열자고 의기투합해 연습한 결과 이날의 무대를 마련할 수 있었다. 부원들이 십시일반 해 대관료를 모았고, 곡 선정부터 편곡, 연주도 모두 직접 맡았다. 연주에 서툰 학생들은 카메라맨과 소품 담당 등으로 참여했다.

이날 공연은 1부에서 3학년들이 윤도현밴드의 '박하사탕'과 버스커버스커의 '첫사랑'을 선보인 것을 시작으로 재학생과 졸업생 공연이 이어졌다. 2부에서는 교사 밴드팀과 게스트인 원두머신의 공연이 펼쳐졌다.

특히 2부에서는 박 교사의 전자기타와 뮤지카 부원들의 통기타, 베이스, 드럼 노래가 어우러졌다. 이들은 이문세의 노래 '휘파람'을 연주해 관중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우효민 학생기자 가야고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