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이 부산 북구 화명동 길거리 상담소에서 진로적성검사를 받고 있다.

- 학용품 음식부터 차비 제공도

"어? 길거리 상담소라고? 진짜로 상담해주나?" "그럼! 여기는 너희 고민을 들어주는 곳이야. 따뜻한 음료와 과자도 있어. 어서 들어와!"

고민 가득한 청소년들을 직접 찾아가 '깨알 같은' 상담을 해주는 곳이 있다. '아웃리치'는 청소년들의 이야기에 좀 더 귀 기울이고자 부산시 청소년쉼터가 만든 이동식 상담소다. 하지만 그 역할은 상담에만 그치지 않는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은 물론이고 학용품, 음식도 제공하고 심지어 차비가 부족한 학생에게는 차비까지 쥐여주는, 가슴이 따뜻해지는 곳이다.

신라대가 부스를 지원하고 여성가족부와 부산시로부터 운영 지원을 받는 부산시 청소년 쉼터는 비행 청소년들을 위한 잠자리를 비롯해 생활에 필요한 의식주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평소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아 학생들의 이용이 많지 않았다. 이에 센터는 아이들이 찾아오기 전에 먼저 아이들을 찾아 나서기로 했고, 그 끝에 탄생한 것이 '아웃리치'다.

'아웃리치'는 일주일에 한 번씩 서면 남포동 해운대 등 청소년이 많이 찾을 법한 번화가를 돌아가며 찾아가고 있다. 부족한 인력은 대학생들의 도움을 받는다. 1년에 한 번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지원자를 모집하고, 선발된 대학생들은 교육을 받은 후 상담에 투입된다. 학생들을 선발하고 교육하는 과정 때문에 활동은 주로 3~11월에 집중된다. 상담 내용은 청소년들이 갖는 고민이라면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상담소에서 진로상담을 받은 김민혁(18) 군은 "지금까지는 이런 길거리 상담소를 알지 못했다"며 "직접 경험해 보니 너무나도 따뜻한 말들로 감명을 받았다. 대가 없이 베푸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상담소 이혜영(여·47) 상담사는 "장소가 마땅치 않아 애를 먹는 것이 사실이지만 방황하던 청소년들이 상담을 통해 옳은 길을 찾아가는 것을 보면 뿌듯하다"며 "얼마 전 해운대에서 길거리를 배회하던 한 청소년이 처음엔 호기심으로 방문했다가 상담사와의 오랜 교감으로 점차 바른길을 찾아간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조희재 학생기자 강서고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