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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학교 내 친일행적 인물 동상 부끄럽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5-10-26 18:53:27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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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이후 친일파 청산은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미완의 과제로 여겨지고 있다. 친일파는 파렴치한 행각에도 광복 직후 혼란을 틈타 제대로 처벌받지 않았고 그 후손들은 여전히 우리 사회의 기득권층에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따라 친일 행적자의 과거 논란과 친일파 청산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부산지역 한 고교에서 친일 행적이 있는 전 교장의 동상 때문에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그는 일제강점기에 군수 등 조선총독부 관료로 일하며 일제의 식민지 정책을 선전했다. 명백한 친일 행위로 2005~2009년 활동한 대통령 소속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친일반민족 행위 704인 명단에 수록되기도 했다. 동상은 2009년 이 학교 개교기념일에 맞춰 한 동문이 거금을 희사해 '훌륭한 선생님'을 기리자는 의사를 표시했고 학교 측이 이를 수용해 교정에 세워졌다. 하지만 아무리 학교에 큰 공적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의 친일 행적에 대한 반성 없이 동상을 세운 것은 교육적으로 옳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여름에는 민족문제연구소 부산지부가 동상 철거를 요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논란에 대해 해당 학교는 '학생들이 존경하는 분이고 이미 설치된 흉상을 철거할 이유가 없다'는 이유로 철거에 부정적이다. 1인 시위가 계속되고 사회적으로도 논란이 되자 지난달 말 학생대의원회에서 학생 간부들이 모여 흉상 철거 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이들이 내린 결론은 '존치' 쪽으로 기울었다. 하지만 그 이유가 실망스럽다. '흉상을 없애면 장학금이 덜 들어온다' '동문이 돈을 내서 세운 개인 소유물이니 손대지 말자'는 얘기들이 나왔고 그나마 해결책을 제시한 발언이 '수치스러운 역사도 알릴 필요가 있는 만큼 동상 앞에 친일 행적에 대한 안내판을 세우자'는 것으로 현실성이 떨어진다.

제기된 문제처럼 학교만 놓고 본다면 발전을 위한 초석을 닦은 인물을 기릴 수 있겠지만, 거시적으로 볼 때 친일 행적이 뚜렷한 인물의 동상을 매일 학생들이 보고 무엇을 배울지 부끄럽다. 그의 친일 행적을 모르는 학생은 겉으로 드러난 모습만 보고 존경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민족에게 등 돌린 인물의 동상이 학생들의 배움의 터전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은 학교 구성원과 우리 사회가 진지하게 고민할 일이다.

김민수 경남고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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