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고 1학년이 교실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노란 리본을 만들고 있다.

- 7일부터 10일간 가슴에 달아

"노란 리본을 손수 만들어 교복에 달고 다니는 동안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친구들을 생각했어요. 친구들이 미처 펼치지 못한 꿈과 삶을 안타깝게 생각하며 유족의 슬픔을 나누고자 했습니다."(경남고 1학년 김모 군)

부산 서구 경남고 학생들이 지난 7일부터 16일까지 노란 리본을 만들어 가슴에 달았다. 학교가 온통 노란 리본 세상이었다. 학교는 이 기간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이들을 추모했다.

노란 리본 제작 등 세월호 추념 행사는 지난해 4월 16일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2학년 등 소중한 목숨을 잃은 304명의 넋을 기리기 위한 것이다. 리본 제작은 1학년 학생들이 맡았다. 지난 7일 기술 수업시간에 1학년 학생들은 두께 감이 있는 노란색 시트지를 손수 자르고 붙여 리본을 직접 만들어 전교생에게 배포했다. 리본을 제작한 학생들은 당일부터 교복 상단 가슴에 이를 달았다.

학생들이 직접 만든 노란 리본.

추모를 위해 수업 시간을 이용한 리본 제작을 제안하고 기획한 경남고 임병율(35·기술) 교사는 "학생들이 직접 리본을 만들고 추념일을 전후로 교복에 달고 다니는 동안 참사로 희생된 이들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계기가 됐으면 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리본 제작 초반에는 그다지 호의적인 모습이 아니었다. 일부 1학년 학생들은 불만 섞인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하지만 리본 제작이 끝나고 만든 리본을 나눠 줄 무렵엔 학생들의 반응이 달라졌다.

박진수(경남고1) 군은 "초반엔 단순한 작업이 귀찮고 솔직히 짜증났지만 노란 리본을 직접 만들어 교복에 달고 선배들에게 나눠주면서 세월호 참사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1학년 학생들은 기술수업 두 시간 동안 1000개의 노란 리본을 만들었다.

지난 16일 세월호 1주기 추념 행사에서 전교생은 교복에 노란 리본을 달고 추념식을 했다. 경남고 30회 졸업생으로 재학생들에게 학교 선배이기도 한 서강태 교장은 "세월호 참사는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다. 같은 참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먼저 떠난 그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수 학생기자 경남고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