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활짝 핀 경혜여고 경암동산에서 점심시간에 교사와 학생들이 산책하고 있다.

최근 부산 북구 경혜여자고등학교 안팎은 봄을 맞아 벚꽃이 만개하고 잔디와 수목에도 싹이 돋아 푸른빛이 감돌기 시작했다. 경혜여고 '경암동산'이라고 부르는 학교 후원에는 점심시간과 쉬는 시간을 이용해 산책하는 학생과 교사를 볼 수 있다.

경암동산이 경혜인들의 발걸음을 이끄는 것은 단순히 경관이 좋아서만은 아니다. 경암동산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이야기'에 있다. 이곳은 학생과 교사의 '소통의 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교사와 학생들은 산책나온 이들에게 다가가 살갑게 인사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특히 점심시간에는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산책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안종열(사회) 교사는 "일반적으로 교사들은 학생들과 주로 교무실에서 대화한다. 하지만 교무실 대화는 분위기상 공식적인 대화에서 그치고 만다. 경암동산에서 학생을 만나면 아이들 얼굴도 더 환해 보이고 대화도 자유로워 평소보다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경암동산은 학생에게도 힘든 학업과 분주한 학교생활에서 안락한 휴식처가 된다. 안수미(경혜여고 2) 양은 "경암동산에 시간 날 때마다 가는 편이다. 경암동산에 가면 친구들과의 우정이 더 돈독해지는 기분이고 공부하느라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받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경암동산을 학교의 자랑이라고 자부하는 김도연(경혜여고 2) 양은 "산책 중에 만나는 선생님과 자연스럽게 인사를 하고 평소에 하지 못했던 이야기도 나눈다. 또 경암동산에 올라가면 갑갑했던 마음이 풀려서 기분이 좋다"라고 말했다.

경혜여고 학생이면 누구나 경암동산을 거닐며 친구들과 대화했던 따스한 봄날의 추억이 있다. 이렇듯 경암동산은 학생들에게 학업과 입시 준비로 단조로운 고등학교 생활에서 교실 밖 소통의 공간이자 학창시절을 기억할 추억의 장소가 된다.

정현진 학생기자 경혜여고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