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존 역삼투 기술 단점 해결
- 하·폐수 정화에도 활용 가능

국내 연구진이 나노기술을 이용해 바닷물을 먹을 수 있는 물(담수)로 바꾸는 데 쓰이는 분리막의 성능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전세계의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려대 이정현(화공생명공학과·사진) 교수팀은 아이들이 블록을 쌓아 구조물을 만들 듯이 분자들을 교차로 쌓아 조립해 여러 층의 얇은 막을 만드는 나노기술(분자층상조립기술)로 분리막의 구조와 성능을 원하는 대로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기술로 제조된 분리막은 기존과 비해 염분 제거율은 동일하면서도 물 투과율을 80% 이상 향상시켰다.

기존의 해수를 담수로 만드는 역삼투 분리막 제조기술은 분리막의 물리적·화학적 구조를 제어하기 어려워 분리막의 성능과 내구성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었다. 역삼투란 해수가 지닌 삼투압 이상의 압력을 가했을 때 해수 속의 염분이 분리막에 의해 걸러져 담수로 전환하는 현상이다. 따라서 그동안 분리막의 구조를 원하는 대로 만들어 성능과 효율을 극대화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됐다.

이번 연구는 지금까지 연구자들이 밝혀내지 못한 분리막의 구조와 성능 간의 관계를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팀은 분리막의 두께와 화학구조를 독립적이고 체계적으로 변화시켜 분리막의 성능을 분석함으로써 최적의 분리성능을 보이는 화학구조를 규명하는 분리막의 관계를 밝혔다.

이 기술은 ▷해수담수화 ▷하·폐수 정화 ▷수처리 ▷고도정화에 활용할 수 있다. 또 수자원 문제 해결에만 국한되지 않고 신재생에너지 생산, 온실가스 제어, 기체 분리, 연료전지 등에 사용되는 기능성 막개발에도 활용이 가능해 물·환경·에너지라는 글로벌 아젠다 해결에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다.

"극적인 투자만 이루어진다면 5년 이내에 실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 교수는 "이 기술은 분리막의 구조를 자유자재로 변형시켜 성능과 내구성을 높일 수 있다. 기존의 선진 분리막 제조사가 보유한 기술과 차별화된 기술이다. 향후 해수담수화 및 수처리 분리막 시장에서 국내기술의 점유율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나노 분야 권위지인 'ACS Nano' 온라인판 지난 5일 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