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모사한 미세 섬모가 있는 반창고 형태의 피부부착형 소자를 이용한 노동맥파를 측정하는 모습. 미래부 제공

- 몸속 고가 장비 삽입 않고도
- 미세한 맥파 간편하게 감지
- 환자 모니터링 등에 활용 가능

옷이나 피부에 부착해 사용자 몸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각종 정보를 수집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Wearable Device)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장점은 주변 환경에 대한 상세 정보나 사용자의 신체 변화를 실시간으로 끊이지 않고 지속적으로 수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스마트 안경은 눈에 보이는 주변의 모든 정보를 기록할 수 있으며 스마트 속옷은 체온, 심장 박동과 같은 생체신호를 꾸준히 수집할 수 있다. 피부에 부착 가능한 형태의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위급한 질병을 진단하는 새로운 의료기기의 개념을 제시해 주목을 끌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미국 연구진과 공동으로 목이나 손목에 부착해 응급한 심혈관 상태를 감지할 수 있는 반창고 형태의 소자를 개발했다.

26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방창현 교수와 미국 스탠퍼드대학 제난 바오(Zhenan Bao) 교수팀은 피부에 부착한 상태에서 노동맥과 경정맥 등 기존 고성능 음파측정 장비로만 잡아낼 수 있었던 미세 맥파를 측정할 수 있는 소자를 만들었다. 이로써 기존의 값비싼 삽입형 진단장비와 달리 손목이나 목 부위에 반창고처럼 붙이는 방식으로 간편함을 높이고 비용을 맞춰 사전 심혈관 질환자의 모니터링에 활용이 가능하다.

노동맥(RAP)은 보통 맥박을 짚는 혈관으로, 독특한 파형은 심혈관 질환의 임상 정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정맥(JVP)은 뇌로부터 목 부위에 합류해 심장으로 되돌아가는 혈관이다.

이 센서는 노동맥과 경정맥을 모니터링하고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도록 고안되었으며 기존 혈압 측정기로 측정할 수 없는 미세한 목 부분의 경정맥파를 측정할 수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특히 곤충의 더듬이나 음식물을 흡수하는 소장의 융털에서 볼 수 있는 미세 섬모구조를 센서용 소자에 도입해 미세한 생체신호를 증폭하기 위한 미세한 힘을 감지할 수 있으며 복잡한 굴곡이 있는 피부와의 접촉 면적을 넓히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이들 연구팀은 인체의 맥박, 호흡 및 활동정보 등을 측정해 병리학적 진단과 생체신호를 기반으로 하는 웨어러블 소자 기술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방 교수는 "기존 스마트 웨어러블 소자를 경제적인 비용으로 비교적 간단한 형태로 제작해 위급한 심혈관 질환에 대응할 수 있다"면서 "향후 맥파, 호흡 및 활동 등 생체의 물리적 신호를 이용하는 신개념 IT기술, 감성 공학, 로봇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