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성법 개정 빨리 서둘러야

부산시가 부산과학기술협의회에 기부금품 모집 등록증을 전달(본지 지난 8월 18일 자 9면 보도)한 이후 국립부산과학관에 대한 전시물 기증이 잇따르고 있다.

부산과학기술협의회(부산과기협)는 국립부산과학관과 관련, 3건의 전시물 기증이 확정됐다고 29일 밝혔다. 이에 따라 부산과학관에는 우리나라 대표 선박 모형들이 대거 전시될 전망이다.

먼저 대표적인 지역 기업인 BN그룹은 부산과학관 내 선박관에 시가 1억 원 상당의 캐빈 유닛(조립선실)과 전시 모형을 기증하기로 했다. 캐빈 유닛은 거주 공간을 한곳에 모은 맞춤형 선실이다. 한진중공업도 국내 최초 첨단 쇄빙연구선인 '아라온호'의 축소 모형(1/100)을 기증한다. 또 부산대는 LNG선 유조선 컨테이너선의 선체 단면 모형(메가 블록)을 부산과기협에 전달했다.

방위사업청은 독도함 이지스함 잠수함 등 군함 모형과 국내 기술로 독자 개발에 성공한 미사일 '해성'의 모형 기증과 관련해 부산과기협과 막바지 조율에 들어갔다. 또 부산과기협은 국내 3대 조선업체(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에도 LNG(액화천연가스)선 컨테이너선, 바다 위 정유공장으로 불리는 대형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모형 등에 대한 기증 협조요청서를 보냈다.

앞서 부산과학관의 설립과 운영 근거인 '과학관육성법' 개정 작업이 지연된 결과 현행 기부금품 관련 규정에 따라 기증품을 받을 법인이 없었다. 이 때문에 전시물 기증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부산시는 미래창조과학부 안전행정부와 협의를 거쳐 부산과기협에 기부금품 모집 등록증을 지난달 전달해 급한 불을 껐다.

과학관육성법 개정안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에 계류돼 있다. 부산과학관은 대구 광주 등의 국립과학관과 함께 '국립과학관 법인'이어서 근거 법률에 명시되지 않으면 설립·운영 준비가 불가능하다. 개정 법안은 올해 말에나 처리될 전망이어서 실제 법인 설립은 내년 상반기 중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부산과기협 관계자는 "전시물 기증의 통로가 열리면서 선박 모형 등 기증은 꾸준히 들어오고 있지만, 과학관육성법 개정 통과가 하루빨리 이뤄져야 내년 예정된 부산과학관 개관에도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기장군 동부산관광단지 내에 건립 중인 부산과학관은 내년 10월 문을 열 예정이다. 현재 7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건물 외관은 거의 마무리 단계이고 실내장식 공사가 한창이다.